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12.3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다가오는 가운데 사회 정의를 가르치는 대학 지성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굳건하다.
대학 교수라면 강단에서 지식을 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불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게 지성들의 굳은 의지이다.
14일 새벽 대전 서구 둔산동 은하수네거리 대덕지하보도 입구 한편. 철야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민주평등사회를위한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 대전세종충남지회 전·현직 교수들을 <굿모닝충청>이 만났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며 천막을 치고 밤을 세우고 있었다.
민교협은 1987년 6월 26일, 민주화를 위해 결성된 교수·연구자 단체다. 40여 년 가까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이들은, 지금도 시대의 양심으로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농성장에는 박철웅 민교협 대전세종충남지회 회장을 비롯해 강신철 전 한남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강재구 건양대학교의료원 약리학교실 교수가 자리했다.
지역 민주화 운동에 헌신해온 이들은 민교협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박철웅 회장(목원대 연극영화영상학과 교수)은 오랜 농성으로 피로가 누적되었을 법했지만,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농성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1970년대 전태일 열사가 ‘대학생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 왜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라며 “전 열사가 아무리 외쳐도 당시 사회는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는 대학생 친구가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해주길 바랐던 게 아닐까”라고 밝혔다.
이어 박 회장은 “지금 이 광장을 열어가는 노동자, 도시 빈민들은 어떤 마음으로 대학교수들에게 연대를 요청하고 있을까 생각해 봤다”며 “우리의 역할은 이들과 연대해 그들의 목소리를 더 돋보이게 하고, 사회가 주목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교협 1.5세대 원로인 강 교수는 학자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교수와 연구자들은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아왔다”며 “그렇다면 그에 대한 책임감을 져야 한다. 나이가 들어도 멈추어선 안 된다. 더군다나 나라가 위기에 처한 지금, 우리가 나서야 하지 않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학계 제자들을 둔 강재구 교수는 학생들의 미래를 걱정했다.
그는 “저는 의과대학 교수로 불리고 그걸 불러주는 사람 때문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전공의를 처단한다고 말한 이 윤석열은 파면해야 한다. 학생들을 위해 안 그러면 너무 공포스럽고 위험하다. 그 얘기를 하고 싶어서 광장에 열다섯 번째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뜻이 잘 전달돼서 의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이 시민들을 위한 의사가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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