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노준희 기자] “신기하면서 재밌으면서 슬프고 무서워요. 책에서만 본 계엄을 실제로 겪다니...”
지난 7일 오후 국회의사당 앞 집회에 참가했던 아산시민 박 모 씨가 들려준 이야기다. 그는 서울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중학생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먼저 전했다.
박 씨는 “'아이들 심정이 지금 이렇구나!'라고 느꼈다”며 “어른으로서 할 말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대학생 이야기를 듣고 가는 내내 울었다”고 토로했다.
“그 대학생은 ‘미래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왔다’고 말했어요. 그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지 뭐예요. 우리가 그렇게 못 해줘서 얼마나 미안했는지...”
그는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다시 감정이 북받쳤는지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에 지난 일이 떠서 알게 됐다. 2016년 12월 3일에도 나는 광화문 집회에 있었더라”면서 “8년 만에 또다시 탄핵 집회에 올 줄 몰랐다”고 깜짝 놀란 감회를 밝혔다.
현장에서 만난 다른 참가자 이야기도 전했다. “6.25 때 태어난 분이라고 했다. '지난번 박근혜로 끝날 줄 알았는데 이 나이가 되어 다시 촛불을 들게 될 줄 몰랐다'고 하셨다”며 “그런데도 계속 올 생각을 밝히셨다”고 말했다.
또 “미국에 사는 친구 남편이 탄핵 집회 영상에서 응원봉을 보고 야구팬들이 많이 나온 거 같다길래 안 그래도 물어봤다"며 "아이돌 응원하는 응원봉을 들고나온 거라더라. 청춘들이 많이 나온 증거이고 희망이라고 답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집회에는 정말 젊은 세대들이 많았고 특히 여성들이 많이 왔다”며 현장 풍경을 전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또 다른 시민 문 모 씨도 “진짜 20~30대들이 많이 왔다. 그중에서도 여성들이 훨씬 많아 보였다”며 “박근혜 탄핵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류근 작가도 자신의 SNS에 “정말이지 10대 20대들이 참여하자 집회 문화가 삽시간에 K-탄핵 콘서트로 승화하더라”면서 “썩을 대로 썩은 불법 부패 무리들이 청년들의 저 발랄하고 명령하고 건강한 힘을 이길 수 있겠는가”라며 젊은 세대 참가가 많았음을 증언하는 글을 올렸다.
집회에 참가한 두 시민의 공통적인 이야기는 “젊은 세대가 많이 왔고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며 쓰레기도 치우는 등 매우 질서 있는 모습을 유지했다”는 것. 탄핵 집회였지만 “욕설 한마디 듣지 못했다”며 집회 참가 시민들의 민주적이고 매너 있는 태도를 칭찬했다.
박 씨는 마지막으로 이 말을 전했다.
“지난 3일 밤엔 너무너무 기가 막혔어요. 집회에서 누가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역사는 반복된다. 반복되기 때문에 윤석열은 결국 탄핵 된다. 우리가 반드시 승리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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