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국민이 개만도 못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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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5만원 지급법.(출처 : 국회방송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5만원 지급법.(출처 : 국회방송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대안, 이하 25만원 지급법)이 통과된 후 대통령실은 "재원 소요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사실상 또 거부권을 쓰겠다는 의지로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긴 했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은 22대 총선 직후 열린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이다"며 "경제적 포퓰리즘은 정치적 집단주의와 전체주의와 상통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또 당시 윤 대통령은 "이것은 우리 미래에 비춰보면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지난 1일 이데일리 단독 보도로 2027년 개 식용 종식을 앞두고 정부가 사육농가 전·폐업 보상비 산정 단가를 개 1마리당 연간 30만원으로 잠정 책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결국 개 식용 금지를 위해 드는 보상비용은 안 아깝고 국민들에게 베푸는 것은 아깝다는 것 아닌가?

이에 대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 인사들과 일부 언론은 국회가 만든 '개 식용 금지법'을 '김건희법'이라고 부르는 망발(妄發)을 일삼던데, 중전마마의 관심 사항에는 약 4500억 원은 기꺼이 쓰지만, 국민을 위해 예산을 쓸 생각은 없다"고 일침하기도 했다.

필자의 생각이 그의 생각과 같다. 애초에 개고기 식용 금지법부터가 위헌 소지가 다분한 법이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식용이 금지되거나 금지하자고 주장하는 동물들은 많다. 우선 인륜에 따라 인육 섭취는 무조건적으로 금지돼 있고 고래고기 또한 고래 남획으로 인해 식용을 금지하는 나라가 많다. 중국에서도 불법으로 지정된 '원숭이 골 요리' 또한 동물학대 및 원숭이 남획으로 인해 그런 조치를 취한 것이다.

그 밖에 샥스핀 또한 상어 남획으로 인해 식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개고기는 인륜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고 남획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성행한 것도 아니다. 이미 개고기는 젊은 세대에서도 도태되어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는데 굳이 법으로서 금지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다. 결국 '동물보호'에 포장된 '문화사대주의'로 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에 있다. 올해 상반기 세수 누계를 비교해 보면 전년 대비 10조나 덜 걷혀 올해도 세수 부족이 예고된 상태다. 이 세수 부족을 이끈 장본인은 바로 법인세 인하에 있다. 법인세가 16조 이상 덜 걷히니 세수가 부족해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상속세 인하까지 예고하며 부자 감세를 노골화했다. 이런 부자 감세는 포퓰리즘이 아닌지 윤석열 대통령에게 물어보고 싶다.

또한 지난 6월 27일 윤석열 대통령은 가나의 빚을 상환유예 해주는 통 큰 모습을 보여 공분을 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글을 올린 네티즌은 "고맙겠지. 돈 안 갚아도 된다는데... 저 탕감해준 빚은 고스란히 우리가 세금으로 다시 채워야하고"라며 "아프리카에 돈 꿔주면 다 저렇게 되는 거임. 아프리카 국가신용등급이 죄다 정크이하라. '돈 없다. 배째라. 이자만 갚겠다. 나중엔 못 갚겠다. 탕감해주라.' 이리된다"라고 지적했다.

외국에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는 윤석열 대통령은 어째서 국내의 서민을 돕는데는 그리도 인색한 것인가? 그런 와중에 2027년 개 식용 종식을 앞두고 정부가 사육농가 전·폐업 보상비 산정 단가를 개 1마리당 연간 30만원으로 잠정 책정한 사실과 국회를 통과한 25만 원 지급법에 대해 거부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소식을 들으면 과연 국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그리고 서민들은 뭐라고 생각하겠는지 생각은 해 봤는지 모르겠다. 국민들이 개만도 못한 것이냐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도대체 윤석열 대통령이 생각하는 포퓰리즘의 정의는 무엇인가? 필자가 보기엔 막무가내 부자 감세야말로 진정으로 나라를 좀먹는 포퓰리즘이라 생각한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미국에 거주했던 자신의 지인의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그 지인은 미국에 거주할 당시 약 36억 남짓한 시세의 자택에서 살았는데 그 자택에 대한 세금은 4,400만 원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종합부동산세가 아무리 올랐다고 한들 저 정도 세금은 부과된 적이 없었다는 걸 감안하면 얼마나 우리나라 상류층들이 모럴 해저드에 빠져 있는지 알 수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은 없고 모럴 해저드에 빠진 이유는 당연히 부자 감세를 밥 먹듯이 하고 그를 통해 생긴 세수 부족은 담뱃값 인상이나 주류세 인상 등을 통해 서민에게서 털어대는 수구 정권 때문이라 볼 수밖에 없다.

감자값과 사과값이 세계 1위를 찍고 있는 동안에도 정부는 수수방관으로 일관하며 각자도생을 주문하고 있다. 또한 무작정 야당과의 기싸움을 하기위해 거부권만 남발하고 있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이다.

더 큰 문제는 국민의힘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된 방향으로 폭주하고 있으면 그걸 붙잡아 말리며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데 오래 전부터 용산의 거수기로 전락한 채 바로잡기는커녕 같이 편승해서 거부권 행사를 부추기고 있다. 왜 국민들이 4월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를 임기 내내 여소야대로 만들었는지 전혀 반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고사성어로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말이 있다. 임금은 배이고 백성은 물이라는 뜻이다. 물은 부력을 통해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풍랑을 일으켜 배를 뒤집어버릴 수도 있다. 그만큼 임금이 된 자는 민심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도 '인심은 쌀독에서 난다'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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