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설인호 기자]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 오는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남북교류의 가교 역할을 하고싶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설 연휴 전인 지난 24일 고양시 원마운트에 소재한 협회 사무실에서 <굿모닝충청>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은 의지를 피력했다.
남북 경색 국면에도 스포츠 교류로 평화 물꼬
남북 협력 사업과 관련한 김 이사장의 이력은 화려하다 못해 지면이 부족할 정도다. 지난 2006년 협회를 창설한 김 이사장은 부지런히 남측과 북측을 오가며 다수의 스포츠 교류 협력 사업을 진행했다.
강원도 평화협력관(부지사 급), 경기도 대북 특별보좌관, KBS한국방송 남북교류협력사업 자문위원을 거쳐 현재도 2024 평창 동계청소년올림픽 지원위원장과 경기도 한반도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 등을 역임 중이다.
김 이사장에게는 무엇보다 '아리스포츠컵 남북교류전 조직위원장'이라는 직함이 특별하다. 남북 스포츠 교류의 물꼬를 튼 '경평축구교류전'의 계보를 잇는 청소년 축구 교류전이기 때문이다. 중국 쿤밍 축구 전지훈련 시설에 북한 청소년 선수들을 직접 데려와 먹이고 입히며 훈련시키기도 했다.
2007년도 3월 한미연합훈련으로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북한 축구단을 한 달 동안 전지훈련을 시켜 남측으로 데려왔다.
평양 능라도에 자신 이름 건 '김경성 초대소', 정주영 회장 이후 처음
이같은 노력을 지켜본 북측은 2008년에 평양 능라도 5·1경기장 옆에 그의 이름을 건 '김경성 초대소'까지 설립하게 된다. 다른 정부도 아닌 이명박 정부 시기, 엄연히 통일부 승인 하에 진행된 사업이다.
북한에 남측 인사의 이름을 붙인 건물은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이후 두번 째이며 생존 인물로는 처음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조성된 '김경성 초대소'는 연면적 3000평방미터에 달하며 평양 초청경기가 열릴 때 남측 선수단의 전용숙소로 사용된다.

하지만 몸을 사리지 않은 이같은 김 이사장의 행보는 정보기관의 눈에 띄였고 2009년부터 이후 15년간 집요한 불법 사찰에 시달리다 급기야 '국가보안법'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재판조차 열리지도 않은 채 고통받던 그는 마침내 지난해 5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자격정지 2년 실형을 받았다. 하지만 해를 넘긴 올해 1월 16일 항소심 재판에선 '무죄'를 선고받았다. 아직 최종심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발목을 잡던 걸림돌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
15년간 정보기관 불법사찰에 시달려, 국가보안법 항소심 '무죄'
김 이사장은 "집까지 쳐들어와서 14시간을 압수수색해서 가족들을 힘들게 만들고, TV 뉴스에도 나오고 하다 보니 이웃들에게도 간첩으로 소문이 나서 결국 이사를 가고 우리 애도 한국에서 학교생활을 못하고 유학을 보내야 했다"며 "그때 내 최고의 소원은 나만 건드렸으면 좋겠다, 가족들만 건들지 말았으면 좋겠다였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김 이사장은 그러면서 검찰의 기소 행태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김 이사장은 "검찰은 조사를 시작하고 나서 기소를 10년 있다가 해도 되고 15년 있다가 해도 된다"며 "그렇게 피의자가 압박을 못 견뎌서 자살하는 사람도 나오는 거다. 검찰 개혁 중에서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수사 개시 몇 년 안에 모든 사건을 종결해야 된다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국가보안법 무죄는 이후에 나와 같은 사람이 그 나오지 않는 좋은 계기를 만들면서 남북 교류가 보다 더 조금 나아지는 기폭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검찰 개혁 필수 사항 중 하나는 '기소 시한 한정'
수사기관에 불려다니는 고충 만큼 그의 활약에 찬사를 보내는 쪽도 있었다. 2015년 DMZ평화상(강원도·강원일보), 2019년 골든 몽구스 어워즈 최고상(우크라이나 오데샤) 등을 수상한 것이 그 증례다.
김 이사장은 오는 2월 국제스포츠대회를 매개로 한반도 평화 경제를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교류위원회(가칭)' 출범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남북 스포츠 교류에 함께 힘을 보탠 유승민 IOC 위원이 대한체육회 회장으로 선임된 것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이사장과 유승민 회장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거슬러 올라가면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와의 만남까지 이어진다.
김 이사장은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가 당시 MBC 사장에 있을 2008년에 평양에서 뉴욕 필하모닉 공연이 있었다. 내가 그걸 MBC가 중계할 수 있도록 연결해줬고, 이후 강원도에서 평화협력관과 2024 강원도 청소년 동계올림픽 지원위원장까지 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당시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재단 이사장인 유승민 회장과 인연이 닿게 되고 아프리카 IOC 위원 맴버십 자격까지 획득하게 된다. 동계스포츠 취약 지역인 아프리카 청소년 선수들을 최초로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도록 지원한 공로다.
김 이사장은 "2022년 3월에 이집트 카이로에서 IOC 아프리카 총회가 있었다. 거기에 에서 제가 개막 연사로 초청을 했는데 거기서 북한은 아프리카랑 친하니까 남북협력사업에 아프리카가 역할을 해주고 우리는 이제 아프리카의 지원사업을 좀 강화시켜주겠다라고 제안했다. 그렇게 사상 최초로 2024 청소년 올림픽에 아프리카 아이들이 참가를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 평화교류위원회' 출범, 남북평화 기폭제로
김 이사장에 따르면 2027년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이어 2028년도에는 무려 49년 만에 평양에서 메이저 대회인 평양 아시아 탁구선수권대회가 예정돼 있다. 해을 이어 남북이 국제 메이저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지난 평창올림픽 때 남북이 평화사업을 추진했듯한반도 평화교류위원회(가칭)' 출범, 2027년과 2028년를 연결해 남북 공동개최까지도 추진해보자는 제안이다.
김 이사장은 "북한에 비교적 우호적인 손을 내밀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 집권과 그동안 남북 교류 협력을 함께 공들인 유승민 회장 당선이 절호의 기회"라며 "바로 지금이 그간의 남북 스포츠교루협력의 경험을 통한 '긴장완화 카드'를 준비할 적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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