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매국노 이완용을 두둔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신원식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또 다시 과거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25일 오후 한겨레 단독 보도 기사에 따르면 신 후보자가 과거에 “대한제국이 존속했다고 해서 일제보다 행복했다고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느냐”고 말했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전형적인 식민사관에 찌든 발언이기에 나라의 안보를 책임질 국방부장관으로서의 자질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 기사 〈국방장관 후보 “대한제국이 일제보다 행복했겠나” 망언〉을 참고하면 신원식 후보자가 2019년 8월 14일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장군의 소리’에 출연해 ‘[특별대담] 한일갈등, 지소미아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신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는 의도적으로 한일관계를 악화시켰다. 이럴 때 국민이 바로잡아야 한다. 반일과 극일이 무엇인가 또는 19세기 말 시대적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소리가 “대한제국이 존속했다고 해서 일제보다 행복했다고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의 나라가 있던 시기가 일제의 노예로 전락한 시기보다 행복했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전의 매국노 이완용 두둔 발언과 연결지어 볼 때 그는 분명히 역사관과 안보관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당시 신 후보자는 19세기 말 조선을 두고 일본과 패권 경쟁을 벌인 청나라, 러시아 등 열강을 언급하며 “역사에 가정을 둘 순 없지만 그 당시 누가 이기더라도 준비가 안 되어 있는 대한제국에는 재앙이었다. 조선을 승계한 대한제국이(에) 무슨 인권이 있었나, 개인의 재산권이 있었나. 대한제국이 존속했다고 해서 일제보다 행복했다고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후보자는 “(일본이) 우리를 점령한 것을 미워하는 건 그동안 다 했고 사과 받고 돈 받았다. 이제는 잊어버리고 다시는 우리가 이런 꼴을 안 당하도록 부국강병을 해야 된다는 교훈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을 반발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며 양국 간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며 한 발언이다.
물론 이 같은 발언은 하나 같이 문제 투성이인 식민사관적 망언으로 볼 수밖에 없다. 대한제국이 전제군주국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일제 강점기 역시 조선인들은 인권을 탄압받았고 소수의 친일파들을 제외하면 재산권을 억압당하며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제국이 존속했다고 해서 일제보다 행복했다고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느냐?”는 말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망언으로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신 후보자는 “(일본이) 우리를 점령한 것을 미워하는 건 그동안 다 했고 사과 받고 돈 받았다.”고 했는데 일본은 단 한 번도 식민통치에 대한 배상을 한 적이 없었다. 1965년 한일수교 당시 일본이 건넨 5억 달러의 자금은 독립축하금 및 경제발전 기금 형식으로 전달된 것이지 절대 ‘식민통치 배상’으로 전달된 것이 아니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여전히 자신들의 침략 행위를 미화하고 있으며 과거사를 꾸준히 왜곡하고 있다. 단 한 번도 사죄라는 것을 한 적이 없었고 그나마 가장 사과 비슷하게 했던 것이 ‘통석(痛惜)의 염(念)’이었다. 그런데도 신 후보자는 저렇게 말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태헌 고려대 교수(한국사학과)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신 후보자의 발언은 전형적인 뉴라이트 사관, 제국주의적 식민사관”이라며 “해방되지 말고 사실은 그냥 일본 식민지로 있는 게 나았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제국주의가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기 만들어낸 식민사관은 조선은 스스로 무너졌고 일본의 침략은 필연적이라고 주장한다.
뉴라이트는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한국의 근대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해왔다. 정 교수는 “이런 역사의식의 소유자가 국방 책임자가 된다면 외침 위협이 있을 때 바로 꼬리를 내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에 사과 받았으니 이제 잊어버리자’는 신 후보자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 교수는 “일본은 사과한 적이 있지만 바로 뒤집었고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 일본의 과거사 정리는 제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 후보자 쪽은 “해당 발언은 우리가 외세의 침략이나 지배를 당하지 않도록 힘을 길러야 한다는 취지”라며 “우리나라가 식민지가 된 이유를 우리 민족 내부 잘못으로 돌리거나 일본의 침략 책임을 외면한 적이 없다”고 했다. 매국노 이완용 두둔 발언에 이어 계속해서 친일, 반민족적 망언을 한 과거들이 발굴되고 있어 신 후보자의 자질 논란은 청문회 내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뉴라이트 세력들이 정부 요직에 등용되며 계속해서 뉴라이트 사관이 국내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을 흔히 ‘극우파’라고 하지만 뉴라이트는 진정한 의미에서 극우라고 볼 수가 없다. 극우파들의 주된 사상은 민족주의가 가장 극단적으로 발현된 국수주의(國粹主義)인데 식민지 근대화론을 부르짖는 뉴라이트는 국수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뉴라이트와 진짜 극우파들이 갖는 공통점이라고는 오로지 ‘반공’ 하나 뿐이다. 앞으로 이들의 용어부터 정립하는 것이 우선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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