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노준희 기자] 충남 영명고 소망반 특혜 의혹과 관련해 학교 측이 내건 해명 대자보에 오히려 학생들의 분노가 커지며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9일 학생회 임원과 각 반장은 교감과 간담회를 가졌다. 학생들은 그간의 학교 문제에 관해 상세히 설명 듣고 해당 교사들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었다.
그러나 간담회 후 “해명하는 교감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며 분노와 함께 항의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한 학생은 “교감은 사과하지 않았고 시험문제를 유출한 교사들과 그 경위에 관해 상세하게 밝히지도 않았다”며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학교 측 대자보에 학생들 교감 찾아가 항의
바로 다음 날 이번에는 학교가 교내에 대자보를 붙였다.
대자보에는 “생기부 조작은 표현이 과장됐다. 절차와 방법을 지키지 못한 것”이라고 일축했으며 “관련자 실명 공개 및 직접 사과는 2치 피해가 우려돼 어렵다”며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았다.
국립공주대 프로그램 출결 문제에 관해서는 “단순 행정착오”라고 했으며 소망반에만 먼저 기출문제가 배포된 것에 대해서는 “전체 학생에게 공개된 자료였다”며 “배포 방식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징계를 내렸다”고 전했다.
소망반 운영과 반 편성에 관해서도 “과도한 특혜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진학지도 과정에서 혼선을 줄이고 상담 효율을 높이려는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실제 대자보에는 학생들의 말대로 한 줄의 사과도 없었다. 소망반 특혜 관련 의혹은 비소망반 학생들에게 결과적으로 차별로 규정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고 학교의 해명이 변명 일색으로 보였던 것이다.
학교는 '생기부 조작 표현은 과장'이라고 했지만 수정이 안 되는 생기부 내용을 권한 없는 교사가 수정한 사실은 교육청 감사에서 이미 밝혀졌다. 특히 출결 문제에 관해 일선 교사들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기출문제 공개도 학교는 전체 공개라고 해명했지만 소망반에 먼저 배포돼 시험까지 치른 사실은 다른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이미 드러난 부분이다. 또한 반 편성의 특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해명도 차별을 받았다고 증언하는 학생들 입장에선 사실이 아니었던 것.
대자보를 읽은 학생들은 “더욱 화가 났다”며 직접 교감을 찾아가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학생들 "해당 교사와 제삼자 교사 등 모두 모인 간담회" 촉구
학생들은 “'문제가 된 해당 교사들이 왜 직접 사과하지 않냐? 전체 학생 앞에서 진실성 있는 사과를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그런데 교감은 ‘내가 시켰으니 내가 사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실성 있는 사과라고 느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 때리라고 시킨 사람만 사과하면 되는 거냐? 때린 사람은 사과 안 하냐”고 하는 등 학생들은 적극적인 항의를 표했다. 또한 학생회와 상의 없이 대자보를 게시했다고 지적하며 곧바로 뗄 것을 요구했고 이에 대해서는 학교가 당일 제거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학교 누리집에 게재된 가정통신문에는 “생기부 기재 과정에서 절차와 기준을 충분히 준수하지 못했고 일부 학생들에 특혜로 비칠 수 있던 활동 운영과 시험문제 유사성 및 사전검토 부족 등에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혼란과 실망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돼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실제 일어났던 여러 부정행위에 관해 학교가 이른바 봉대침소(棒大針小)하려는 의도로 가정통신문을 전달했다는 반응이다.
학생들은 “학교를 신뢰하고 싶고 교감의 말을 믿고 싶었지만 대자보와 가정통신문 내용은 진정한 사과라고 보기 어렵다”며 “해당 교사들과 이들과 상반되는 의견을 가진 교사 등 제삼자 교사들이 함께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어 달라”고 적극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감은 처음엔 반대했다가 “다음 주 25일 안에 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학교는 지난 10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충남교육청의 감사 결과에 따른 징계 요구에 대한 처분 계획을 회신했으며 파면·정직의 중징계 3명, 감봉·견책의 경징계 4명, 주의·경고 처분 19명을 확정했다.
교감은 지난 17일 <굿모닝충청>과의 통화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주의·경고 처분은 서면으로 전달했다”며 “경징계 이상 처분 실시일을 12월 1일로 정했다”고 처리 계획을 전했다.
이어 “교사들에게서 생기부와 기출문제, 소망반 등의 문제에 관해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자술서를 받고 마지막 주에 사과문을 포함한 가정통신문을 발송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는 정교사 채용 시 충남교육청에 위탁할 것이며 21일 안에 총학생회 임원들과 해당 교사들의 자리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학생들과 해당 교사들의 자리는 마련되지 않았고 학생들은 여기에 대자보 내용 등을 더해 분노와 항의를 표현했던 것이다.
학생들은 "여전히 학교는 우리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았고 직접적으로 진심 어린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이번 항의를 통해 교감이 약속한 간담회 개최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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