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경기도 시흥시와 안산시, 화성시에 둘러싸인 호수인 시화호는 1987년 시화방조제로 바닷물을 막으면서 만들어진 인공 호수이다. 이 호수는 한때 '죽음의 호수'라 불렸을 정도로 환경오염이 극심했지만 지금은 수달도 나타날 정도로 생태계가 회복됐다.

본래 시화호는 1987년 시화방조제 건설을 시작해 1994년에 완공된 후 바닷물을 빼내 담수호가 됐다. 시화호를 만든 목적은 간척사업을 통해 농경지 면적을 넓히고 농업용수를 용이하게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 호수가 죽음의 호수가 됐던 이유는 바로 인근의 공단들 때문이다. 시화호 인근의 시흥시 정왕동은 수도권 최대 공업단지인데 비양심적인 공장주들이 공장 폐수를 시화호로 흘려보내면서 호수가 오염됐던 것이다. 결국 원래 목적이었던 간척 사업을 포기하고 수천억 원을 또 들여서 오염 방지 공사를 추가로 해야 했다.

그러나 오염은 없어지지 않았고 그나마도 2001년 이후로는 정부도 완전한 정화를 포기하고 바닷물을 집어넣어 해수호가 되었다. 결국 원 상태로 되돌리고 난 이후에야 수질 개선이 이뤄진 것이다. 지금은 수달도 보일 정도로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시화호 주변에 대규모 공업단지가 있어 비가 오면 주변 공장에서 몰래 버리는 오폐수로 인해 오염되는 경우가 잦다.

시화호가 주는 교훈은 결국 인간이 함부로 자연에 손을 대려 했다가는 큰 화를 부른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인간도 결국 자연의 구성원일 뿐 자연을 지배할 수 있는 권리는 어디에도 없건만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인간 스스로가 '자연의 지배자'라고 착각한 채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금 반성하게 된다.

과거 구 소련에는 시화호와는 비교도 안 될 '죽음의 호수'였던 카라차이 호라는 호수가 있었다. 카라차이 호가 오염된 이유는 핵연료 재처리 공장이었던 마야크 재처리 공장 때문인데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버릴 폐기장을 새로 건설할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당시 관점에서 강으로 흘러가지 않고 고립된 것처럼 보이는 카라차이 호가 적합하다고 생각해 함부로 그 호수에다 방사성 폐기물을 갖다 버렸다.
그 호수에 버려진 방사능의 양은 무려 444경 베크렐이라 하는데 이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폭발 사고 당시 배출된 방사능의 양(37경 베크렐)보다 무려 10배 이상 더 많은 수치다. 소련이 붕괴된 후 러시아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호수를 정화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카라차이 호를 모두 콘크리트 블럭과 자갈을 채워 매립했다. 애초에 정화는 불가능했던 것이다.

시화호와 카라차이 호의 공통점은 모두 인재(人災)로 인해 호수가 오염됐다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환경오염은 더욱 가속화됐고 인간이 지구를 망치는 주범이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할 수 있다. 기술 발전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지만 환경과의 조화도 생각하지 않는다면 제2의 시화호와 제2의 카라차이 호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시화호를 둘러보며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인간의 필요에 따라 자연을 마구잡이로 훼손한다면 결국 자연도 언젠가는 인간에게 냉혹한 심판을 내리게 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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