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는 8월에 열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불출마하는 대신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많은 동료시민들, 당원들과 함께 정치를 쇄신하고 우리 당을 재건하겠다. 보수가 다시 자랑스러워지는 길을 멈춤없이 뚫고 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8월에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을 했다. 그는 자신이 한 달여 동안 많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그들 모두 하나 같이 현재 국민들에게 보이고 있는 국민의힘과 보수 정치의 모습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혁신을 거부하는 것을 넘어 이참에 아예 우리 당을 극우화 시키려는 퇴행의 움직임도 커졌다. 지난 대선에 우리 당 후보로 나섰던 분, 당권 도전을 선언한 분들까지 맞장구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문수 후보와 그와 마찬가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다른 후보들을 향해 강한 비판을 했다.
한 전 대표는 "진짜 보수의 정신, 진짜 국민의힘의 정신은 극우화와 퇴행이 아니라 헌법과 민주주의 안에 있다. 우리가 그 정신을 지켜내면서 퇴행을 거부하고 혁신할 때만이 보수를 다시 당당하게, 자랑스럽게 만들 수 있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도 되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 때 비로소 우리는 국민들께서 바라시는, 이재명 정부가 잘못할 때 매섭게 내리치는 회초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어떻게 해야 우리 당이 뒤로 가는 것을 막고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지 숙고를 거듭했다"며 "저는 당의 주인인 당원을 속이고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을 실망시키는 기득권 다툼 대신, 현장에서 국민과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하려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풀뿌리 민심과 당심이 제대로 움직여야만 보수정치의 체질개선과 재건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또 "더 많은 동료시민들을 만나고 더 많은 이야기를 경청하고 진짜 보수의 정신을 전하겠다. 우리 당을 진짜 보수의 정신으로부터 이탈시켜 극우로 포획하려는 세력들과는 단호히 싸우겠다"고 선언하며 "혁신을 방해하는 걸림돌은 과감히 치우겠다. 과거를 성찰하고 개혁의 길에 동참하겠다는 사람들은 포용하고 통합하겠다. 퇴행 세력들이 ‘극우의 스크럼’을 짠다면 우리는 ‘희망의 개혁연대’를 만들어 전진해야 한다"며 소위 친윤 세력들과 싸우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끝으로 그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좋은 정치는 '윤어게인'이 아니라, 보수가 다시 당당하고 자랑스러워지도록 바로 세우는 '보수어게인'"이라며 "그런 좋은 정치 하고 싶다. 좋은 정치 하겠다"고 했다.
즉, 현장으로 나아가 그곳에서 보수 혁신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인데 일각에서는 이런 한 전 대표의 움직임에 대해 소위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해 전당대회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발을 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간 한 전 대표가 정치적 모험과 결단이 필요한 시점에서 단 한 번도 그런 결기를 보여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민의힘 지지층들 중 소위 '골수 친윤'들 사이에선 한동훈 전 대표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이뤄지도록 등을 떠민 배신자란 낙인이 찍힌 상태이다. 한 전 대표 본인에 앞서 '배신자'로 낙인 찍혔던 유승민 전 의원은 박근혜 씨가 파면된 이후 정치판에 복귀하지 못하고 여전히 야인(野人)으로 맴돌고 있다.
실제 한 전 대표는 대선 경선에서 끝내 김문수 후보의 벽을 넘지 못하며 낙선의 고배를 마셨고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당 대표 적합도 조사의 경우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김문수 전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여론이 가장 높아 한동훈 전 대표에게 승산이 희박한 것으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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