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대선을 앞두고 탄핵 책임론과 중도층 이탈, ‘윤심 경선’ 논란에 흔들리는 국민의힘에서 내부 균열이 표면화됐다. 당의 정당성과 존립 기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지방의 한 의원이 “이번 대선에 후보를 내선 안 된다”는 작심 비판과 함께 탈당을 감행했다.
박종선 대전시의원(유성구1)은 7일 기자회견에서 “비상계엄 문건, 탄핵, 국정 실패 모두 당의 방조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그런 정당이 반성 없이 대선 후보를 낸다는 건 국민에 대한 기만”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당이라면 최소한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의 국민의힘은 자격을 상실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나 그의 탈당은 파장을 일으키기보다 차분한 무관심 속에 묻혔다.
그는 회견 중 “민주당 국회의원이랑 친하고 (저를) 설득한다면 그쪽으로 갈 수도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2006년 국민중심당, 2010년 민주당, 2014년 이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으로 옮겨온 그의 정치 이력과 맞물리며 ‘철새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켰다.
국민의힘 한 인사는 “그동안 출마를 염두에 둔 듯한 강경 발언이 많았다”며 “결국 탈당 명분을 쌓기 위한 수순이라는 건 오래전부터 당 안팎에 회자돼 왔다”고 전했다.
이어 “그가 나간 것에 대해 다들 무덤덤하고, 오히려 잘 나갔다고 보는 분들도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박 의원의 회견 내용은 당과 정권의 무책임함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견 타당한 지점을 짚고 있었다. 무소속 한덕수 후보와 김문수 후보 간의 단일화 시도는 정당의 절차성과 정체성 모두를 훼손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내 일부도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메시지를 전달한 ‘메신저’는 설득력을 잃고 있었다. 회견은 당내 조율이나 공유 없이 전격적으로 진행됐고, 박 의원의 발언은 일방적 선언처럼 들렸다. 더욱이 ‘민주당 입당 가능성’까지 직접 언급하면서 그의 정치적 무게감은 오히려 더 가벼워졌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박 의원의 이번 행보에 대해 “말은 옳았지. 하지만 너무 늦었고, 너무 자주 갈아탔다”며 “결국 남은 건 진심이 아니라 방향 감각을 잃은 이탈뿐이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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