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2.3 내란 사태 이후 국민의힘의 극우화가 점점 더 노골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것을 두고 극우 세력들의 주장에 편승해 이재명 정부를 비난하는가 하면 제주 4.3 사건을 노골적으로 왜곡한 극우 영화 건국전쟁2를 관람하는 등 오로지 극우 세력들만 바라보고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우선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 문제에 대해 국민의힘은 극우 세력들의 주장에 그대로 편승했다. 지난 9월 29일 나경원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무부가 국정자원관리원 화재와 출입국 심사는 무관하다며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밝혔다"며 무비자로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국내에 불법체류하며 범죄를 저지를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1일에는 김민수 최고위원 역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무비자 입국으로 (중국인들의) 불법 체류와 불법 취업이 예상되고 무비자 제도를 악용한 범죄조직 등의 침투 가능성도 있다"며 "한적한 곳에서 차가 내 앞을 가로막고 선다면 지체 말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도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9일엔 주진우 의원이 "6만5000명의 중국인 불법 체류는 강력 범죄, 마약, 탈세로 직결된다. 이것부터 못 잡으면 치안이 무너진다"며 "중국인 간첩 활동이 늘어나는데 민주당은 간첩죄 개정도 막는다. 중국 눈치보기다. 무비자로 인해 '간첩 천국'이 될 수 있다"고 비난을 쏟아낸 것은 물론 사실 왜곡까지 서슴지 않는 주장을 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이재명 정권을 향해 "중국 눈치 보며 안보 외교를 포기하는 것은 국민주권에 대한 배신이다"라고 비난하며 극우 세력들의 주장과 궤를 같이 했다. 이재명 정부에 '친중' 딱지를 붙임으로서 극우 세력들과 한패임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인 무비자 입국 정책은 윤석열 정부가 만든 것이라고 설명하며 "2023년, 윤석열 대통령이 내수 활성화 대책을 지시하며 중국인 무비자 환승입국을 추진했고 2024년, 한덕수 총리가 단체 관광객 무비자 시범시행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같은 시기, 주진우 의원은 '내가 반영했다'며 크루즈 단체 무비자 사업을 홍보했고 2025년 3월, 최상목 대행이 중국인 단체관광객 비자 면제를 직접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바로 윤석열·한덕수·최상목·주진우의 합작품이다"고 일침했다.
결국 국민의힘이 저런 행태를 벌인 것은 최근 '부정선거 음모론' 기반 혐중 시위를 이어가는 극우 세력들의 눈치를 보고 저런다고 볼 수밖에 없다. 대놓고 제노포비아를 조성하는 정당이 무슨 공당의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범죄가 우려되기 때문에 중국인 무비자 입국을 막아야 한다면 본인 정부의 과거에 대해서부터 반성해야 순서 아닌가?
"그 땐 맞고 지금은 틀리다"도 아니고 자신들이 먼저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추진했고 그 때 확정됐으나 내란 때문에 지연됐던 것을 두고 슬그머니 이재명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순전히 혐중 시위를 벌이고 있는 극우 세력들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주 의원의 간첩죄 관련 발언 역시 사실 왜곡이며 극우 세력들 선동 발언에 불과하다.
국내에 불법체류를 하는 외국인이 중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고 범죄를 저지르는 외국인 역시 중국인만 있는 것이 아님에도 중국인들만 콕 집어서 저런 발언을 하는 것은 국민 안전을 빙자한 혐중 발언에 불과하다. 그렇게 외국인들로부터 위협받는 국민들의 안전이 걱정이 되면 북한처럼 쇄국정책을 펴면 된다. 그럼 우리 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더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제주 4.3 사건을 왜곡한 극우 영화 건국전쟁2 관람이라고 생각된다. 제주 4.3 사건은 명백히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 그리고 서북청년단을 위시로 한 극우 개신교 단체가 '빨갱이 때려잡기'란 미명 하에 제주도민들을 마구잡이로 학살한 사건이었다. 건국전쟁2는 그런 제주도민 학살 사건을 이승만 찬양을 위해 왜곡, 미화한 영화다.
지금도 극우 단체들은 제주 4.3 사건을 왜곡 선전하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거기에 편승하고 있다. 이것 또한 극우 세력들 눈도장을 찍는 것이 목적이 아니면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현재 국민의힘은 사실상 자유당의 망령이 되살아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퇴행적이고 반동적이기까지 한 극단적 매카시즘에 함몰돼 독재정권을 찬양하고 그 독재정권이 자행한 양민 학살 사건을 미화하는데 앞장서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극단적인 제노포비아에 편승하기까지 하고 있다.
이런 국민의힘의 행태를 보면 우리가 대놓고 혐한 발언하는 일본 자민당이나 역시 인종차별주의를 부르짖는 프랑스의 극우 정당 국민연합,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 등을 비판할 처지가 되나 싶을 정도다. 극우 세력들의 혐중 행태를 대놓고 선동하고 부추기는 국민의힘의 태도가 저들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국민의힘이 극우 세력들의 눈도장 찍기에 바쁜 것은 아무래도 슬슬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허니문 기간에 치러졌던 2022년 8회 지선 이후 크고 작은 선거에서 연전연패를 기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6년 9회 지선에서도 승산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니 집토끼부터 결집시키자는 뜻으로 저렇게 '우클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런 국민의힘의 전략은 큰 효과를 못 볼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미 8년 전에 자유한국당이 2018년 7회 지선에서 처참하게 패배하며 '우클릭'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바 있다. 그 당시에도 홍준표 당시 대표를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를 향해 극단적인 비난을 쏟아냈고 평창올림픽을 두고 '평양올림픽' 운운하며 깎아내리기에 집중했지만 결과는 텃밭인 대구·경북만 겨우 지키는 것에 그쳤다.
지금 국민의힘의 행보도 그 때 자유한국당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으니 결과는 대동소이하리라 생각된다. 명색이 공당이라면 생산적인 뭔가를 내놓아야 할 것인데 지금 국민의힘은 극단적 지지층의 호응에 심취한 나머지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하고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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