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충남도와 15개 시·군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충남연구원 유동훈 원장이 조직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담은 글을 연구원 내부망에 올린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출신으로, 지난 9월 취임한 유 원장은 이 글에서 “요즘 저는 부쩍 힘이 듭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곳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밀림에 떨어져 길을 찾아 헤매는 느낌”이라는 등 복잡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조직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취임 후 3개월 동안 주력해 오는 과정에서 경험한 어려움들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원의 경우 유 원장 취임 전부터 시작된 조직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양승조 지사 역시 지난 10월 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연구원이나 공직사회 모두 갈등이 없는 조직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내부적인 갈등을 외부로 표출시키고 사법기관에 의뢰하는 것은 잘잘못을 떠나 전부다 잘못된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유 원장은 다양한 불만과 요구는 물론 자신을 흔들려는 시도와 비방을 넘어선 갈등 구조가 여전히 깊이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힌 뒤 “무엇을 위한 투쟁인지 모르겠다. 도민이 받은 피해를 위해 대신 투쟁하는 것이라면 명분이라도 있지 않을까?”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220만 도민을 위한 기관이 명분 없는 투쟁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유 원장은 고위 공무원 시절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다가 수차례 곤경에 처한 사실이 있음을 확인한 뒤 “그 때 저를 위로해 준 것은 ‘언제 건 사의’”라는 말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장은 특히 “동료들에 대한 비방, 흠집 내기용 약점 찾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행위 등을 중단해 달라. 개선할 사항이 있으면 머리를 맞대고 숙의하자”며 “한마음으로 연구원의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 논의해 나가는 데 동참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는 노조 지부장과 노사협의회장, 노동자 이사, 기획경영실장 등이 한 자리에 모여 현재 연구원이 직면해 있는 문제들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유 원장은 “저는 이곳에 일하러 왔다. (…) 임기를 고집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지금 우리에게 누군가는 조정자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 협조하는 마음으로 지켜봐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날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유 원장은 지난 몇 년 간 쌓인 여러 가지 갈등을 봉합하고 충남을 위해 일하는 조직을 만들기를 원하는 분”이라며 “(유 원장 취임 후) 전체적인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변해하고 있다. (다만) 시간은 좀 걸릴 것 같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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