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신성재 기자]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가 정청래·박찬대 당대표 후보 간의 양강 구도로 압축된 가운데, 첫 합동연설회가 예정된 충청권, 그 중에서도 대전이 전략적 주목을 받고 있다. 정청래는 강한 개혁 메시지를 통해 당심의 결집을 호소하고 있고, 박찬대는 당정 조율 능력과 포용적 리더십을 앞세워 실용적 균형감을 강조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리더십의 스타일과 개혁의 추진 방식은 분명히 다르다.
정청래 후보는 지난 10일 대전시당사에서 열린 시·구의원 및 핵심당원 간담회에서 “검찰청은 조직법상 폐지 대상이며, 방망이만 치면 된다”며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검사라는 존재는 헌법상 폐지할 수 없지만, 검찰청은 법률로 존폐를 결정할 수 있다. 법은 이미 준비돼 있고, 통과만 시키면 된다. 시행만 6개월 또는 1년 유예하면 현장 혼란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대표는 간이 크면 된다. 그 배짱으로 전광석화처럼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자 현직 의원인 이성윤 의원이 동석해 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검찰개혁·사법개혁·언론개혁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업이며, 당대표는 이 개혁 드라이브의 선봉장이 되어야 한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한 당권 경쟁이 아니라 개혁 완수를 위한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시작한 일을 내가 책임지고 마무리하겠다”며 “대통령 지지율 70% 시대를 여는 강한 리더십, 그것이 당대표의 역할”이라고도 말했다.
이에 맞서는 박찬대 후보는 “당대표는 스타플레이어가 아니라 전략을 짜는 감독”이라고 정의하며,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성과 실무 경험을 내세웠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는 정치적 신뢰를 넘어선 운명적 동행”이라며, 비서실장·수석대변인·원내대표·대표 직무대행까지 맡아온 당정 경험을 강조했다. 자신이 정청래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지명하고 설득했던 과정까지 언급하며, 당 내 조율력과 동료 신뢰를 기반으로 한 서번트 리더십을 부각했다.
정청래가 당원 중심 정당과 속도 있는 개혁을 전면에 내세운다면, 박찬대는 총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외연 확장과 조율형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재명 정부 성공의 첫 번째 징검다리는 내년 지방선거의 압승”이라며, 개혁과 민생을 함께 챙기는 유능한 여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정청래의 선명성과 박찬대의 실무형 안정감을 놓고 당심이 분화되는 흐름이 감지된다. 그러나 이들의 정치적 입장 차이는 ‘친명 내 경쟁’이 아닌 ‘누가 더 충실한 개혁 파트너인가’를 놓고 벌이는 건강한 경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총 5차례의 순회 경선에 돌입한다. 충청이 첫 연설 무대라는 점에서, 대전은 단순한 지역이 아닌 정치적 기준점으로 작동할 전망이다. 이후의 흐름은 충청에서 형성된 초기 당심의 방향성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히 당권을 놓고 겨루는 싸움이 아니라, 개혁의 명운과 이재명 정부 1년 차의 성공을 좌우할 리더십 선택”이라며 “그 시작점에 대전이 서 있다는 건 상징 이상의 의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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