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른바 라인 사태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수수방관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25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른바 라인 사태에 대해 "본질은 개인정보 유출"이라며 일본 편을 드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일본 선수로 귀화했느냐?”고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지난 25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 출석한 이종호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의원(광주 서구갑)이 라인 사태의 본질에 대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개인정보 유출”이라 답하며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라인야후가 2017년부터 한국 내 서버 1만 5,000개 가운데 1만 4,000개를 점진적으로 일본으로 옮겼고 현재 1,000개가 남아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조인철 의원이 “‘모든 것이 일본에서 이뤄지도록 하라’고 말한 사람은 아마리 아키라라고 하는 총무성 경제안전보장추진단장으로 일본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이 아닌 경제 안보로 접근한 것”이라며 “우리 정부도 라인야후 사태를 경제 안보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도 라인야후가 사용한 보안 설루션이 일본 업체가 제공한 제품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사안에 대해 일본은 할 말이 없는데 기세가 등등한 데 반해 우리 정부는 왜 자꾸 일본 측 입장에서 재해석하는지 모르겠다"고 질책했다. 이에 이 장관은 "네이버 클로바 엑스 협력업체 직원 아이디가 해커에 넘어간 뒤 (해커가) 그 아이디를 타고 일본도 간 것이어서 기술적으로 보안 설루션을 연관시켜야 할지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장관은 "정부는 철저히 네이버와 소통했고 네이버 입장에서 손해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부당하게 불법적, 차별적인 조치를 한다면 가차 없이 나서서 적극 대응하겠다고 이미 천명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장관의 말과 달리 이른바 라인 사태를 촉발시킨 네이버 클라우드의 보안 사고가 일본 보안업체의 보안솔루션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이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한겨레는 24일 네이버가 과방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경기 남양주갑)실에 제출한 설명을 인용해 네이버 클라우드는 일본 기업 트렌드마이크로에서 개발한 보안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회사의 보안솔루션은 트렌드마이크로가 추천한 한국 내 파트너사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진 악성코드 감염은 트렌드마이크로가 지정한 파트너사 직원 피시(PC)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 위원장실에 “네이버 클라우드가 트렌드마이크로가 추천한 파트너사와 계약을 맺어 트렌드마이크로의 보안솔루션을 이용하고 유지 보수까지 맡기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트렌드마이크로는 지난 1988년 미국에서 설립됐지만 이후 기반을 일본으로 옮겨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고, 도쿄증시 1부에 상장돼 있다. 주요 주주도 노무라 증권 등 일본 기업이다. 즉, 라인 사태를 촉발시킨 개인정보 유출은 일본 컴퓨터 보안기업으로 인해 생겼다고 할 수 있다.
라인 사태는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된 이후 시스템을 일부 공유하던 라인야후에서 51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촉발됐다.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에 두차례나 행정지도를 내렸는데,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의 영향력을 축소하라는 뜻으로 읽히면서 한일 갈등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안 사고를 빌미로 한국 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하라는 게 일본 정부의 논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50%씩 출자한 중간지주회사 에이(A)홀딩스의 지배 아래 있다.
최 위원장은 “라인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운영을 책임진 네이버 쪽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순 없지만, 실제로는 보안 솔루션을 담당한 일본 기업과 그 파트너사의 보안에 구멍이 생겨서 벌어진 것”이라며 “그런데도 일본 정부가 노골적인 네이버 몰아내기로 기업활동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이런 사실을 다 파악하고도 ‘행정지도에 지분 매각 요구가 없었다’는 식으로 일본을 감쌌던 것인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종호 장관은 일본 정부가 할 법한 설명을 하고 있었기에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26일 강유정 원내대변인 명의로 〈한일전에서 자살골 넣고는 한일 관계 개선됐다는 윤 대통령님, 일본 선수로 귀화한 게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는 제목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 대일 퍼주기 외교가 네이버 한국 노동자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로 팔겠다는 게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인가?”라고 덧붙였다. 또한 전 날 나온 한겨레 단독 보도 기사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의 잘못을 네이버에 덮어씌우는데 우리 정부는 네이버의 자율적 판단‘이라며 뒷짐 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무능한 대처에 대해 “대통령이 국익배 한일전에서 자살골을 넣어놓고는 환호하는 꼴”이라고 지적하며 “누가 봐도 우리 대표라 하기 어려운 대통령님, 일본 선수로 귀화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공격을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욕 외교 때문에 2,500여 명에 달하는 네이버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고 직격하며 윤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답게 명실상부한 대책을 마련해 한국의 주권과 이익을 지키시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외면하고 대통령이 놓친 국익과 자존심까지 더불어 챙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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