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재작년 9월 본인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부결 호소문'을 올린 것이 당권 탈취를 위해 검찰과 내통한 것으로 의심되는 비명계 세력들을 솎아내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다는 취지로 발언하자 비명계들이 집단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먼저 민주당 고민정 의원(서울 광진을)은 6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날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저는 그 발언은 바둑으로 치면 진짜 악수 중에 악수를 두신 거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스스로가 만들었던 여러 종류의 공든 탑들이 와르르 무너져 버리는 듯한 느낌이었다"며 이 대표의 발언이 정책 행보와 당 내 통합을 이루려는 행보를 모두 스스로 깎아먹었다고 주장했다.
또 고 의원은 "그래서 저도 여기 들어오기 전까지도 계속 고민을 했다. 이 사실에 대해서 침묵하면 동의하는 게 돼버릴 거고 진짜로 민주당의 그런 뒷거래가 있는 것을 동의하는 게 되고, 말을 얹으면 얹을수록 당내 분열 혹은 여러 가지 논란 이런 게 증폭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그 뚜껑을 열어버렸기 때문에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짚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고 주장했다.
즉, 사실 관계를 해명하다 보면 또 논란이 불거지게 되고 통합 행보 이런 효과도 결국은 반감되어 버리는 것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고민정 의원에 이어 김두관 전 의원 역시 이 대표가 매불쇼에서 했던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이 기사를 접하고서, 21대 민주당 국회의원 중 한 사람으로서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어제 오후부터 많은 분들이 제게 연락을 주시고 말씀하셨다. 이재명 대표의 표리부동한 이중성을 보았다고 했다. 이 대표가 민주당 대선주자와 릴레이 회동을 하면서 말한 통합이 거짓말이고, 쇼라는 것이다. 저 역시 지금도 말없이 민주당에 있는 내부의 비판세력을 겨냥한 분열의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국민통합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해 놓고 국민통합은 커녕 당내 분열부터 조장하는 이재명 대표의 본 모습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전날 매불쇼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와 통합의 길을 갈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내란세력을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하는 길"이라고 했다.
비명계 모임인 초일회 역시도 전날 입장문에서 “이 대표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동료의원들이 검찰이나 국민의힘과 내통했다고 한 것은 동료에 대한 인격모독이고 심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대표가 당내 통합을 얘기하면서 분열주의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 웃고 뒤에서 칼꽂는 격이다. 통합 행보는 쇼였냐”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민주당 내부에서 검찰, 국민의힘과 내통한 것으로 의심되는 무리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만 했을 뿐 그가 누구라고는 콕 집어 얘기한 적도 없었다. 아울러 먼저 이 대표를 배신하고 검찰이 야당 분열을 위해 던진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무리들은 비명계들이었다. 그리고 비명계들은 이 대표가 구속영장 발부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사과 한 마디 한 적이 없었다.
자신들이 먼저 검찰의 얄팍한 술수에 넘어가 당원들이 뽑은 대표를 배신하며 당을 분열시키는데 일조해놓고 이제 와서 자신들까지 통합해야 한다고 떠들고 있는 셈인데 과연 이걸 누가 좋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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