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 위치한 태종대는 국가 지정 명승지 17호로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이 푸른 남해 바다와 어우러진 비경으로 유명하다. 사실상 한반도의 동남쪽 끝인 동시에 먼 바다를 바라보며 해양 진출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태종대의 이름엔 2가지 유래가 있는데 하나는 신라 29대 국왕인 태종 무열왕 김춘추가 이곳에 와서 활을 쏘아 그 때부터 이곳 이름을 '태종대'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동래부지』에 전한다. 또 안정복의 『동사강목』엔 신라 무열왕이 대마도를 정벌했을 때 머물렀던 곳이 태종대라고도 했다.

또 다른 하나로는 1419년 조선에 가뭄이 들었을 때 당시 상왕으로 물러났던 태종 이방원이 하늘에 빌어 비가 내린 일을 본받아 동래부사가 가뭄이 들 때마다 이곳에 와서 기우제를 지냈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이것의 출처는 앞서 언급한 안정복의 『동사강목』이다.

이곳은 푸른 남해바다와 기암괴석, 울창한 숲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외지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보통 바닷가 절벽과 전망대 사진이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넓은 부지에 산책로처럼 길이 나있기 때문에 천천히 걸으며 산책하기도 좋은 곳이다. 태종대에는 전체 한바퀴를 도는 4km 넘는 거리의 전망로(일주도로)가 조성되어 있다.

대도시 안의 해안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 높은 바위절벽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약간 완만한 등산로에 있는 소나무가 우거진 풍경 너머로 시원한 바다 전경이 펼쳐져 있다. 절경 중 하나는 기암괴석, 절벽 등이니 굳이 유람선을 타지 않더라도 해안가로 내려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이곳은 해수욕장이 아니라 수심이 깊으므로 물에 들어가선 안 된다.

또 이 태종대의 가장 유명한 점은 바로 맑은 날 대마도가 보인다는 것이다. 태종대의 남쪽 끝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대마도의 북쪽 끝에 있는 히타카츠까지의 거리는 직선거리로 49.5km 정도인데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맑은 날 동남쪽을 바라보면 대마도를 육안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바다는 수시로 해무(海霧)가 끼는 곳이기에 태종대에서 대마도를 볼 수 있는 날은 1년에 60~70일 정도에 불과하다. 그만큼 운이 좋아야 대마도를 육안으로 뚜렷하게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맑은 날이 이어지는 겨울이 시작되는 지금이 가장 보기가 좋다. 때문에 더더욱 지금 태종대에 가볼 것을 권해보고 싶다.

태종대 경내에는 다누비열차라는 이름의 로드트레인이 운영 중이며 요금은 성인 왕복 기준 4000원이다. 태종대 입구에서 탈 수 있고 전망대, 등대, 태종사 세 곳에서 정차한다. 왕복표와 편도표에 따라 내리는 곳이 정해져 있다.
왕복표는 어디서든 하차하고 다시 탈 수 있지만 편도 표는 등대에서 하차해야 한다. 따라서 한 바퀴 돌기 위해선 왕복 표를 끊어야 하며, 편도표를 끊었다고 해도 등대 앞 무인매표소에서 편도 표를 새로 구매할 수 있다. 노약자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동반한 관광이라면 이용하기 좋지만 눈이나 비가 내려 노면상태가 나쁘면 운행하지 않는다.
겨울에 따뜻한 부산에서 바다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태종대를 돌아보며 멀리 대마도까지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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