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홍순구 시민기자]

올해 추석 밥상머리를 차지할 주인공은 단연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될 듯싶다. 체포 직후 그녀가 외친 대사가 너무나 압권이다.
“이재명이 시켰습니까, 정청래가 시켰습니까, 아니면 개딸들이 시켰습니까.”
마치 시나리오 작가라도 붙잡고 밤새 준비한 듯한 대목이다. 혐의는 선거법 위반과 국가공무원법 위반인데, 그녀는 이를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희생된 열사처럼 포장한다. 이쯤 되면 법정보다 무대가 더 어울릴듯 싶다.
문제는 팩트다. 경찰의 출석 요구를 거듭 거부하다 결국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 체포된 것, 그게 전부다. 하지만 그녀의 언어는 기묘하게 변주된다. 불법은 “투쟁”으로, 법 집행은 “정치 보복”으로 둔갑한다. 그렇게 탄생한 캐릭터가 바로 ‘보수의 여전사’다.그러나 “전쟁이다”라는 그녀의 일갈은 결국 ‘셀프 전쟁’, 자기 연출과 자기 홍보용 전쟁으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오늘 열리는 체포적부심사 결과와 무관하게, 이 사건은 이미 추석 밥상 위 최대 화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정치적 수사가 사법적 진실을 덮어버릴 위험이다. 여론의 호응을 등에 업고 “정치 보복”이라는 낡은 프레임을 재활용하는 모습은 국민적 피로감만 키울 뿐이다.
돌이켜 보면 그녀의 ‘몸집 불리기 쇼’는 방통위원장 시절부터 이어져왔다. 공영방송에 칼을 들이대며 “방송 발전”을 외쳤지만, 정작 남은 것은 권위적 행정과 정치적 과잉 퍼포먼스였다. 약 1년여의 방통위원장 재임 기간 동안 실제 방송 발전에는 기여한 바 없이, 과도한 오지랖 행보를 통해 오히려 정치극의 한 장르를 개척한 듯 보인다.
그녀의 마지막 인사는 차라리 “굿바이”로 끝났어야 했다. 그러나 “씨유”라는 욕망을 넣으면서, 결국 추석 밥상머리에서 불청객으로 초대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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