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6일 오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실 국정감사 정회 당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당시 상황이 찍힌 영상은 그의 주장과 달라 '피해자 코스프레'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기헌 의원 역시 "송 대표의 배치기 피해자는 바로 나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보임된 것에서 시작됐다. 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비서관을 역임한 주 의원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매우 크다. 주 의원이 앉을 자리는 피감기관석"이라며 주 의원의 보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주 의원은 "제가 김현지 부속실장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하니 조직적으로 '입틀막'하는 것에 강력히 항의한다. 이재명 대통령 변호인 출신도 운영위에 있지 않냐"고 따지며 장내가 소란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김병기 운영위원장은 회의 개시 59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그 직후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민주당 이기헌 의원 간의 충돌이 발생했다.
송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회 선언 후 제가 회의장을 나가는 동안,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저에게 고함을 쳤다. 뒤돌아보니 이기헌 의원이 저에게 달려들었고, 제가 피하지 않자 이기헌 의원이 그대로 돌진해 몸을 맞부딪혔다. 명백한 신체폭행이었다"며 자신이 이기헌 의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재차 "갑자기 이 의원이 육중한 몸집으로 다가오더니 회의장 문을 나가려다 돌아서 있는 저와 그대로 몸을 부딪혔다"고 이기헌 의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작금의 폭력사태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김 원내대표는 사과와 더불어 향후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입장을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이 찍힌 영상을 다시 살펴보면 송 원내대표의 주장과는 다르다. 당시 국정감사장에서 이기헌 의원이 송언석 원내대표에게 항의하며 따라 나섰고 이에 송 원내대표도 이 의원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면서 맞닿을 때 송 원내대표가 배를 부딪히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고 이어 이기헌 의원이 그대로 다시 배로 밀며 송 원내대표를 몰아세우는 모습이 찍혔다.
따라서 영상을 통해 봤을 때 오히려 먼저 '배치기'로 충돌을 일으킨 쪽은 송 원내대표였고 쌍방이 충돌한 장면이 찍혔음에도 그는 자신이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민주당 이기헌 의원은 언론사 카메라에 찍힌 당시 상황 영상을 첨부하며 "내 앞으로 걸어가던 송언석 대표가 '국감 무산시키려고 작전 세우는 거야 뭐야'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어, 저도 '왜 소리를 질러'라고 소리쳤다. 그 순간 송 대표가 뒤를 돌아서 저에게 돌진해, 몸으로 저를 밀쳤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국민의힘은 제가 육중한 몸으로 폭력을 썼다고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송 대표의 배치기 피해자는 바로 나다. 나에게 죄가 있다면 배가 나온 죄밖에 없다"며 송 원내대표가 먼저 배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이 의원의 주장을 같은 당 박찬대 전 원내대표도 공유하며 "배 나온 게 죄라면 저도 공범"이라고 유머러스하게 받아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국정감사 기간 내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이재명 정부의 비선실세'라고 주장하며 줄곧 그를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주진우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그같은 요구를 한 것에 이어 운영위에 와서도 같은 주장을 했다.
이날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요한 김현지 실장 상대 공격에 대해 "경기동부연합 그리고 300억 선거 자금 관련, 성남시 의회 관련,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 관련,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위증교사 관련, 이런 사안들은 지난 정부에 조사할 만큼 조사했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으며 국정감사와도 무관하다고 말씀드리겠다"고 일침했다.
우상호 정무수석 또한 "국회에서 생긴 우발적 상황을 대통령실이 계획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오전만 출석이 가능하다는 김현지 실장의 증인 출석 협의가 결렬된 데 대해선 "그래서 나와서 해명하려고 하는데 못 나오게 하지 않았나"라며 "저도 국회의원을 네 번을 해봤지만, 의원 개인에게 주어진 7분이라는 시간 안에 충분히 의혹을 해명할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현지 실장에 대해서 야당 의원들이 관심을 갖고 여러 의혹을 제기할 수 있지만, 야당의 의혹 제기도 사실은 상당한 신빙성이 있는 근거를 갖고 의혹 제기를 해줄 책임이 있다"라며 "그냥 시중에 떠도는 거 모아 의혹이라고 해서 한 사람의 인격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국회의원의 특권이라고 보기엔 어렵다"라고 김 실장을 상대로 정쟁을 이어가는 국민의힘의 태도에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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