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 혁신도시(내포신도시) 공공기관 이전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국회의원선거 때마다 등장했던 ‘단골 공약’이다. 거꾸로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예기다.
제21대 대선에서도 거대양당이 이 카드를 꺼냈데, 5년째 개점휴업 상태에서 이번엔 희망 고문이 끝날지 이목이 쏠린다.
주지하다시피 내포신도시는 2020년 혁신도시로 지정됐지만, 현재까지 정부의 2차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발표는 차일피일(此日彼日)이다. 그야말로 간판만 혁신도시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굿모닝충청>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16일 발표한 ‘우리동네 공약’ 예산군 편으로 내포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추진을 내걸었다.
이 후보는 지난달 17일 충청지역 공약을 발표하며 “중단된 공공기관 이전을 조속히 재개해 무늬만 혁신도시가 아닌 실질적 기능을 갖추겠다"며 "대전과 충남 혁신도시에 지역 경쟁력을 고려한 공공기관을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정책 공약집에도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국토균형발전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담았다.
앞서 15일 예산상설시장을 찾은 추미매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백브리핑을 통해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정책을 그 무엇보다 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도 마찬가지다.
김 후보는 26일 천안시 소재 국민의힘 충남도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 등 정부 기관을 포함한 공공기관의 2차 이전을 조기에 추진하겠다”며 “600여 개 이상의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취임 1년 내 확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대학 출신자 채용 비율도 기존 30%에서 40% 이상으로 상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25일 홍성군 유세에서도 “도청이 있는 내포신도시에 와보니 참 좋았다. 경북도청보다 더 잘 지은 것 같다”며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홍성과 예산을 확실하게 발전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김 후보는 “공공 인프라 조성으로 충남 혁신도시를 완성하겠다”면서 ▲KBS 복합방송시설 건립 ▲충남대 내포캠퍼스 설립 ▲과학영재학교 설립 공공기관 합동임대청사 건립 등을 약속했다.
반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공공기관 이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16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이 후보는 관련 질문에 “전국적으로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서는 많은 일자리가 확보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산업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공공기관 이전보다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산업 등을 유치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지역에서는 예전과 달리 이번에는 실현될 것 같다는 기대감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대권 주자들이 공공기관 2차 이전을 핵심 공약에 반영하면서 국정과제로 반영될 여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혁신도시 시즌2 밑그림이 될 국토교통부의 1차 공공기관 이전 성과 평가 결과가 올 하반기 발표 예정인 점만 봐도 그렇다.

다만 아쉬운 점도 남는다. 비록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직전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는 한국에너지공단과 녹색에너지연구원 2곳을 콕 짚어 공공기관 이전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각 후보들의 공약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윤 후보가 언급한 해당 공공기관의 경우 애초에 이전 대상이 아니었다는 점이 뒤늦게 확인된 바 있다.
기존 혁신도시 등 지자체 간 치열한 유치 경쟁에 따라 막연한 기대도 섣부르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도는 일찌감치 중점 유치 대상 기관 44개를 설정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김태흠 지사는 한발 더 나아가 ‘우선 선택권(드래프트제)’을 요구했다.
도는 이와 함께 새 정부 출범 직후 수도권에 위치한 150여 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전 제안서를 일괄 발송할 방침이다. 공공기관 이전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취지다.
유윤수 도 공공기관유치과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정부 출범에 발맞춰 충남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이전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책적 목표 실현을 위해 충남이 혁신도시의 리더를 자처함으로써 중심적인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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