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밤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와 전화 회담을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일본 마이니치 신문을 통해 보도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회담은 일본 측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은 지난 10일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과 있었던 미·일 정상회담 공유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나 전 날 일본 외교청서에 또 독도 영유권을 놓고 억지를 부린데다 강제동원 피해 배상까지 거부하는 내용이 담긴 시점에서 치러지는 전화 회담이라 역시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일 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와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은 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일 3국 간 협력 심화를 위해 연계하기로 했다. 이번 윤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서 이 같은 방미 결과를 설명하고 한일 및 3국의 긴밀한 연계 방침을 재차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마이니치 신문은 한국의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지난 10일 22대 총선에서 참패했지만 기시다 후미오는 윤 대통령과의 개인적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일관계를 계속해서 개선하고자 하는 의향을 갖고 있다며 "전화 논의는 양국 정상 간의 좋은 관계를 어필하겠다는 목적도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문제는 전 날 일본 외무성이 발간한 2024년 외교청서에서 일본이 여전히 독도 영유권을 놓고 자국 영토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데다 한국 대법원의 일제 전범기업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도 부정하는 내용이 담긴 사실이 알려졌다는 것이다. 대단히 민감한 시점에서 이뤄지는 전화 회담이기에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오마이뉴스의 〈김종성의 히, 스토리〉는 “윤석열 정권은 '검찰 공화국'으로 불리지만, 윤 정권을 지탱하는 힘은 일본에서도 나온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본과의 관계는 미국과의 관계도 긴밀하게 만들어, 윤 정권이 한미일 안보협력을 정권의 배경으로 두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성 기자는 고려시대 원 간섭기나 명나라에 사대했던 조선 전기의 사례를 들어 “국내 기반이 취약한 군주들은 최강국의 책봉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다. 강대국의 책봉이나 강대국과의 사신 교환을 근거로 정적이나 대중의 기를 누르려는 군주들이 있었다”고 했다.
즉, 윤석열 대통령이 고려 충렬왕~충정왕까지 원 간섭기 시절 군주와 명나라에 사대했던 인조 이전의 조선 군주들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다. 김종성 기자는 윤석열 정부의 민심 이반 이유에 대해서도 대미·대일 관계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그는 “바깥에 비빌 언덕이 있다는 점은 윤 정권이 국내 민심에 덜 신경 쓰게 만드는 배경이 될 수도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이 2024 외교청서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호평일색인 것도 그는 “지난 2년간의 대일외교 성적이 일본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라 했다. 김종성 기자는 이번 22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윤 정권 평가엔 지난 2년 간의 한일관계도 포함됐고 국민들은 윤석열 정권의 대일정책을 긍정적으로 인식하지 않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총선과 때를 맞춰 나온 일본의 외교청서에서는 윤 정권의 한일관계가 긍정적으로 평가됐는데 이를 두고 “이는 윤석열 정권의 한일관계 운용이 한일 양국을 골고루 이롭게 하기보다는 어느 한쪽만 이롭게 했음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외교청서 2024>의 극찬은 그의 한일관계 운용이 한국 국민들에게 득이 되지 못했음을 역설적으로 웅변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날 저녁 예정된 기시다 후미오와의 전화 통화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간 해온 행보로 볼 때 이전과 크게 달라질 것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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