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0월 31일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경남 창원시 의창구 공천에 개입에 관여한 정황이 담긴 육성 녹취록이 공개된 바로 다음 날 윤핵관 중 한명인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이 사태 무마에 나선 사실이 19일 밤 JTBC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JTBC는 윤한홍 의원이 명태균 측에 접촉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특정 녹취를 공개해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윤 의원은 요청을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누구의 지시를 받은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1일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경남 도의원을 지낸 A씨에게 연락을 했는데 이 날은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육성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한 다음 날이었다. A씨는 JTBC 측에 "(윤한홍 의원이) 전화가 와가지고 뭐 어찌 되는 거고 들은 게 있나. 그래 빨리 해결을 해야 된다"고 했다.
그는 윤한홍 의원과 같은 중학교를 나와 10년 넘게 인연이 있었고 명태균과도 최근까지 연락을 할 정도로 친분이 깊은 인물이라 한다. A씨는 JTBC 측에 윤 의원이 명태균과 윤석열 대통령의 녹취에 대해 물었다고 했다. 그는 "(윤한홍이) 너는 들은 바 있나? 나도 들은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내용이고 어떤 어떤 내용인데 뒤에 생각보다 심각한 내용(이 있다.)"고 했다.
또 A씨는 "(윤한홍이) '누가 책임지고 할 거고' '빨리 핸들링을 해라'"라며 자신을 닦달했다고 했고 "대통령이 이제 명태균이한테 뭐라고 하는 걸 자기가 알고 있더라고. '장모한테 하고 전화하지 마라' 하는 그거라도 좀 틀어라. 그래서 그거라도 좀 틀면은 좀 안 낫겠나 분위기가 안 낫겠나 하는…"라며 윤 의원이 먼저 명씨와 윤 대통령 사이의 녹취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고 했다.
즉, 윤 대통령이 명 씨에게 '관계를 끊자'고 말하는 녹취를 틀게끔 해달라는 요청을 구체적으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윤한홍 의원은 JTBC에 "A씨를 통해 명씨에게 해당 녹취를 틀어달라고 요청 한 건 맞다"고 인정하며 "명씨가 대통령한테 거절 당하는 녹취도 나와야 총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생각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명태균에 대해 공공연하게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던 윤한홍 의원이 직접 나서서 접촉한 이유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홍남표 창원시장 여론조작 관련으로 워치독 팀이 그와 인터뷰를 했을 당시 그는 자신이 윤 대통령에게 명태균과의 접촉을 하지 말 것을 간언했다고 주장한 바 있었다.
윤 의원은 JTBC 측에 "명씨와 거래를 하려거나 다른 사람의 지시를 받거나 한 건 전혀 없다"고만 했다. 하지만 그의 말을 전적으로 신빙하기엔 수상한 정황이 또 있었다. '거래'하려 한 게 아니라고 한 본인의 말과 달리 명태균은 검찰 조사를 앞둔 상황에서, 자신을 구속시키지 말아 달라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JTBC 취재 결과 파악됐다.
또 명태균은 윤한홍 의원을 향해 자신에게 장난치면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1시간 동안 사과하는 녹취를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직 경남도의원 A씨는 윤한홍 의원과 통화한 다음 날인 지난 2일 명태균을 직접 만나 "윤 대통령이 관계를 끊자는 취지로 말한 녹취를 공개해 달라"는 윤 의원의 말을 전했다.
명태균은 이 이야기를 듣고 측근에게 이 사실을 전하며 상의했고 A씨를 통해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거래를 시도한 정황을 설명했다. 그는 "나머지는 걱정 안 해도 되는데 윤한홍이 여기가 비상 걸렸지. 나를 인신 구속 시키지 마라"며 검찰 출석을 앞둔 자신이 구속을 면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그는 ": 윤한홍이가 한다고 그러면서 장난칠 거야, 아마. 장난치면 내가 음성 다 터뜨려버릴 거예요"라며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자신이 갖고 있는 윤 대통령의 또 다른 녹취를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JTBC는 명태균이 말한 또 다른 음성 녹취는 "대통령이 관계를 끊자고 전화한 다음 날 싹싹 빌면서 1시간 동안 사과한 내용"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정권 교체가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상황이 그렇게 됐다"며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명태균은 지난 15일 구속됐고 결국 거래 시도는 성사되지 않았다. A씨는 JTBC에 명태균의 답변을 전달 받았을 당시 윤 의원이 "알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결국 이 보도가 사실일 경우 윤한홍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사실을 무마하기 위해 나섰다는 것이 된다. 공천 개입 자체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인데 이를 은폐하려 했다고 볼 수 있다. 윤한홍 의원 역시 수사의 대상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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