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서해 가로림만을 ‘국가해양정원’으로! 
[김선미의 세상읽기] 서해 가로림만을 ‘국가해양정원’으로! 
바덴해, 해양 생태계 보존을 위해 역설적으로 관광산업에 주목 
다음 달 기재부 예타 통과 여부 결정, 회복의 경제 실현되기를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1.10.27 15:3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하늘 빛깔과 햇볕이 좋은 날, 드넓게 펼쳐진 갯벌을 따라 난 긴 제방을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영화의 한 장면, 광고에서나 볼 수 있는 그림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상상이나 그림이 아닌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장면이다. 

“바다를 메워서 얻는 수익보다 바다에서 나오는 경제적 가치가 더 크다”

대다수에게는 이름도 낯선 ‘바덴해’. 북해의 일부인 바덴해는 네덜란드, 독일, 덴마크 3개국에 걸쳐 있는 갯벌 길이만 무려 1만km에 달하는 바다이자 습지인 곳이다. 

“바덴해는 세계에서 가장 넓고 훼손되지 않은 조간대(潮間帶)의 모래 및 갯벌 체계이다. 지구상에서 마지막 남은 대규모 조간대 생태계 중의 하나로 이곳에서는 자연적인 과정이 거의 방해받지 않고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해도 어렵고 딱딱한 설명이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유다. 

바덴해는 태초에 형성된 그대로의 지형변화와 생물학적 진화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고 큰 조수 간만차를 통해 형성된 넓은 갯벌을 갖고 있다. 

이곳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다양한 해양동물, 식물, 조류들이 서식하고 있어 살아있는 해양 보고로 알려졌다. 

바덴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계 보호 택해 성공한 세계적 사례

국내에서는 한 뼘의 땅이라도 더 넓히려는 간척사업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을 때 북유럽 3개국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계 보호를 택했다. 

이들 국가는 1978년을 기점으로 해양 오염과 개발 대신 갯벌의 새로운 가치에 주목하게 된다. 보존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산업으로 역설적으로 관광업을 선택한 것이다. 

인구 3500명의 네덜란드 작은 섬에 연간 55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고, 인구 1700여 명의 독일의 한 섬에는 연간 15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는 보고도 나와 있다. 덕분에 주민 대부분이 관광업에 종사하며 소득을 창출한다.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국립공원의 예는 더욱 극적이다. 매년 2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하룻밤 이상 체류하며 생태관광을 즐긴다. 하루 일정으로 잠깐 들러보는 관광객만도 매년 1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을 복원하고 유지하려는 국가와 주민들의 노력, 경제적 수익까지

자연을 복원하고 유지하려는 국가와 주민들의 노력으로 바다와 갯벌은 살아나고 막대한 고용창출과 관광수입 등 경제적 수익까지 만들어 낸 것이다. 

인간의 접근을 막지 않고도 지속 가능하며 오염 없는 해양 살리기에 성공해 생태 관광지로 거듭난 바덴해 스토리는 갯벌 보존을 거론할 때 교과서처럼 등장하는 세계적인 사례로 꼽힌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이라는 영화 제목처럼 우리 지역에서도 바덴해의 성공담이 현실이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충청남도는 국내 유일의 해양생물보호구역인 ‘가로림만’을 ‘국가해양정원’으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업 추진의 가부를 결정할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앞두고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세계 5대 갯벌이자 국내 유일의 해양생물보호구역인 가로림만의 미래

‘가로림만(加露林灣)’은 충남 태안반도 북부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 있는 만의 내부에 비해 입구가 좁은 항아리 모양의 반폐쇄성 내만이다. 고파도, 우도, 분점도, 소우도 등 4개의 유인도와 수십 개의 무인도가 있으며, 충남 서북부 산업단지의 관문인 대산항이 있다.

가로림만의 갯벌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세계 5대 갯벌 가운데 하나인 서해 갯벌 중에서도 보존상태가 가장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5년 정부로부터 '생태계가 잘 보존된 갯벌', 2007년 해양수산부의 환경가치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멸종 위기 야생 동물로 지정된 천연기념물 제331호인 점박이물범 등 보호 대상 해양생물의 서식처이자 다양한 수산생물의 산란장이다. 바덴해 못지않은 생물 다양성, 생산성, 환경이 우수한 천혜의 갯벌인 것이다. 

바덴해 못지않은 생물 다양성, 생산성, 환경이 우수한 천혜의 갯벌

가로림만 해양정원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가로림만 일원 159.85㎢에 총 사업비 2448억 원을 들여 해양정원센터, 갯벌정원, 점박이물범 전시홍보관, 해양생태학교 등을 조성한다. 바덴해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궁극적으로는 국가해양정원으로 조성해 자연과 인간, 바다와 생명이 어우러진 생태관광 거점으로 육성해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물범의 바다’, 충남 가로림만이 국가해양정원으로 지정돼 바덴해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을지, 물거품이 될 것인지 여부가 조만간 결정된다. 

진짜로 일어나라 기적!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글로벌 생태관광지로

“바다를 메워서 얻는 수익보다 바다에서 나오는 경제적 가치가 더 크다.” 경제성을 앞세워 바다와 갯벌을 온통 헤집을 때 수산직 공무원이었던 집안 어른이 오래 전에 했던 말이다. 

생태계를 복원하고 보존하는 일은 생명을 살리는 일일뿐더러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라는 것이 속속들이 입증되고 있다. 이른바 회복의 경제다. 

가로림만이 회복의 경제로 거듭나게 될지 내달이면 판가름 난다. 바덴해의 기적이 가로림만에도 이뤄지길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비사벌 2021-10-27 18:01:09
가로림만 부근에 숙박 시설을 민간에 많이 지을수 있겠끔 인허가 관계를 대폭 손질해서 민간이 숙박을 책임지는 구조로 해야 성공합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