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충남도가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대산단지) 입주 기업들의 어려움 극복을 위해 이달 중 산업통상자원부에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는 9월 중 발표될 예정으로, 충남은 물론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 축 역할을 해 온 대산단지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굿모닝충청> 취재를 종합하면 대산단지 입주 기업들은 중국과 중동의 생산 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 지속과 정유·석유화학 통합 시설(COTC) 공정 확대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에는 원유를 수입해 대산단지에서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을 만들어 이를 수출하는 방식이었으나, 이제는 중동의 주요 산유국들이 해당 기술을 직접 도입함으로써 국제적인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충남도는 지난 1월 23일 대산단지에 있는 HD현대오일뱅크 대회의실에서 ‘2025년 제1차 경제상황 현장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석유화학산업 위기에 대한 대응 전략을 모색했다.
도는 이 자리에서 올해 하반기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통한 금융·재정 지원과 연구개발 및 근로자 고용 안정 지원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서산 대산3산단 등 5개 산단(283만 평)을 스마트그린산단으로 지정(총사업비 2507억 원)하고, 대산항 에탄가스 터미널 조성 지원을 통해 원가 절감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탄소포집활용소재(CCU) 실증지원센터를 준공함으로써 이산화탄소 포집과 고순도 분리·정제 등 제조기술 및 친환경 제품 개발 지원을 본격화하고, 지속가능항공유(SAF) 전주기센터 예비타당성 조사 대응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도내 석유정제 및 석유화학 수출액은 154억 달러 규모로 전해졌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30일 산업위기대응심의위원회를 열어, 대산단지와 상황이 유사한 전남 여수시를 오는 2027년 4월 30일까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에 따라 지역 산업위기에 대응하는 첫 번째 사례로, 전남도는 올해 3월 여수시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우대하고, 지역 협력업체와 소상공인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을 강화한다. 또한 정책금융기관은 협력업체 및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을 유예하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은 협력업체 우대보증 지원프로그램을 출시하게 된다.
전남도의 경우 별도의 부서(화학철강산업위기대응추진단)까지 두고 석유화학산업 위기 대응에 주력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충남도는 1개 팀(금속화학)에 그치고 있어 발 빠른 대응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 산업육성과 관계자는 최근 통화에서 “산업통상자원부에 이달 중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9월 중 결과가 나올 예정으로, 반드시 지정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역 정치권에서도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위한 노력이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국민의힘 성일종 국회의원(충남서산·태안)은 지난달 20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지역의 계속된 분쟁으로 인해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해 충남과 서산 경제를 지탱하는 큰 축인 대산단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산업위기 선재대응지역으로 지정돼 정부의 다양한 지원을 바탕으로 기업의 체력소모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산·태안지역위원회 조한기 위원장과 맹정호 전 서산시장, 대산단지 주요 기업 노조 위원장 등은 이달 3일 같은 당 진성준 정책위의장(국정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조 위원장은 “서산은 석유화학산업 위기로, 태안은 석탄화력 폐지로 지역경제의 급속한 침체와 일자리 공동화 현상을 동시에 맞닥뜨리고 있다”며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법적·제도적 정비 없이 기회가 찾아오기 어렵다. 연말까지 매듭지어 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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