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그놈의 축제, 축제 스토커가 된 지자체들 
[김선미의 세상읽기] 그놈의 축제, 축제 스토커가 된 지자체들 
지역축제 홍수 속에서 ‘빵의 도시 대전’의 가능성을 보다 
꿈꾼다고 모두 현실이 되지는 않는 게 냉정한 현실
성공한 축제, 차별성‧화제성‧지역성을 바탕으로 진화 발전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3.01.1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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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선미 언론인
사진=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그놈의 축제”. ‘그놈에 사랑’이라는 노래도 있지만 광역이나 기초나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지역 대표축제 만들기에 목숨을 건 것처럼 보인다.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그 정도가 지나쳐 심하게 표현하자면 단체장들이 마치 ‘축제 스토커’ 같다. 

축제,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묘약(?)인가

새해 벽두, 지역에 또 하나의 지역축제가 생길 모양이다. 대전 동구청은 올여름 새로운 축제를 선보인다. ‘0시 부르스축제’를 재구성한 가칭 ‘소제레드블루스축제’다. 

‘달빛 추억이 흐르는 풍류 속의 여름 소제’를 주제로 ‘고품격 리듬 앤드 블루스(R&B)’ 공연을 펼친다고 한다. R&B 공연이라니 일단은 신선하다.

하지만 행사 내용을 보면 주제와는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이는 프로그램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R&B를 내세운 대전 동구청 ‘소제레드블루스축제’ 신선, 그러나…

시민세금과 공무원 조직을 동원하는, 한물갔다고 여겨지는 지역축제 열풍은 구 단위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대전시 역시 이 대열에서 빠지지 않는다. 이장우 대전시장 선거공약인 ‘에딘버러 축제’를 꿈꾸는 ‘0시 축제’의 부활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축제 만들기에 열을 올리는 많은 지자체들은 축제만 하면 에딘버러와 같은 세계적 축제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한다. 그러나 꿈꾼다고 해서 현실이 되지 않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특성과 차별화 없는 지역축제, 성격과 목적부터 다른 에딘버러 축제

지역의 세계화로 지역발전의 성공 사례가 된 에딘버러 축제(Edinburgh Festival)는 출발과 성격부터 다르다.

에든버러 축제는 잘 알려졌다시피 1947년 제2차 세계대전으로 상처받은 국민들을 치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백화점식 종합(?)축제가 아닌 공연예술 분야를 특화한 전문 축제다. 

주최측이 세계적인 예술가를 초청하는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보다 더 유명해지며 세계 최대 예술축제로 부상한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역시 공연예술을 근간으로 한다. 

또한 에딘버러 축제는 시작 이후 국제영화제, 밀리터리 타투, 도서, 코미디, 국제인터넷 축제, 이슬람 축제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을 넓혀갔다. 진화, 발전한 축제다. 에딘버러 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된 이유다. 

프린지 축제, 문화 예술공연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 예술 축제로 성장

지역축제의 홍수 속에 최근 대전에서 개최되는 축제 중 눈여겨 보게 된 축제가 있다. ‘대전 빵축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전세계가 숨죽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21년 대전서 처음 개최됐다.

올해 3회째를 맞는 대전 빵축제는 여러 면에서 발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게 된다. 물론 이는 개인적인 의견으로 빗나갈 수 있다..

‘대전 빵축제’는 누구나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전 세계인이 먹는 음식인 ‘빵’을 소재로 했다. 타축제와 차별되는 특화된 축제로서의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지점이다. 

단일 소재, 지역 자산 활용한 세상에서 가장 큰 빵집, 대전 빵축제 

대전의 동네 빵집과 전국의 유명 빵집이 한 공간에 모여 ‘세상에서 가장 큰 빵집’을 만든 대전 빵축제는 기존의 축제와는 접근이 다르다. 

우선 ‘빵’이라는 특화된 단일 소재로 축제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지역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것저것 다 담아내는 기존의 종합축제와는 성격을 달리 한다. 

두 번째는 대전이 갖고 있는 빵문화와 자산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성심당이라는 70년 가까이 지역을 지켜온 전국적인 ‘동네 빵집’이 자리한다. 

세 번째는 비록 두 번밖에 치르지 않은, 그것도 코로나 시국에 이제 막 첫 발짝을 뗀 신생 축제임에도 방문객들의 호응과 화제성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뒸다. 무엇보다 젊은이들이 반응한 것이다.

신생축제에 포털 200만 건 넘게 검색, SNS에서도 화제, 35%가 외지인 

지난해에는 타 지역 빵집까지 포함해 50여 개가 넘는 지역 빵집들이 참가했고 10만 명이 다녀갔다. 이중 외지인이 35%에 달했다는 게 축제를 주관한 대전관광공사의 설명이다. 

이를 반영하듯 SNS에서도 화제가 됐고, 한 포털은 대전 빵축제를 검색하면 200만 건이 넘는 정보가 검색된다. 동시에 ‘대전 빵축제 폐지’가 관련 검색어로 떠서 또 다른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를 뒤고 하고 올해도 빵축제는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장소와 날짜는 미정이나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예산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 폐지 소문 있었으나 올해도 개최, 대전을 넘어 세계로 나가기를

‘확장 진화하는 축제’. 잘 만든 축제 하나가 대단위 시설과 대규모 개발을 하지 않고도 대전을 유명 관광도시로 만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에딘버러가 그랬듯 말이다. 

지역축제 범람 속에서도 지역을 넘어서 전국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로 진격하는, 특색있고 재미가 넘치는 차별화된 축제라면 누가 마다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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