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cdn.goodmorningcc.com/news/photo/202410/405973_407055_537.jpg)
[굿모닝충청 이시원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망가져 가고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설마 망하기야 하겠어’라고 자조적인 평가를 하던 사람들도 ‘이러다가 정말 망하겠다’라고 절박함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전환기에 있고 이 전환기를 잘 돌파하지 못하면 지금까지 쌓아왔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이 어렵다는데 뜻있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걱정이 예사롭지 않다.
나라의 상황이 이러함에도 우리는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과 그의 부인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니 분통이 터질 지경이다. 온 나라가 대통령부부의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망가져 가고 있다’, ‘이러다가 망하겠다’라는 절박한 외침의 진원지는 대통령 윤석열과 그의 부인 그리고 이들을 보좌하고 있는 대통령실이다.
왜 존재하는지도 이해하기 힘든 대통령실이라는 곳에 근무했던 전직 고위 행정관조차도 지근거리에서 관찰한 대통령을 꼴통이라고 표현할 정도이다. 손바닥에 왕자를 쓰고 대통령후보 토론장에 나왔던 그의 무지함을, 지방의 유세지역을 가기 위해 타고 가던 열차 안에서 맞은편의 좌석에 태연히 구둣발을 올려놓았던 그의 품격을 헤아려보는 집단지성이 있었다면 오늘과 같은 이런 장탄식은 없을 텐데.
역사에서 가정은 허망하고 무의미하다. 하지만 하도 답답한 마음에 대통령실 전직 고위 행정관이 꼴통이라고 심하게 혹평한 대통령을 필자는 조금 톤을 조절하여 먹통이라고 진단하고 몇 마디 계속해보려고 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먹통에는 2가지 뜻이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나는 ‘사리에 밝지 못하면서 자기 생각만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답답한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를 먹통1이라고 해보자. 다른 하나는 ‘물건이나 서비스 따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음’이라고 풀이되어 있는데, 사실 많은 경우는 소통과 관련하여 소통이 잘되지 않은 극단적인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소통이 잘되지 않는 상태를 불통과 먹통으로 나누는데, 불통은 서로 전제로 하는 배경과 정보가 달라서 소통이 잘 안 되는 경우이며, 먹통은 내 관점만 고수해서 소통이 전혀 안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의 먹통을 먹통2라고 해보자. 약간 더 부연 설명하면 먹통1은 소위 메신저의 특성에 관한 것이며, 먹통2는 메시지의 전달과정에 관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문제는 기업과 같은 민간조직이든 공공의 문제를 다루는 정부조직이든 먹통1과 먹통2가 결합하면 조직은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진다는 점이다. 민간조직이든 정부조직이든 조직은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 목표를 원활하고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리더가 여러 관련 당사자들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유연함이 있어야 하고 활발하게 소통을 촉진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특히 한 나라의 여러 가지 주요 문제를 다루는 국정을 운영할 때 대통령이 사리에 밝지 못하면서 자기 생각만 고집한다든가, 소통의 촉진자가 아니라 오히려 소통을 방해하는 성향을 보인다면 국정운영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2022년 5월 10일 취임한 이래, 대통령 윤석열은 먹통1과 먹통2를 절묘하게(?) 결합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필자가 경험한 사람들 가운데 먹통1과 먹통2가 결합된 특성을 대통령 윤석열 만큼전형적으로 보여준 사람은 거의 없다. 이해를 돕기 위해 대통령 윤석열이 보여준 먹통1과 먹통2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먹통1의 사례는 단연 의과대학 정원의 증원으로 인해 발생한 의료대란을 꼽을 수 있다. 의료문제는 국민들의 일상의 삶과 직결되면서도 상당히 전문적인 영역에 속한다. 여기서 이런 문제들을 세세히 따지는 것은 필자의 영역을 벗어날 뿐만 아니라 한정된 지면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의료문제에 그다지 밝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는 대통령이 왜 일시에 2,000명 늘리는 결정을 하였으며, 왜 또 요지부동으로 이를 고집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논의의 실마리가 될 듯한 여야의정협의체도 먹통1의 특성을 보인 대통령으로 인해 교착상태에 있음을 뉴스를 통해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대통령 윤석열이 먹통1의 특성을 보인 사례는 시쳇말로 차고도 넘친다. 그러면 먹통2의 사례 즉, 소통의 부재 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가? 이것은 사례로 굳이 들 필요가 없다. 알려진 바로는 대통령 윤석열의 소통의 부재는 일상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취임 이래 국회에서 통과된 법률에 대해 예사로 거부권을 행사해 왔으며, 국정운영의 파트너가 되어야 할 여당대표의 대화요구도 거부하고 있다. 대통령실의 주요 회의에서 대통령의 일방적인 발언으로 많은 시간이 채워지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한마디로 먹통2가 일상화되어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지난 2년 6개월 동안 먹통1과 먹통2가 결합된 대통령 윤석열의 국정운영으로 인해 괴로움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나라가 망가져 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리고 있다. 이러다가 정말 나라가 망하는 게 아니냐 하는 걱정이 태산 같다.
더 이상 국민들의 삶이 망가지지 않고 나라가 골병들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사람들이 아직은 내색하지 않으면서 그 답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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