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최영규 기자]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메모에 적힌 이름 ‘정창래’. 다수 언론은 이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오기로 해석했지만, 최근 이 이름이 과거 삼부토건 대표이사였던 정창래 씨를 지칭한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메모가 단순한 착오가 아닌,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연루된 정황을 암시하는 단서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해당 주가조작 의혹은 김건희 여사뿐 아니라 한동훈 전 대표와도 연결돼 있다는 주장까지 등장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 "작전의 출발점은 대표 교체"…무리한 인수 뒤 급등한 주가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삼부토건은 2023년 2월 화장품 제조·유통업체 ㈜디와이디(DYD)에 인수됐다. 디와이디는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 이석산업개발, 휴스토리 등으로부터 삼부토건 주식 1750만 주를 700억 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인수 당시 디와이디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9억 원에 불과했고, 기업 규모 측면에서도 삼부토건과 큰 차이가 있었다. 업계에서는 '무리한 인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후 디와이디의 정창래 대표는 2023년 3월 삼부토건의 공동대표로 취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 두 달 만에 주가 5배…재건 테마 탄 부실기업
정 대표 취임 후 두 달이 지난 2023년 5월 15일, 삼부토건의 주가는 본격적인 급등세를 보였다. 당시 1013원이던 주가는 불과 두 달 만에 5500원까지 상승하며, 시가총액 상승폭은 8900억원이나 됐다. 고점인 7월 17일 삼부토건의 시가총액은 1조800억원에 이르렀다.
표면적인 상승 이유는 삼부토건이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하며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적은 정반대였다. 삼부토건은 2022년 927억 원, 2023년에는 124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상태여서,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재건주라는 허울을 쓴 작전주’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제보자 X는 "주가조작은 사전 준비가 필요한데, 세력이 조작에 적합한 회사를 먼저 확보한 뒤 대표를 교체하고 작전을 시작한다"며 "이 과정에서 '정창래'라는 인물이 등장했고, 곧바로 급등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 '작전의 마무리'와 정·관계 인맥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어떤 경로로 참석하게 됐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다만, 2023년 9월 1일, 삼부토건 경영진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했다. 원 장관은 정창래 대표와 서울대 공법학과 동문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시점은 시장에서 '작전 세력의 이탈 시점'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이날 삼부토건 주가는 12% 급등한 3900원을 기록한 뒤,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며 하락세로 전환됐다.
정 대표는 한동훈 대표와 사법연수원 27기 동기로, 두 사람 모두 검사 출신이다.
이와 같은 학연과 시기적 연결고리를 고려하면, 정치권과의 유착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보자 X는 이를 두고 "한동훈, 원희룡 등과의 관계를 감안하면 단순한 인연 이상으로 주가조작을 묵인하거나 은폐하는 구조가 있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조세회피처 방문, 대선자금 의혹까지
한동훈 당시 법무장관은 삼부토건 주가 급등이 끝물에 접어들던 시기, 조세회피처로 알려진 몰타와 안도라를 전격 방문했다. 법무부는 한 장관의 출장 사유를 엑스포 부산 유치라고 설명했지만, 방문 목적이 부처 성격과 맞지 않았다. 일부 언론은 조세포탈 및 정보교류 협의 가능성도 있다는 추측성 보도까지 낼 정도였다.
일각에서는 몰타와 안도라가 유명한 조세회피처인 점을 들어 한 장관이 삼부토건과 관련된 자금 흐름 및 대선자금 관리와 연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정창래의 임기, 한동훈의 흥망과 ‘기묘한 평행선’
정창래 대표는 2024년 4월 8일, 총선을 앞두고 삼부토건의 단독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는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차기 대권 주자로 주목받던 시기와 맞물린다.
그리고 2024년 9월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당대표 간 독대가 불발되고 갈등이 노골화되던 날, 정 대표는 전격적으로 사임했다. 두 사건의 시기적 일치가 의미심장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제보자 X는 “홍장원 메모에 적힌 이름 중 ‘정창래’라는 이름 하나만 오기로 보이지만, 실제로 삼부토건 작전과 직접 연관된 인물일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며 “작전 수익 분배 과정에서 갈등이 생겨, 결국 살생부에 오른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해당 의혹에 대해 추가 취재를 진행 중이며, 후속 내용을 굿모닝충청TV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굿모닝충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굿모닝충청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