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4일 윤석열 대통령이 18일부터 예정한 독일, 덴마크 순방을 나흘 앞두고 전격 연기하면서 순방에 맞춰 경제사절단을 꾸린 재계 단체들도 혼선을 빚고 있다. 또한 외교가에서는 이런 대통령실의 결정에 대해 ‘외교 결례’라고 입을 모아 지적하고 있다. 국빈 방문을 나흘 앞두고 취소한 것이기에 취소한 이유는 무엇이고 또 이로 인해 한국 외교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먼저 한국일보의 14일 저녁에 보도된 기사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독일, 덴마크 순방에 맞춰 경제사절단을 꾸린 재계 단체들도 혼선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행사를 주관한 단체들은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인에게 참가비를 받지는 않지만 항공료와 숙박비 등 체류비 일체를 기업인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순방 취소에 따른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일보는 재계의 전언을 인용해 독일, 덴마크 경제사절단 주관사인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연합회가 14일 오전에야 경제사절단 선정 기업에 ‘일정 순연’을 알렸다고 전했다. 이번에 꾸린 경제사절단 규모는 60~70명 선으로 알려졌는데 갑작스러운 일정 연기로 인해 도리어 선정 기업이 피해를 보게 생겼다. 대통령 순방 경제사절단은 중소․중견기업이 비즈니스 창구를 넓힐 기회로 삼는 곳인데 도리어 손해만 본 것이다.
한국일보는 또 다른 재계 관계자의 전언을 인용해 이번은 경제사절단 일정만 공지됐고 항공권이나 숙박 예약은 참가 기업인들이 직접했다고 전했다. 취소가 안 되는 항공권 등을 예약한 경우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에 대한 피해 보상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
특히 독일 일정을 주관했던 대한상의는 관련 부서 직원을 이미 현지에 보낸 상태에서 대통령 순방 연기를 통보받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발대 역할의 실무진 두 명이 독일 현지에서 일정 순연을 연락받고 귀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관계자는 "일정을 갑자기 안내받았지만 그래도 현지 협력 업체 관계자들의 얼굴을 보고 양해를 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런 경제사절단 인사들의 피해 문제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외교 결례라는 점에 있다. 우선 대통령 순방은 최소 수개월 전부터 준비에 들어가고 그 수개월 동안 방문 국가와 일정 등을 조율한다. 그런데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경우는 출발을 불과 나흘 앞두고 연기를 했기에 석연찮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독일의 경우는 국빈 방문인데 임기 내 한 차례만 진행하는 것을 연기하는 건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독일, 덴마크 측과 조율을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교부도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독일과 덴마크를 상대로 각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라 했다. 하지만 아무리 조율을 했다고는 해도 도대체 무엇 때문에 출발 나흘 전에 부랴부랴 순방을 취소한 것인지는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김건희 여사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작년 11월 말에 보도된 서울의소리의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특종보도 이후 김 여사는 작년 12월 네덜란드 순방을 끝으로 두 달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크리스마스 때도 신정 때도 설날에도 김건희 여사는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는 본인이 김 여사를 ‘가택 연금’ 시켰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 동행 여부가 순방 연기와 관련됐다는 주장은) 소설 중의 소설 같은 얘기이고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대통령실은 구체적인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참모들은 개개인이서 “민생 중심”이라고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총선을 50여 일 앞둔 시점에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뜻이다.
또한 한겨레의 보도 기사를 보면 대통령실 참모진들 사이에선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발표 뒤 의료계의 집단행동 가능성이 커지고, 북한의 무력시위도 잦아지면서 ‘대통령 부재’가 민심 이탈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이 같은 해명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갑작스러운 해외 순방 취소에 김건희 여사 문제가 거론된 것은 김 여사의 명품백 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논란들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명쾌하게 해명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 이미 지난 13일 MBC 단독 보도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김건희 수호’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여론이 더욱 악화된 상태다. 이 때문에 김건희 여사 때문에 해외 순방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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