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년사서 사실상 영구 분단 선언

'적화통일' 메시지 버리고 '영구 분단' 선언하며 체제 존속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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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31일 발표된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신년사에는 사실상 '영구 분단'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가 들어가 있었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2월 31일 발표된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신년사에는 사실상 '영구 분단'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가 들어가 있었다.(출처 : MBC 뉴스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2월 31일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신년사가 발표됐다. 이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남북 관계를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고 대한민국과의 통일은 성사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영구 분단’을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2월 3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5일 차 회의에서 “대남부문에서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한 데 대한 노선이 제시됐다”며 이 같은 김 위원장 발언을 12월 31일에 보도했다. 김정은은 “우리가 동족이라는 수사적 표현 때문에 미국의 식민지 졸개에 불과한 괴이한 족속들과 통일 문제를 논한다는 것이 우리의 국격과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남(남북) 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주장했다. 또 김정은은 “방대한 쌍방 무력이 대치하고 있는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그 어떤 사소한 우발적 요인에 의해서도 물리적 격돌이 발생하고 그것이 확전될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현재 조선반도(한반도)에 가장 적대적인 두 국가가 병존하고 있는데 대하여서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은 “10년도 아니고 반세기를 훨씬 넘는 장구한 세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북한)가 내놓은 조국통일사상과 노선, 방침들은 언제나 가장 정당하고 합리적이고 공명정대한 것으로, 하여 온 민족의 절대적인 지지 찬동과 세계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나 그 어느 하나도 온전한 결실을 맺지 못했으며 북남관계는 접촉과 중단, 대화와 대결의 악순환을 거듭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대 남조선의 위정자들이 들고나온 ‘대북정책’, ‘통일정책’들에서 일맥상통하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우리의 ‘정권붕괴’와 ‘흡수통일’이었으며 지금까지 괴뢰 정권이 10여 차례나 바뀌었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의 통일’ 기조는 추호도 변함없이 그대로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우리 제도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괴뢰들의 흉악한 야망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며 “장구한 북남관계를 돌이켜보면서 우리 당이 내린 총적인 결론은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에 기초한 우리의 조국통일노선과 극명하게 상반되는 ‘흡수통일’, ‘체제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은 “이제는 현실을 인정하고 남조선 것들과의 관계를 보다 명백히 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를 ‘주적’으로 선포하고 외세와 야합하여 ‘정권붕괴’와 ‘흡수통일’의 기회만을 노리는 족속들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는 것은 더 이상 우리가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라고 했다.

사실상 통일이 아닌 ‘영구 분단’의 길을 걷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정은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우선 현재 북한의 국력을 고려할 때 경제력이든 군사력이든 남한에 현격한 열세를 기록하고 있기에 ‘적화통일’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같은 현실을 인정하고 ‘적화통일’의 메시지를 버린 대신에 개혁, 개방은 거부하겠다는 ‘영구 분단’의 의미를 담은 메시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즉, 이제 더 이상의 적화통일은 불가능하니 그냥 북한 정권의 존속에만 전념하겠다는 의미가 들어 있는 셈이다.

또 한편으로는 윤석열 정부가 계속해서 미국, 일본과 유착해 대북 적대 노선을 걷는 것에 대한 항의도 함께 들어간 신년사로 풀이된다. 현재 윤석열 정부는 계속해서 북한을 향해 적대적인 메시지를 보냈고 얼마 전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김정은 참수작전’을 운운하며 남북 간의 긴장관계를 진정시키기는커녕 더욱 고조시켰다.

남한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정책의 연속성이 단절되는 모습을 보였고 북한은 일관되게 자신들의 체제 존속을 원하고 있어 좀처럼 남북 간의 대화를 위한 접점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양측이 근본적인 시각을 바꾸지 않는 한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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