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신박한 해명, '1시간짜리 골프 연가'
[김선미의 세상읽기] 신박한 해명, '1시간짜리 골프 연가'
대형 산불 와중에 골프장‧술자리로 봄나들이 간 김진태·김영환 지사
공직자 기강 해이에 입장표명 없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3.04.0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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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선미 언론인
사진=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염치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가 없다. 이쯤되면 후안무치라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국민들 뒷목 잡게 하는 여당 소속 일부 광역단체장들의 도덕적 해이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번진 대형 산불 와중에 여당 일부 광역단체장들이 보인 몰지각한 행태와 궤변이 국민들의 뒷목을 잡게 하고 있다. 

본인이 도지사로 있는 지역의 불타는 산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골프 연습장으로 간 김진태 강원도지사, 술자리를 찾은 김영환 충북도지사. 

이들은 분노한 여론에 등 떠밀려 마지 못해 뒤늦게 사과를 했으나 그 무책임과 도덕적 해이는 할 말을 잃게 한다. 특히 거짓 해명은 비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불 난 집에 부채질을 한 꼴이 됐다. 

불타는 산 아랑곳하지 않고 골프 연습장과 술자리로 달려간 도지사들

김진태 지사가 근무시간 골프 연습으로 물의를 빚자 강원도 측은 김 지사가 업무시간이 아니라 연가를 내고 골프를 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지사가 연가 신청서를 낸 것은 3일 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 무능하고 무책임한 비서진이 감히 지사의 연가 신청서를 깜박 잊고 뒤늦게 제출하는 바람에 오해가 빚어졌다고 치자. 

하지만 이걸 해명이라고 하는지 소도 웃을 일이지만 더 기막힌 것은 그 연가라는 것이 퇴근을 앞둔 한 시간짜리이었다는 점이다. 

하루라도 골프를 치지 않으면 손바닥에 가시가 돋는지, 소도 웃을 변명

공무원들의 근태를 일일이 알 수는 없지만 퇴근을 코앞에 두고 한 시간짜리 연가를 내는 공무원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더구나 당시 강원도에는 산불위기경보 ‘경계’가 내려진 상황이었다고 한다. 

김 지사가 골프 연습을 하던 시간에도 소방헬기와 진화대원들은 불길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하루라도 골프를 치지 않으면 손바닥에 가시가 돋는지 직원들에게는 24시간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도록 하고는 자신은 정작 근무시간에 골프 연습장이라니 이러고도 지사의 권위가 세워질까. 

이 같은 김 지사의 일련의 행태는 평소 근무태도나 도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어떠한지를 미루어 짐작케 한다면 지나친 억측과 과장일까. 

“술은 마시지는 않았다”, 사회관계망에는 음주 의심되는 사진 퍼져

김영환 지사의 행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김 지사도 도내의 산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아 진화작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술자리에 참석해 논란을 빚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김 지사는 술자리에 참석한 것은 맞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해 논란을 더 키웠다. 상기된 얼굴에 술잔을 든 모습이 사회관계망 등을 통해 퍼진 것이다. 누가 봐도 음주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또한 김 지사의 변명은 계속 이어진다. “산불 상황이 안정된 것을 확인하고 모임에 참석했다” “지사가 가면 진화작업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산불 현장에 가는 것이 꼭 바람직하지는 않았다”고 해 매를 벌었다.

그러나 안정됐다는 산불은 다음날 오전에야 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만이 부른 이들만 모르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궤변과 어이없는 변명

공교롭게도 지역적으로 이웃사촌인 두 김 지사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영환 지사는 친일파 발언 논란으로, 김진태 지사는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 발언으로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을 초래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대형 산불을 가볍게 여기고 변명과 거짓 해명으로 비난 여론을 면피하려는 두 김 지사의 인식과 행태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이런 식의 변명과 궤변이 여전히 먹힐 것으로 생각한다는 오만함이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는 아니다”라는 식의 궤변과 신박한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들만 모르는 것 같다. 시민과 도민은 청맹과니가 아니다. 생각이 없고 입이 없어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니다. 

소속 단체장들의 부적절한 행동에도 입 다문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고위 공직자의 기강이 무너지고 자당소속 단체장들의 부적절한 행동에도 정작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아무런 입장표명도 경고 메시지도 없다. 

대통령과 지도부가 몰지각한 도덕적 해이를 보인 두 김 지사 사태와 관련해 침묵하는 것이 자당 소속이기에 상관없다는 시그널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설마 아니겠지만 말이다.
 
이웃사촌인 충청지역의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두 김 지사를 반면교사 삼아 부디 시민과 도민들의 염장을 지르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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