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국민의힘 등 소위 대한민국 보수 정당의 강점은 '끈끈한 결집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 강행으로 역풍이 불어 100석도 장담 못할 정도로 대위기에 직면했으나 천막 당사 등으로 보수층의 결집을 이끌어내고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비하' 발언을 트집잡아 121석을 획득하며 열린우리당과의 의석 차를 31석 차이로 좁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민의힘은 과거 자신들의 강점이었던 '끈끈한 결집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서도 국민의힘은 '끈끈한 결집력'은 실종된 채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관련으로 온갖 파열음을 내며 안 그래도 불리한 선거를 더욱 불리하게 만들었다.
결국 최종 후보로 선정된 김문수 후보가 한덕수 전 후보 측에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지만 한 전 후보 측에서 고사하는 등 서로 앙금만 남아 제대로 화합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현재 따로국밥으로 노는 국민의힘의 모래알 조직력을 꼬집은 게시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민의힘 현재 상황 정리.txt'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보면 현재 국민의힘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게시글의 모습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안 그래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일으킨 12.3 내란 사태와 그로 인한 파면, 탄핵정국 당시 보인 '윤석열 방탄' 행보로 불리한 선거인데도 스스로 뭉치지 못한 채 따로 놀며 더욱 판세를 불리하게 꼬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즉, 과거의 보수 정당이 보였던 강점이었던 위기 상황에서도 굳건히 결집하는 끈끈한 결집력은 모두 실종된 채 서로 따로 놀고 있는 모래알 조직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국민의힘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어차피 이번 대선은 패배로 굳어지고 있으니 내년 지선을 노리고 당권을 누가 장악하느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국민의힘의 분위기는 너무도 어수선하고 서로 따로 놀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당장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와 출당 여부에 대한 메시지부터가 제대로 통일이 안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거에 있어 통일된 메시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치명적인 실책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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