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가볼 만한 곳] 단군의 정신이 깃든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에 올라 앞으로 펼쳐질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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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에 위치한 마니산의 참성단. 이곳은 우리의 국조 단군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에 위치한 마니산의 참성단. 이곳은 우리의 국조 단군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에 위치한 마니산(摩尼山)은 해발 472.1m의 낮은 산이지만 평지와 야트막한 구릉으로 이뤄진 인천에선 가장 높은 산이다. 마니산 정상에 있는 참성단(塹星壇)은 우리의 국조(國祖) 단군에게 제사를 지냈던 민족의 성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개천절을 맞아 강화도 마니산을 찾았다.

현재 이 산의 공식적인 표기는 '마니산'이지만 마리산(摩利山)·마루산·두악산(頭嶽山)이라고도 하며 강화도 사람들은 항상 '마리산'이라고 부른다. 지역주민들이 부르는 '마리산'은 아마도 머리(頭)를 가리키는 옛말 '마리'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마니산 입구에 펼쳐진 천부인 광장. 뒤의 놀이터는 '단군 놀이터'다.(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마니산 입구에 펼쳐진 천부인 광장. 뒤의 놀이터는 '단군 놀이터'다.(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국조 단군에게 제사를 지냈던 마니산 참성단은 1964년 7월 11일 사적 136호로 지정됐는데 2019년부터 보수와 관리(무속인 의식 등)로 인해 강화군에서 참성단 출입을 제한했지만, 문화재청의 지시로 2023년 7월부터 다시 개방 중이다.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에 대해『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지리지는 "꼭대기에 참성단(塹星壇)이 있는데, 돌로 쌓아서 단의 높이가 10척이며, 위로는 모지고 아래는 궁글며, 단 위의 사면(四面)이 각기 6척 6촌이고, 아래의 너비가 각기 15척이다. 세상에 전하기를, '조선 단군(檀君)이 하늘에 제사지내던 석단(石壇)이라.'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마니산 정상에서 바라본 강화군의 풍경.(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마니산 정상에서 바라본 강화군의 풍경.(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전승에는 단군이 봄, 가을로 하늘에 제사를 올리기 위해 쌓은 제단이라고 전해지며 고려 말 문인인 권근이 쓴 『양촌집』엔 고려시대 이전부터 이미 여기서 단군에 제사를 올렸다는 구절이 있으니, 최소한 1000년 넘도록 지켜온 풍습이다. 또 고려 원종 11년(1270), 조선 인조 17년(1639), 숙종 26년(1700)에 수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오늘날 단군을 교조로 하는 민족종교 대종교는 참성단을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여기기 때문에, 광복 이후 개천절이 제정되면서 매년 참성단에서 공식적으로 제사를 지낸다. 아울러 전국체육대회 등 국가적인 행사가 있을 경우에도 이 곳에서 성화를 점화하는 등 민족의 기원과 관련된 의례를 치른다. 마치 올림픽 개막 전에 그리스 올림피아의 헤라 여신의 신전에서 성화를 채화하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마니산 정상에서 바라본 강화군의 풍경.(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마니산 정상에서 바라본 강화군의 풍경.(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참성단 외에도 마니산엔 오래된 사찰인 정수사(淨水寺)가 있다. 신라 선덕여왕 8년(639년)에 회정선사(懷正禪師)가 마니산의 참성단을 참배한 뒤 주위를 둘러보고 불자가 가히 삼매 정수할 만한 곳이라며 창건했다. 이후 세종 5년(1423년) 함허대사(涵虛大師)에 의해 중창될 당시, 사찰 서편 삼성각 앞에서 맑은 물이 솟아 나와 정수사(淨水寺)로 개칭했다고 전해진다.

마니산은 높이는 낮지만 생각보다 길이 가파른 편이기에 등산 난이도가 아주 쉬운 편은 아니다. 참성단으로 가는 길은 2갈래 길이 있는데 하나는 계단로이고 하나는 단군로이다. 계단로는 말 그대로 계단 위주로 이뤄진 길인데 매우 가파른 계단이 자리하고 있으며 단군로는 가파른 산길 위주로 이뤄져 있다. 길이는 단군로가 조금 더 길다.

마니산엔 길고양이들이 많은데 이렇게 아직 어린 새끼 길고양이도 쉽게 볼 수 있다.(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마니산엔 길고양이들이 많은데 이렇게 아직 어린 새끼 길고양이도 쉽게 볼 수 있다.(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또한 이 산은 문화유산을 포함하고 있는 산이기에 입장료를 내야 입산할 수 있는데 입장료는 성인 기준 2000원이고 16시 30분 이전에 도착해야 입산이 가능하다. 특히 절기 상 추분을 지난 현재는 낮의 길이가 더욱 짧아지고 일몰 시간이 빨라지고 있기에 이왕이면 오전에 등산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산은 숲이 우거져 있어 평지보다 빨리 어두워지기에 그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마니산의 특이한 점은 유독 길고양이가 많다는 것인데 정상에서도 등산로에서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사람 손에 한 번 포획돼 중성화수술을 받은 고양이도 보이긴 했지만 대부분은 중성화수술을 받지 않아 위 사진처럼 새끼들도 많이 태어났다.

마니산 정상에 서식 중인 길고양이들.(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마니산 정상에 서식 중인 길고양이들.(사진=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다만 고양이과 동물들은 시각이 나쁘고 후각으로 새끼를 판단하기에 귀엽다고 쓰다듬으면 안 된다. 그 경우 어미가 새끼를 인지하지 못해 결국 새끼가 죽게 될 수 있다. 특히 이 고양이들은 모두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사람에 대해 경계하고 있으며 새끼 고양이를 쓰다듬고 싶어도 도망가기 바빠서 만지기도 어렵다.

마니산 주변에는 식당도 많은데 강화도의 명물 더덕구이가 그 맛이 일품인 것으로 유명하다. 더덕은 다른 삼(蔘)과 식물들인 인삼, 도라지 등에 비하면 쓴맛이 덜하고 특히 구우면 식감과 맛이 더욱 좋아지기에 맛이 일품이다. 하산 후에 더덕구이를 즐기는 것도 등산의 묘미라 할 수 있다.

그 밖에 마니산 입구 옆에는 '에로틱 박물관'이란 이색적인 박물관도 있는데 동서양의 고전 춘화와 춘의(春意 : 누드 조각상)부터 시작해 현대의 포르노그라피 사진들까지 다양한 성인물들을 수집, 전시한 박물관이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당연히 미성년자는 들어갈 수 없다. 

이번 추석 연휴는 개천절을 끼고 있는 만큼 강화도 마니산을 찾아 단군의 정신을 되새기며 민족의 얼을 찾고 앞으로 어떤 나라를 만들어갈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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