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노준희 기자] 최근 충남 공주의 사립고인 영명고등학교에서 생활기록부와 출결 등을 조작해 일부 학생들에게 특혜를 준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차별을 당했다고 느끼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급기야 지난달 31일 오전에는 교내에 대자보가 붙어 해당 교사들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대자보에는 “‘생기부 조작에 앞장선 선생님들’의 ‘해당 학생들’이 누군지 밝힐 것”과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공주대 프로그램 참여 학생의 출결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라”는 요구사항이 담겼다.
이어 “정기고사 수학 시험문제를 기출문제와 동일하게 출제했고, 사전에 특정 학생에게 문제풀이를 해준 사실이 있는지”와 함께 “선생님들이 소망반 학생들에게 기출문제를 복사해 나누어준 사실에 대해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소수 학생들에게 유리한 반 편성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들에게 해당 선생님들은 사과하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손으로 쓴 대자보는 교내 2~3학년 복도 게시판 총 4곳에 붙었다. 대자보를 본 학생들이 각자의 SNS를 통해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다. 곧바로 교사가 와서 모두 떼어냈으나 문제가 될 것 같았는지 다시 붙였다. 하지만 4곳 중 1곳은 여전히 빈 채로 남았다는 것이 그날의 상황이다.
대자보에는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1항"을 맨 위에 제목처럼 적은 뒤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명시했다. 헌법에 근거해 대자보를 붙인 것이라고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이럴 줄 알았다”, “후련하고 통쾌하다”, “누군가는 이런 거 해야지”는 등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교육청은 이 학교 특정 교사가 주도해 다른 교사들에게 생기부 86개 항목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고 실제 이행된 사실을 확인했다. 교육청은 해당 교사와 소망반 총괄 담당 교사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
또한, 기출문제 출제 원안과 정답지 복사본을 소망반 학생들에게 배부하고 이 중에서 1회 고사 20문항 중 7문항, 2회 고사 20문항 중 8문항을 동일하거나 유사하게 출제한 사실도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교외 행사에 참여한 소망반 학생들의 출석부도 조작했다. 행사일 결석한 아이들의 출석부에는 모두 출석으로 기재된 것. 이는 파면에 해당하는 사유라는 지적이 분분하다.
지난달 23일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경기시흥갑)은 이 사실들을 지적하며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교육청은 기간제 교사에게 정교사 채용을 빌미로 돈을 요구한 교장을 파면할 것을 이 학교 이사회에 요구했으며 교장 생일에 고가의 명품 넥타이와 식사를 제공한 일부 교사들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이후 지난달 28일 경찰이 교장실을 압수수색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교감이 학생회 임원과 학급 회장들을 교무실로 소집했으며 이 사안을 다룰 학교 이사회가 이달 3일로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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