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국민의힘 성일종 국회의원(충남서산·태안)의 말 한마디가 지역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처리수’라 불러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인데, 천수만과 가로림만 등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서산·태안 주민들을 생각할 때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테스크포스(TF)’ 위원장인 성 의원은 지난 11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질문에 “우선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가 우리 바다를 오염시키거나 아니면 국민 식탁에 오르는 생선들이 안전한지 살펴보기 위해 우리 당에서 활동하는 TF”라고 설명했다.
이에 진행자는 “방금 전 ‘처리수’라고 했는데, 정부도 후쿠시마 오염수를 ‘처리수’로 바꾸는 걸 검토하는 얘기가 있다”며 “당에서도 공식적으로 오염수보다는 처리수를 쓰기로 한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성 위원장은 “전 세계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주축이 돼 다핵종들이 걸러지는지 안 걸러지는지 지금 다 검증해서 국제법적으로 기준치 이내에 들어왔을 때 그 물을 바깥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것”이라며 “바깥으로 방류하는 물에 대해서는 일단 처리해서 나가는 것이므로 '오염처리수'라 쓰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와 유사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조한기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은 유튜브를 통해 성 의원의 발언을 확인한 뒤 “일부 네티즌들은 ‘그냥 청정수라고 부르지’라며 비아냥대고 있다”고 질타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이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130만 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알프스’라는 기계로 다핵종을 제거하는데 무려 21년이 걸린다고 한다”며 “(그러나) 원전 오염수 다핵종을 다 제거할 수 있는가에 대해 확실하게 검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전 비서관은 또 “오염수를 처리수로 바꾼다고 해서 방사능 피폭 위험이 사라지나?”라며 “말장난 하지 마라. 우리 바다와 어민 다 죽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대표 언론인 중 한 명인 <태안신문> 신문웅 편집국장도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오염수 방류되면 우리는 다 죽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김양식 어민의 반응을 전한 뒤 “단순한 불안감이 아닌, 국민 상당수가 반대하는 선택을 하지 않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성 의원의 지역구인 서산(1607명)과 태안(7404명)지역 어민은 2019년 기준 약 1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태안의 경우 559km의 해안선과 114개의 도서에 어선만 1686척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져, 성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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