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군주론과 주유소 습격 사건, 한 놈만 패기
[김선미의 세상읽기] 군주론과 주유소 습격 사건, 한 놈만 패기
“가해는 복수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일거에, 은혜는 조금씩” 
법과 원칙 공정 속에 어른거리는 공안통치 공포정치의 그림자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2.11.30 18:0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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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다시 꺼내 들었다. 권력과 인간의 속성을 꿰뚫는 어떤 구절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독재시대 유물인 공안통치가 21세기의 전략이 될 수 있는지

“인간들이란 다정하게 대해주거나 아니면 아주 짓밟아 뭉개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사소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복하려고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감히 복수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려면 그들의 복수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예 크게 주어야 합니다. <군주론/강정인 김경희 옮김/까치> p22

”가해행위는 모두 일거에 저질러야 하며 그래야 그 맛을 덜 느끼기 때문에 반감과 분노를 작게 일으킵니다. 반면에 은혜는 조금씩 베풀어야 하며 그래야 그 맛을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p66.

절대 권력에 도전하는 자들을 침묵케 하고 복종하게 하는 겁박

군주의 절대 권력에 도전하거나 다른 의견을 제기하는 자들을 침묵케 하고 절대적으로 복종하게 만들기 위해 이 같은 겁박 보다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있을까. 

이는 500년 전의 군주제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도 유효하다. 성악설을 지지하게 만드는, 인간의 속성을 꿰뚫는 마키아벨리의 통찰이 무릎을 치게 한다. 

<군주론>과 함께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1999년, 20세기 말에 개봉한 <주유소 습격사건>은 한국 코미디 영화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을 듣는 코미디 영화의 고전이다.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군주론>과 코미디 영화를 동시에 소환한 것은 다름 아닌 이 정부의 어떤 기조 때문이다. 이른바 본때 보이기다. 

현재도 유효한 500년 전의 통찰, 인간의 속성 꿰뚫은 본때 보이기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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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한 놈만 패!”
주유소에서 벌어진 패싸움에서 ‘무대포’로 분한 유오성이 남긴 명언이다. 

무대포는 자기는 무조건 한 놈만 팬다며, 5대 1로 싸웠을 때 다른 놈들은 모두 젖혀 놓고 무조건 한 명만을 팼더니 결국 죄다 살려달라며 애원하기 시작하더란다. 이 소리를 들은 용가리 일당은 결국 덤빌 생각을 포기한다. 

동남아 순방에서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하면서 촉발된 끝모르는 MBC 탄압은 급기야 유신 정권 시절 자행된 동아일보 백지 광고 사태를 연상케 할 정도다.

여권 일부에서 대기업을 압박하며 ‘MBC 광고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응징까지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은 MBC의 악의적인 가짜뉴스에 대한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이 기회에 아예 눈엣가시 같은 한 언론사의 숨통을 끊어버리기로 작정을 한, 적개심마저 읽힐 정도다. 

유신시절 동아일보 백지광고 사태 떠올리게 하는 MBC 광고 중단 겁박 

이 같은 증오와 적개심은 MBC 탄압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노동계, 야권 등 특정 집단에 대한 처벌과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에서 보듯 일부는 이미 전광석화처럼 실행에 들어갔다. 마치 한 집단을 향해 전쟁선포를 한 것처럼 보일 정도다. 

동시다발적으로,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이어지는 야권을 향한 검찰 수사는 무덤에서 죽은 사람까지 불러낼 태세다. 

불법과 비리를 옹호하자는 것이 절대 아니다. 불법과 비리가 있다면 그게 내 편이든 아니든 진상규명 후 이에 합당한 처벌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지금 일부에서 자행되고 있는 모습은 정말 그런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선택적이 아닌 법과 원칙에 따라 모든 이들에게 공정하고 동일한 잣대가 적용되고 있는지를 묻게 된다. 

노동계 야권을 향한 칼날, 무덤에서 죽은 사람까지 불러낼 태세

윤 대통령은 29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집을 찾아가 인터넷 생중계를 한 유튜브 매체를 향해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어떤 고통이 따르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은 이미 이들을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더탐사는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지만 애초 제보가 거짓으로 드러나는 등 가짜뉴스 논란을 일으켰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개개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무시무시한 엄벌을 언급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지 의문을 갖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그 자체가 강력한 시그널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법 지키지 않으면 어떤 고통이 따르는지 보여줘야 한다”

마치 악의 근원을 발본색원하겠다는 듯이 자신과 대척점에 있거나 비위를 거스르는 집단을 향해 감히 복수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집중적으로 패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전율을 느낄 것이다. 

다음은 내 차례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이를 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같은 기조에서 공정과 원칙, 상식의 법치주의가 아닌 공안통치, 공포정치의 그림자를 본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과연 독재시대 유물인 공안통치가 21세기의 전략이 될 수 있는지 이게 국가에 이익이 되는 올바른 방향인지를 다시 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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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정신과 2022-12-01 02:49:42
뭘 군주론 씩이나. 그럼 군주 쯤이란 거잖아. 거양질하지마.
그냥 애비한테 얻어터지며 살아서, 맞거나 패는 것 밖에 몰라.

맞게 되면, 사람이 본능적으로 취하는 대응 방법이 깨갱이거나 겁박 둘 중 하나야.
겁박한다는 건, 그 앞에 두려운 대상이 있다는 반증이야.

늘 오만가지 두려움 속에 살기때문에, 튀어나오는 게 쌍욕 아니면 겁박 둘 중 하나야.
마서키스트적인 피해자 컴플렉스가 새이디스트로 나타나는 것.
그걸 바로 알 수 있는 게, 지보다 강한 상대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며 배를 내놓잖아.

세상이 다 적이야. 그래서 힘센 뒷배가 필요하지.
두려움을 감추고자 겁박질하면서, 자기의 두려움을 사람들에게서도 확인하고 싶어해.
참사 불똥이 두려워, 파업 사태 일으키고 겁박 중인데, 두려움의 대상은 바로 촛불이야.

방귀뀐 눔이 2022-11-30 19:35:28
큰소리네
쓰레빠 질질 끌며
대통령 면전에다 험한 소리 내밷으며
소리 소리 지르는게 참언론이냐?
문재인때는 입맛에 맞는 기자 걸르고 걸러서
상대했고 통제도 북한못지 않게 했는데
윤정부는 반정부 성향 기자도 다 출입시켜 줬다
어떤게 더 민주 정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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