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내포=김갑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16일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 개막식 참석은 정치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국제행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참석은 어쩌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그에 담긴 메시지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윤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 막전막후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김태흠 지사는 당선인 시절부터 대통령실은 물론 윤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개막식 참석을 요청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박람회 개막식 놓고 참석→불참→참석 ‘막전막후’
결국 참석 쪽으로 가닥이 잡혔고, 대통령실과 충남도 공보관실 등은 풀기자단 구성에 대해 협의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되기도 했다.
그러나 개막식 전날인 15일 오후가 되자 불참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충남도가 16일 박람회 현장인 대천해수욕장에서 긴급하게 기자간담회를 마련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이 불참키로 한 결정적인 이유가 휴가 중인 군인의 대천해수욕장 실종 사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군 통수권자로서 실종된 군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행사 개막식에 참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 김 지사와의 통화에서 불참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함께 “평일 중에라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김 지사는 기자들에게 “그건 대통령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기자간담회가 마무리될 무렵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8시 경 실종된 군인이 숨진 채 인양됐다는 소식 때문인지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 참석 가능성을 타진해 온 것이다.
일부 경호 문제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사전에 어느 정도 파악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개막식 방문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태흠 지사, 대통령실에 강력한 어필…상황 반전 이끌었나?
그 과정에서 김 지사의 역할도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의 불참 사실이 확인되자 대통령실 관계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서운함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충청권 출신 대통령실 관계자들에게는 그 압박의 수위가 비교적 높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윤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에 참석했고, 김 지사도 취임 후 첫 대규모 행사를 보란 듯 치를 수 있게 됐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대천해수욕장을 놀러왔던 추억을 회고한 뒤 “성장 잠재력이 큰 충남의 미래 먹거리,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해양산업화는 균형발전의 토대가 된다. 지역 스스로 성장산업을 발굴하고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서 경제와 산업을 꽃피우는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김 지사는 환영사를 통해 “‘미래신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역동적인 해양경제를 만들어 가겠다’는 대통령님의 담대한 구상이 충남에서 힘차게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머드의 도시 보령을 거점으로 북쪽 서산 가로림만 해양정원, 태안 해안국립공원과 안면도 관광지, 남쪽으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서천 갯벌과 브라운필드 등을 연계해 한국판 골든코스트, 즉 국제해양레저관광벨트를 구축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 “해양바이오산업 거점”…김태흠 지사 ‘힘쎈 충남’ 첫 시험대
윤 대통령의 개막식 참석을 통해 박람회 홍보는 물론 ‘해양바이오산업의 거점’이라는 새로운 미래 청사진을 제시토록 한 것은 상당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대선 기간 내내 ‘충청(충남)의 아들’을 자임해 온 윤 대통령과 ‘힘쎈(센) 충남’을 주창해 온 김 지사가 모두 ‘윈-윈’ 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될 대목이다.
김 지사는 개막식 전 환담장에서 “충남지역 현안이 많은 만큼 조만간 찾아뵙고 요청드리겠다”고 했고, 윤 대통령은 “언제든지 오시라”라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초 일정대로 진행됐다면 개막식 전 10~15분 정도의 독대 시간을 마련할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못했더라도 별도의 만남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윤 대통령은 특히 자리에 함께한 장·차관들 앞에서 김 지사의 지속적인 참석 요청을 거절하기에는 부담이 컸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윤 대통령 개막식 참석은 김 지사가 강조해 온 ‘힘쎈 충남’을 입증할 첫 번째 시험대 성격이 강했다”며 “윤 대통령 역시 최대 지지기반이라 할 수 있는 충남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얻을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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