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대통령의 일방적인 친일 외교에 대한 우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정부의 노골적인 친일 외교로 인해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이 점점 더 가중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 24일에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100년 전의 일들을 가지고 지금 유럽에서는 전쟁을 몇 번씩 겪고 그 참혹한 전쟁을 겪어도 미래를 위해서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하는데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을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는 망언까지 내뱉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인터뷰인지 일본 총리의 인터뷰인지 알 수 없는 이 망언으로 인해 현재 국민들 사이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어느 나라 대통령이며 국적이 어느 나라인지 묻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매국노 이완용에 빗대어 ‘윤완용’이란 별명으로 까지 부르고 있다. 

한미 안보 공조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 한일 관계 개선은 시급하다, 대통령의 의지가 어디에 가 있는지는 알겠지만 결단하듯 나아가는 외교행보에 대해 우려가 없을 수가 없다. 또 하나 더 꼽자면 윤 대통령의 식언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지만 후보 시절에 그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 “일본의 사과 반드시 이끌어내고 우리 할머니들 그동안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것 다 해드릴게요.”고 한 적도 있다. 그 때 그 약속도 이미 식언한지 오래다.

일본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거듭 논란을 자초했다. 문제의 지난 24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도 “무조건 안된다,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로 해석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주장의 근거는 “이것이 상식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역으로 말하면 국민의힘 논평에서도 노출됐듯이 윤 대통령의 말이 그만큼 상식적이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지난 3.1절에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의 침략은 한국이 자초한 것이란 인식을 드러내면서 협력 파트너로서 부각시켰다. 당시 그는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가 됐습니다.”고 했다. 그로 인해 여론은 윤석열 대통령이 식민사관에 찌들어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애당초 식민사관이란 것이 일제가 조선을 식민지로 삼는 걸 정당화하기 위해 창시한 것이다. “조선은 이렇게 나약하고 썩어빠졌으니까 망해도 싼 나라였으며 우리 일본은 그런 조선을 불쌍히 여겨서 대신 보호해주고 있는 것이다.”는 게 식민사관의 논리이다. 따라서 일본의 침략은 한국이 자초한 것이란 인식 자체가 식민사관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3자 변제방식의 해법안에 대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반발에도 “재단으로부터 배상액이 원고들에게 지급되면 더 이상의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가해자 일본의 진심어린 반성과 사죄였지 배상금이 아닌데 말이다.

윤석열 정부는 피해자들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제3자 변제방식 해법안을 억지로 밀어붙였다. 사실상 이것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돈 몇 푼 쥐어주고 “옛다, 이거 먹고 떨어져라.”는 식으로 모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태도다.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는 윤 대통령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사람이오? 일본 사람이오?”하고 직격하기까지 했다.

또 한일관계에서 미래 세대가 과거에 얽매여서는 안된다는 걸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은 일본이 그간 충분히 사과를 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지난 3월 21일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에 걸쳐 우리에게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한 바 있습니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이 무슨 과거사 문제에 대해 수십 차례에 걸쳐 반성과 사과를 표했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반성하기는 커녕 지난 3월 한일정상회담 이후로도 일본은 마치 윤 대통령을 비웃기라도 하듯 4번이나 연달아 뒤통수를 때렸다.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른 것은 물론이요 한국이 불법으로 강점하고 있다고 교과서를 왜곡했다. 또 과거사 왜곡도 여전했고 일본 국회의원 90여 명이 집단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총리 기시다 후미오는 총리 자격으로 공물을 봉납했다.

또한 한국이 24일 부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복귀시켰지만 정작 일본은 “생각해 보겠다.”도 아니고 “한국이 어떻게 나오는지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식으로 나오며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복귀시키지 않았다. 즉, 이 말은 윤석열 정부가 저자세 외교로 일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걸론 만족할 수 없으니 더 숙여라는 식이나 다름 없다. 이게 반성하고 있다는 자들의 태도인가?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의 안보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본과의 협력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이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일본을 집어넣으면 차원이 달라지는 거예요. 북·중·러를 더욱더 탄탄하게 묶게 하는 역할을 할 거예요. 일본이라는 우군을 하나 넣고 적군을 두 개 넣는 거잖아요.”고 윤석열 정부의 맹목적인 친일 외교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이미 김준형 전 원장의 우려는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복귀시킨 그 날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대로 러시아에 대한 수출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조치를 했다. 결국 한러관계 악화로 인해 현지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게 된 현대자동차가 26일 자로 현지 공장 매각을 선언하고 러시아에서 전면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한러관계가 다시 개선되더라도 현대자동차가 예전처럼 러시아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미 그 빈 자리를 중국 기업들이 메우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지 공장 매각 이전부터 현대자동차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이미 중국 기업들에게 점점 내주고 있었던 판이다.

이렇게 여론과 현실을 외면하고 본인의 아집대로 움직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맹목적인 친일 외교를 뭐라고 평해야 할까? MBC 뉴스데스크에선 ‘마이웨이’라고 표현했는데 필자가 보기엔 이건 마이웨이가 아니라 ‘벽창호’라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다.

마이웨이는 그 나름의 철학과 소신, 원칙이라도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에겐 철학과 소신이란 것이 없는 것 같다. 철학과 소신, 원칙이 없이 제 고집대로만 밀고 나가는 건 마이웨이가 아니다. 덩치 크고 성질이 억세기로 유명했던 벽동군과 창성군의 소처럼 ‘벽창호’라고 불러야 맞다.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노선은 ‘마이웨이’가 아니라 ‘벽창호’다. 이런 윤석열 대통령의 벽창호 외교로 인해 국민들만 하루하루 불안에 떨어야 할것 같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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