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9월 5일 뉴스토마토의 최초 보도로 폭로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그런데 18일 밤 MBN이 2022년 8회 지선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경기 화성을)의 전언을 인용해 강원도지사 공천에도 개입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뉴스토마토는 김건희 여사 등이 박완수 경남지사와 김진태 강원도지사 공천에 개입한 의혹을 보도한 바 있는데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을 때 국민의힘 내 친윤계들은 당선인 시절 단순 의견 제시라 법적으로 문제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런데 이번 강원도지사 공천 문제는 MBN 취재 결과 더 심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는데 윤 대통령이 당시 여권 핵심 관계자에게 "김진태도 경선하라고 내가 다 해주지 않았냐"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백 번 양보해서 김영선 전 의원의 경우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라고 해서 의견 제시라 치더라도 김진태 지사의 경우는 "내가 해줬다"는 취지의 발언이기에 빼도 박도 못할 공천 개입이다.
좀 더 전말을 살펴보면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치러진 첫 선거였던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은 MBN에 7~8곳 공천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고 했는데, 그 중 한 곳은 강원지사 공천이었다. 지난 15일 그는 MBN에 "김진태 지사가 경쟁력상으로 상당히 우위였는데, 현저하게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를 대통령께서 공천하려 했던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고 했다.
지난 2022년 4월 국민의힘 공관위는 김진태 지사를 컷오프하고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을 단수 공천했다 나흘 만에 결정을 뒤집고 김 지사에게 경선 기회를 줬다. 그런데 MBN이 취재한 결과 윤 대통령이 여권 핵심 관계자에게 "김진태도 내가 경선하라고 해주지 않았냐"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관계자는 MBN에 "당시 윤핵관들은 황 전 수석을 밀었지만 대통령이 후보 경쟁력과 주변 이야기를 듣지 않았겠냐"고 했는데 대통령 의중에 따라 결정이 번복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명태균은 김건희 여사를 통해 김진태 지사를 살려준 것이라 주장한 바 있었다.
지난 2022년 4월 18일 명태균은 "김진태는 내가 살린 거야. 난 어제 잠도 못 잤어. 김진태가 나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이러고 '사모님' 이래서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잖아"라고 했다. MBN은 검찰이 이미 김 지사 공천 과정에 대해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뉴스토마토 최초 보도가 나왔을 당시부터 김 지사 측은 단식 투쟁으로 경선 기회를 얻게 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MBN 보도가 사실일 경우 이 역시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건 "내가 해줬다"는 식의 발언이기에 '의견 제시'라는 국민의힘 친윤계 의원들의 핑계도 안 통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또 하나 지적할 점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역시 이번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공천 개입 사건에 있어 피해자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쨌든 당시 그는 이런 윤 대통령 내외의 부당한 공천 개입 그리고 무자격자 명태균이 수시로 당 안팎에서 날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또한 그렇게 대통령 내외의 부당한 공천 개입으로 출마하게 된 후보들의 공천장에 당 대표 직인을 날인했던 것도 당시 당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 본인이다. 최소한 박근혜 씨의 새누리당 공천 개입 당시 김무성 전 대표는 '옥새 들고 나르샤' 사건을 일으켜 저항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줬지만 이준석 전 대표는 전혀 그런 모습이 없었다.
때문에 이준석 의원 역시도 윤석열 대통령 내외와 명태균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을 묵인, 방조한 공범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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