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이장우시장은 마스크계의 퍼스트 펭귄?
[김선미의 세상읽기] 이장우시장은 마스크계의 퍼스트 펭귄?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대전시 실내마스크 해제 논란
정치적 입지 굳히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 혹은 ‘정치방역’ 의구심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2.12.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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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이번 생에 마스크를 벗을 날이 있을까?” 얼마 전 가끔씩 가는 약국에 들렀다. 그런데 아뿔싸! 마스크 착용하는 것을 깜박 잊었다.

당장 급한대로 머플러로 입을 가렸으나 약사는 화들짝 놀라며 마스크 없이는 못 들어온다며 나가시라고 했다. 

“이번 생에 마스크를 벗을 날이 있을까? 조만간 해방될거야”

약은 한 가지만 구입하면 됐다. 그럼에도 약사는 단호했다. 

이 약국을 처음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약사와 안면도 있는데, 너무 한다 싶어 순간 짜증이 났다. 그까짓 것 몇 분이면 되는데 라고 말이다. 동네 한 슈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마스크로부터 해방되고 싶다. 코로나19로 시행된 실내 마스크 의무화 해제가 재점화됐다. 마스크를 벗는 것은 누구나 환영할 일이지만 해제 시점을 놓고는 정부와 전문가, 지자체가 이견을 보이며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자체는 노마스크를 선언하고 중앙정부는 신중론을 견지하는 모양새다. 

정부 전문가 지자체 이견, 지자체는 노마스크 중앙정부는 신중 

일단 정부는 내년 1월 말 실내 마스크 해제를 염두에 두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9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나 자율로 전환키로 했다. 

객관적인 기준과 시점은 12월 안에 확정할 예정이다. 15일 공개 토론회와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서 최종안을 마련한다지만 정부 계획대로 1월 해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방역 당국은 내년 3월쯤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를 할 수 있다고 밝혀 왔는데 1월 말에 해제된다면 해제 시점이 두 달 가량 앞당겨지는 셈이다. 

3년 동안 얼굴의 반 이상을 가렸던, 우리 생에는 벗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마스크에서 조만간 해방될 모양이다.  

정부 9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나 자율로 전환키로

자료사진
자료사진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정부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자체적으로 해제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대전시가 가장 먼저 실내 마스크 해제 논의를 쏘아 올렸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중앙 방역당국과 협의는 하겠지만 반대 의견이 있더라도 1월1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 해제를 시행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대전시에 이어 충남도도 자체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이미 식당 등에서 마스크를 벗는 상황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시 중앙 방역당국대 반대해도 1월 1일부터 해제 강행 피력

오늘 정부의 로드맵이 나온 후 머쓱해졌을 이들 지자체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공언한 대로 1월 1일 해제를 강행할지 아니면 정부와 보조를 맞출지 모르겠지만 일련의 과정을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실내 마스크 해제는 시점과 범위가 문제였을 뿐 조속한 시일 내 해제는 기정사실화 됐기 때문이다. 오늘 정부 발표대로라면 늦어도 연내에 결정된다. 

대전시를 비롯 독자 강행을 시사한 지자체들이 주장하는 시점과 불과 1개월 차이다. 원래 예상대로 3월에 해제한다 해도 불과 2개월 남짓이다.  

정부 발표로 머쓱해졌을 해제 선언한 지자체들 어떤 선택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자체들이 일관성과 단일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부와 굳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해제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국민 건강과 생명에 관련된 감염병 문제다. 최근 부산법원은 실내 마스크 의무화 집행정지신청을 기각했다. 한시적 조치를 인정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시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앞장서서 독자적인 해제를 주장한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기 그지없다. 

이장우 시장이 총대를 메고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엇을 위한 해제인지 어떤 실익이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총대 멘 이장우 시장 무엇을 위한 해제인지 어떤 실익이 있는지

이 시장이 튀는 행동으로 개인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의도적인 노이즈마케팅이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되는 이유다. 현 정부가 강조하는 과학방역이 아닌 정치방역이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 이미 검토 중인데 굳이 먼저 나서서 선제적 시행을 강행하겠다고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오버다. 

무조건 튀어야 한다는 조급증과 젠체하는 정치적 행보가 낳은 과장과 과욕이 아닌가 싶다. 독자적이고 튀는 시책은 시정에서 발휘돼야 한다.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되는 실질적인 정책과 사업, 퍼스트 펭귄처럼 선도적인 시행정이 필요한 것이지 이건 아니지 싶다. 

한 달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튀는 행보 누가 봐도 오버

우리 속담에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라는 속담이 있다. 

한식과 청명은 보통 하루 사이니, 하루 먼저 죽으나 늦게 죽으나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작은 차이는 있지만 큰 의미는 없다는 뜻이다. 비슷한 속담으로는 ‘도낀 개낀’과 ‘오십보백보’가 있다. 

3년을 힘겹게 견뎌 왔는데 한 달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시장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기 위한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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