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3일 국민의힘이 페이스북에 ‘총선 폭망’ 경고를 한 이언주 전 의원에게 징계를 내린 소식이 알려졌다. 이에 이언주 전 의원은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에 명분 없는 공천을 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지도부가 ‘셀프 징계’를 하기 바란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언주 전 의원은 지난 9월 15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계속 가면 내년 총선은 거의 '폭망'일 것"이라고 말했는데 지난 12일에도 이언주 전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패인을 분석하면서 이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총선도 패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17%p 차 이상의 격차로 대패한 원인을 총 3가지로 꼽았다. 첫째는 국정지지획득에 실패하고 명분없는 공천을 밀어붙인(?) 대통령과 대통령실, 정부이고 둘째는 그걸 바로잡지도 못하고 선을 긋지도 못한 채 앞장서 맹종한 당 지도부이며 셋째는 문제의식이 없었거나, 있어도 권력과 공천이 두려워 아무말도 못하고 끌려다닌 의원들과 핵심당직자들이라고 직격했다.
한 마디로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 그리고 그 대통령실의 거수기 노릇만 한 현재의 김기현 지도부 그리고 공천이 두려워 꿀 먹은 벙어리가 된 소속 의원들이 패인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 전 의원은 “결국 위 원인들을 바로잡지 않으면 총선 과반은 커녕 지금 의석의 유지도 힘들다는 얘기다.”고 했다. 사실상 저 3가지 원인을 시정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100석 미만에 그칠 것이란 경고다.
이 전 의원은 “더구나 내년 총선은 여지없는 대통령 중간평가 성격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거나, 그게 안되면 당이 대통령과 다른 노선을 가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 과거 민심을 잃어 탄핵까지 이른 정당이 가까스로 회생해 가다가 다시 크게 민심을 잃게 되면 이젠 회생이 불가능해진다. 정당의 목적인 정권 재창출마저 기대난망이 된다.”라고 내년 총선의 의미를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윤석열정권과 현재의 국민의힘을 심판했을 뿐 보수의 가치를 저버린 게 아닌데, 잘못된 권력자들이 국민들을 그 가치로부터도 멀어지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를 둘 것을 주문했다. 또 만약 당이 바뀌지 않을 경우 대안을 위한 여정에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주의 촉구’라는 징계를 내렸다. 이에 이언주 전 의원은 13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내가 이대로 가면 총선폭망이고 특히 수도권은 강남도 어려울 수 있다고 민심을 경고했더니 당은 징계(주의)로 입막음하려 했다.”고 분노를 표했다.
그러면서 “양심이 있다면 명분없는 공천을 강행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지도부가 셀프 징계를 하기 바란다.”고 윤석열 대통령 및 국민의힘 수뇌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심기를 건드렸기에 징계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언주 전 의원은 최근 들어 윤석열 대통령 및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아마도 이는 그녀가 재보궐선거 패배의 한 축으로 지적한 ‘문제의식이 없었거나, 있어도 권력과 공천이 두려워 아무말도 못하고 끌려다닌 의원들과 핵심당직자들’에 속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이 전 의원은 부산광역시 남구 을의 당협위원장으로 있다. 그러나 본래 그녀는 부산 영도구 출신이고 본래도 중구․영도구 선거구에 출마하려 했으나 황보승희 의원에게 밀려 남구 을에 전략공천을 한 것이며 남구와는 아무 인연이 없다. 거기다 현재 부산 남구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내년 총선에서는 합구가 불가피하다. 이미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그곳은 매번 선거구 조정 대상으로 거론됐다.
그런데 문제는 남구 갑 현역 의원은 현재 윤핵관 중 하나로 꼽히는 인물이자 여의도연구원장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고 남구 을의 현역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란 점이다. 그러므로 이변이 없다면 남구 갑 현역 의원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과 남구 을의 현역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 간 빅매치를 붙일 가능성이 크고 이언주 전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불륜 및 불법 정치자금 수수 논란으로 인해 불출마를 선언한 황보승희 의원의 지역구이자 본인 출생지가 있는 중구․영도구로 가고 싶어도 이미 그곳엔 곽규택 변호사를 비롯해 줄을 선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상황이다. 이것이 이언주 전 의원이 현재 거침없이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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