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12명의 사망자 중 7명, 현대아울렛 화재
[김선미의 세상읽기] 12명의 사망자 중 7명, 현대아울렛 화재
화재 발생 많은 겨울철, 대전시 현대아울렛 화재사고 반면교사 삼아야
무용지물된 스프링클러‧화재감지기, 안전불감증‧부실관리가 피해 키워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2.12.29 14: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12명의 사망자 중 7명. 3분의 2에 가까운 수치다. 7명의 사망자는 한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2018년 이후 최근까지 5년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화재는 300건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지하주차장 화재 300여 건, 사망자 7명 한 사업장에서 발생

화재 건수는 약간씩 차이를 보였으나 사망자는 2019년과 2020년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2018년 3명이 사망에 이어 지난해 다시 2명이 발생했다. 

그리고 올해, 4년 동안 합한 사망자 수를 단번에 갈아치운 사고가 우리 지역에서 발생해 충격을 안겼다. 

7명의 사망자, 1명의 부상자 등 8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의 화재 원인은 프리미엄이란 명칭이 무색한 안전불감증과 안전관리 부재가 빚은 후진형 참사였다. 

지난 26일 대전경찰청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현대아울렛 화재 원인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9월 26일 화재 발생 이후 3개월 만이다. 

사망자 수 단숨에 갈아치운 대전현대아울렛 화재는 후진형 대형 참사

화재 원인이 밝혀진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지만 안전관리만 제대로 했으면 충분히 예방하거나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는 사고였다는 점에서 할 말을 잃게 한다. 

직접적인 화재 원인은 당시 지하주차장에 정차돼있던 화물차의 배기구가 과열돼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발화 지점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화재 감시 시스템 역시 꺼져 있었다. 

당연히 작동했어야 할 소방 안전장치들이 있으나 마나 한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안전관리만 제대로 했어도 충분히 예방하거나 피해 규모 줄일 수 있어

직접적인 화재의 원인이 된 차량 배기구 과열 문제만 해도 그렇다. 

지하주차장 1층 하역장에 있던 화물차의 매연저감장치(DPF)에서 발생한 고열이 바닥에 있던 종이 상자에 불이 붙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프링클러, 화재감지기, 하역장의 적치물 중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작동했거나 정리됐으면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낸 대형 사고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부실한 시설 관리가 화재 피해를 키운 셈이다. 

대전노동청은 대전점 화재와 관련해, 지난 11월 원청인 현대백화점 사장과 방재·보안 시설 하청업체 대표 등 3명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대전노동청, 현대백화점 사장 등 3명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안전확보의무 조치를 소홀히 하여 중대한 산업재해나 시민재해가 일어나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법률이다. 올 1월27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노동당국의 수사 결과에 따라 현대백화점 측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사실로 밝혀지면 유통업체로서는 첫 사례가 된다. 

그러나 현정부에서 올해 처음 시행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완화를 골자로 한 개정에 나서고 있어 과연 위반 사실이 밝혀진다 해도 경영자 처벌까지 갈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대전시 대형화재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대책, 현실 녹록치 않아

대전시는 지난 10월 현대울렛 화재 이후 유사한 대형 재난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중이용시설과 대형건물 지하주차장에 가연성 마감재 금지 등 대형화재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종합계획이 발표된지 2개월 후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정확한 통계가 없어 알기 어려우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대전시는 현대아울렛 화재 직후 현대아울렛과 유사한 대형판매시설 38개소에 대해 긴급 안전소방 점검을 실시했었다. 결과는 놀랍게도 38곳 중 단 5곳, 13%만 양호 판정을 받았다.

90% 가까운 시설들이 불량 판정을 받아 대형판매시설들이 평소 소방안전 관리에 얼마나 안이하고 태만한지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대형판매시설 소방 점검 87% 불량판정, 안전 사각지대까지 챙겨야

다중‧대형시설들은 그나마 소방안전과 관련한 법규도 있고 제도적으로 안전관리도 의무화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에 놓인 곳들도 적지 않다.

다중‧대형시설뿐만 아니라 이처럼 안전 사각지대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곳에 대한 대비책도 촘촘하게 함께 세워야 한다. 

화재 발생이 많은 겨울철, 대전시는 안전관리 부실로 막대한 인명과 경제적 피해를 가져온 현대아울렛 화재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시민 안전을 지키고 재난을 방지하는데 소홀함이 없어야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