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유화정책 편다고 북한이 바로 안 바뀐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남북 관계에 대해 "남한 정부가 몇 가지 유화 정책을 폈다고 해서 북한이 바로 바뀔 것이라 기대했다면 바보다"고 직격했다. 그는 11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주장한 남북 관계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대한 질의에 이렇게 지적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대한 질의에서 지난 윤석열 정부 시절에 북한을 향해 지나치게 강경하고 호전적인 발언을 쏟아냈던 것을 언급하며 "북한 입장에서 보면 남한 정부가 갑자기 정권이 바뀌더니 대북방송도 안 하고 몇 가지 유화 조치를 한다고 해서 그들이 획 돌아서가지고, 갑자기 환한 표정을 갑자기 활짝 웃는 표정으로 바꿔서, 그렇게 할 거라고 기대했다면 바보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로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고 하는 것이 군사적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경제적 측면에서도 엄청난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휴전선의 군사적 긴장을 조금이라도 완화하는 것. 그게 우리한테 이익이 된다"며 남북 평화무드 정착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은 "그들이 웃지 않으면 그러면 우리도 화낸 표정으로 계속하면 우리가 손해니까.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재명이 종북이라서가 아니라..."라고 재치 있는 말을 남기며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서, 경제를 위해서, 민생을 위해서 필요한 거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서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노력을 해야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남북 관계는 남한 당국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복잡한 국제문제가 돼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북한의 핵 개발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문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미국이 아주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고 또 북한 입장에서도 체제 위협의 핵심은 남한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어떻든지 미국하고의 관계가 남북관계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다"고 지적했다.

또한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휴전협정 당시 한국 정부는 사인도 못했으며 당사자도 미국이기에 북한이 당사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점, 또 현재 전시작전통제권 역시 한미연합사령부에 있는 점 등을 언급하며 북미관계 역시 남북 평화무드 정착을 위해 중요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북미 관계 개선이 남북 관계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저는 언제나 실용주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진짜 실용적인 사람이다. 이념과 가치 또 저 개인의 신념 이런 것보다는 국민들의 삶과 나라의 이익, 국익이 더 중요하다. 현실적이어야 된다라고 생각하니까 어떻게 하면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느냐를 끊임없이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북미 관계가 개선되고 북미 대화가 열리는 게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도움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걸 우리가 주도를 하거나 아니면 우리가 우리의 바운더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된다고 고집할 필요가 저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페이스메이커 하겠다고 그런 거다. 잘 하시라고. 그게 우리한테 도움이 되니까"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주도를 반드시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환경 조성을 우리가 최대한 하겠다"며 지금 현재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에 있어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리고 미국이라고 하는 요소도 중요하지만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라는 사람의 특성이 한반도 평화 안정 확보에 더 도움이 된다, 내가 보기에는"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대통령은 "그래서 피스메이커 역할을 잘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지구의 나머지 남은 분단 국가, 세계 불안정의 가장 큰 요소 중의 하나라고 할 한반도 평화 문제를 실질적으로 진전을 만들어내면 진정한 피스메이커 아니겠나. 역할을 해주시라고 얘기했고. 지금도 제 기본적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다만 현실적인 방법에 대해선 "우리는 끊임없이 타진한다. 그리고 노력한다. 예를 들면 신뢰가 다 깨졌으니까. 그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하기 위해서 라디오 방송 이런 것도 필요 없지 않나"라며 "요즘 세상에 무슨 라디오 방송을 하나, 인터넷에 다 나오는데. 돈 들여서, 예산 들여서. 서로 기분만 나쁘게. 그래서 그것도 중단하는 것이지 않나. 그거 가지고 저를 막 비난하는 데도 있긴 하던데 뭐 쓸데없이 요즘 세상에. 요즘 세상에 삐라 뿌리는 거하고 똑같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또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작은 조치들은 끊임없이 계속하고 있으며 북한 측 인사들과 접촉 시도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북한 측이 냉담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중국 전승절 행사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했을 때를 언급하며 "의장께서도 참 노력하시지 않았나. 우리의 현실이다. 가장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자인데 가장 냉담하고 적대적이다. 가장 슬픈 현실이다. 특별한 진척은 없지만 노력은 끊임없이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미국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저는 모른다. 다만 안보실 또 외교부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미국과 접촉하고 노력하고 있다"며 "조금씩은 나아지지 않겠나. 아무것도 안 하고 적대적으로 자극하고 대립하고 있는 것보다는. 그래도 긍정적인, 포지티브한 평화적인 노력을 계속하니까 쌓이고 쌓이다 보면 조금의 틈이 생길 거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아주 본질적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전쟁을 회피하고 평화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100년도 안 됐다, 우리가 분단 국가가 된 지. 역사적 시각으로 보면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수백 년 만에 통일되는 나라가 수없이 많지 않나 역사에 보면. 그러나 지금 통일 얘기하면 바보 소리 듣지 않겠나. 그 전 단계로 평화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로 마치겠다"고 했다.

즉, '조속한 남북 통일'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단계적으로 남북 간 항구적 평화 구축을 통해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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