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속보>=설계변경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는 ‘세종시 용수공급 2단계 시설공사’가 또 다른 문제점을 드러냈다.<관련기사 : [세종 용수공사] 감사 착수>
터널을 뚫는 방식으로 공사될 구간에 적용될 공법이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대전 신탄진정류장에서 세종시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지난 5월 착공된 이 공사는 발주처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이하 상수도본부)와 시공사 A업체 갈등으로 답보상태다.
굴착된 땅이 무너지지 않게 설치된 SK판넬(조립식 간이 흙막이)에 용수관로가 부딪히자 시공사는 TS판넬로 설계변경을 요청하고 있고, 발주처는 불허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전체 사업 구간 11.05㎞ 중 1.02㎞는 터널을 뚫는 방식인 추진공사로 진행된다. 경사진 이 구간은 땅을 뚫고 용수관로를 설치해야 수돗물 통수가 원활하기 때문이다.
이 공사는 아직까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공사를 위한 ‘암반용 쉴드머신’의 직경이 작아 시공사가 설계변경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직경도 직경이지만, 또 다른 문제가 공사에 발목을 잡고 있다.
설계된 공법이 터널을 뚫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
공사시방서에는 경기도 모 업체의 공법이 적용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공법은 짧은 구간이나 토사를 뚫는 데 사용될 뿐 암반으로 구성된 이 구간엔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게 A업체 주장이다.
더구나 두 차례 지반조사 중 첫 지반조사에서도 해당 구간은 암반으로 구성됐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처음부터 이에 적절한 공법으로 설계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A업체 관계자는 “보통 장비는 주문·제작하는 데 5개월이 걸린다. 하지만 해당 업체를 찾아가보니, 직접 용접하고 있더라”며 “이 업체 제품을 쓰는 다른 공사 현장 관계자도 좋은 소리를 안 했다. 이 공법으론 4년 정도 걸리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설계됐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답답해했다.
상수도본부는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실제 지반 조사를 해보니, 여건이 변경돼 이에 따른 설계변경을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처럼 문제가 잇따라 드러나자 애꿎은 세종시민들만 피해를 보게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용수공급 대상지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도 용지 분양에 들어가는 등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하루 속히 이 문제가 해결돼야한다는 게 중론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 문제는 발주처와 시공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조속히 해결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발주처의 현명한 판단만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고 시공사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꺼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