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강력한 자주국방의 길을 열겠다"고 선포하며 '외국 군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일각의 굴종적 사고'에 대해 강하게 일침하고 나섰다. 그는 "장병 병력 수에 의존하는 인해전술식 과거형 군대가 아니라, 유무인 복합체계로 무장한 유능하고 전문화된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력한 자주국방의 길을 열겠습니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리며 머니투데이의 이날 새벽에 나온 <2040년 한국군 27만 vs 북한군 113만…인구절벽에 무너지는 병력>이란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해당 기사는 한국은 저출산으로 인해 병력 숫자가 줄고 있는데 북한은 여전히 100만이 넘는 숫자를 보유하고 있어 안보가 위협된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감지·판단·조준·사격이 자유로운 AI 전투로봇, 무장 자율드론, 초정밀 공격 방어 미사일 등 유무인 복합 첨단 무기체계를 갖춘 50명이면 100명 아니라 수천수만의 적도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 군대는 장병 병력 수에 의존하는 인해전술식 과거형 군대가 아니라, 유무인 복합체계로 무장한 유능하고 전문화된 스마트 정예 강군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군은 북한에 비해 상비군 숫자는 적지만, 군복무를 마치고 지금도 훈련 중이며, 즉시 전투에 투입 가능한 예비 병력이 260만"이라며 "우리나라는 1년 국방비가 북한 국가 총생산의 약 1.4배이고, 세계 군사력 5위를 자랑하며, 경제력은 북한의 수십 배에 이르고 인구는 2배가 넘는다.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강국이자, 방위산업 강국이기도 하다"고 해당 기사 내용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을 향해 "인구 문제는 심각하고, 당장의 병력 자원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비병력 절대 숫자의 비교만으로 우리의 국방력을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고 안심시켰다.
아울러 "경제력 문화력을 포함한 통합 국력을 키우고, 국방비를 늘리고, 사기 높은 스마트 강군으로 재편하며, 방위산업을 강력히 육성하고, 안보 외교 강화로 다자안보협력 체계를 확보하는 등으로 다시는 침략받지 않는 나라, 의존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그런데 중요한 건 이런 군사력, 국방력, 국력을 가지고도 외국 군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일각의 굴종적 사고"라며 "강력한 자율적 자주국방이 현 시기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고 자주국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국민의 저력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최단기간에 세계가 놀랄 만큼 급속히 발전해 왔고, 촛불과 응원봉을 들어 현실의 최고 권력을 이겨내는 위대한 국민이다"며 "'똥별'이라는 과한 표현까지 쓰면서, 국방비를 이렇게 많이 쓰는 나라에서 외국 군대 없으면 국방을 못 한다는 인식을 질타한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른다"고 했다.
일찍이 노무현 대통령은 전시작통권 환수를 추진하면서 2006년 12월 2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는데 당시 그가 남긴 명언을 그대로 따오면 이렇다.
"대한민국 군대들 지금까지 뭐 했노, 이기지. 나도 군대 갔다 왔고 예비군 훈련까지 다 받았는데, 심심하면 사람들한테 세금 내라 하고, 불러다가 뺑뺑이 돌리고 훈련시키고 했는데, 거 위에 사람들은 뭐 했어? 작전 통제권 자기들 나라 자기 군대 작전 통제도 한 개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맨들어 놔 놓고 '나 국방장관이오!', '나 참모총장이오!' 그렇게 별들 달고 끄드럭거리고 말았다는 얘깁니까? 그래서 작통권 회수하믄 안 된다고 줄줄이 모여 가가지고 승명(성명) 내고… 자기들이 직무 유기 아입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이같은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당시 성우회 회장이었던 김상태 예비역 대장은 “밤 잠을 못 잤다”며 “국가 안보를 위해 한 평생을 바치고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는지 착잡하다”고 노 대통령을 비난했는데 정작 그는 훗날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 사에 아군의 군사기밀을 팔아넘긴 사실이 드러난 희대의 매국노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노무현 대통령의 명언을 인용해 아직도 미군 없이는 안보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른바 '안보 사대주의'에 대해 일침한 것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강하다"고 2번 연속 강조하며 "경제회복과 국민통합의 바탕 위에 강력한 국방 개혁을 통해 국민께서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완전한 자주국방 태세를 신속히 갖춰 나가겠다"고 했다.
앞서 언급한 머니투데이의 기사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쓴 것인데 전형적으로 단순 숫자 비교에 그친 것이라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산술적으로 생각했을 때 북한의 인구는 남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남한이 저출산이 만연한 상태이듯이 북한도 고난의 행군 이후 저출산이 심화되고 있다. 즉, 북한이라고 해서 딱히 우리보다 출산율이 높은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력 숫자는 남한보다 2배 이상 더 많다는 것은 결국 '어중이떠중이'들까지도 모두 징집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실제 북한의 신체검사 기준을 보면 신장이 135cm 이상이면 현역으로 징발할 정도인데 이 정도 키는 국내에선 초등학교 2~3학년 수준 정도 신장에 불과하다. 즉, 남한에서 면제자로 분류할 인원들까지도 닥치는대로 다 긁어모아 현역에 입대시킨 것이다. 또한 북한 인민군 숫자가 120만 안팎이라 해도 그 중 30만 이상이 건설부대인데 이들은 사실상 북한 정권이 싸게 부려먹는 건설 노동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인당 교탄 소모량이 2~3발 정도로 사격 훈련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 북한 인민군 실상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10년이 넘도록 군 복무를 하더라도 총알 1발 못 쏴보고 제대하는 사람들이 없다고도 할 수 없다. 저렇게 단순 숫자 비교로 겁을 주는 것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나 써먹던 패턴인데 아직도 저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절벽에 대한 대비는 반드시 해야 하지만 단순 숫자 비교로 북한의 군사력이 마치 강한 것처럼 겁을 주는 태도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종북'이 아닌지 되묻게 된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