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장제원,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2일 윤핵관의 대표 인사 중 하나로 꼽힌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장 의원은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명이라 생각한다. 저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역사 뒤편에 서서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또 한 번 백의종군의 길을 간다. 이번엔 마지막 공직인 국회의원직"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 절박한 게 어디 있겠나. 총선 승리가 최소한의 조건이다. 그래서 제가 가진 마지막을 내어놓는다.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원 동지 여러분, 부족하지만 저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장 의원은 "가슴이 많이 아프다. 국회의원직에 대한 미련도, 정치 아쉬움도 아니다. 한결같이 응원해 주신 사상구민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존경하는 구민 여러분 감사드린다. 평생 살면서 갚겠다"고도 말했다.

이렇게 대부분의 기성 언론들은 두 달 전 같은 당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구 갑)이 서울 출마 선언을 할 때와 같이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어려운 당을 위해 봉사하는 것인 양 포장하고 있다. 하지만 장제원 의원의 갑작스러운 총선 불출마 선언 역시 매우 복잡한 속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지난 12월 1일 일요신문 단독 보도로 동서대학교 20여 개 건물 청소용역을 20년간 독점한 부산의 H 업체 대표이사와 사내이사가 장 의원에게 지난 6년간 총 6000만 원을 '쪼개기 후원'한 의혹이 알려졌다. 동서대학교와 그 옆의 경남정보대학교는 모두 장제원 의원의 선친인 장성만 전 의원이 설립한 학교이다.

그 때문에 두 학교의 도서관 역시 장성만 전 의원의 호를 따서 민석도서관이라 불리고 있다. 또 동서학원 이사장은 장 의원의 모친인 박동순 씨이고 동서대학교 총장은 장제원 의원의 형인 장제국 씨이다. 문제는 이 일요신문의 단독 보도 기사가 나온 시점이 참으로 묘하다는 것이다.

지난 11월 11일 장제원 의원이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에 기반을 둔 외곽 조직 '여원 산악회' 15주년 기념식에서 서울 출마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이 일요신문 단독 보도 기사가 나온 것은 그로부터 20여 일 정도 지난 시점이었다. 일요신문은 과연 어떤 경로로 이런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됐는지 의문이 남는다.

또 12일 머니투데이 단독 보도 기사에 따르면 장제원 의원이 전격 불출마 선언을 하기에 앞서 대통령실 측에 이를 통보했다고 한다. 본인이 총선에 안 나오는 것을 왜 굳이 대통령실에 알린 것인지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가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었다고 ‘천기누설’을 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하태경 의원이 갑작스럽게 부산 해운대구를 떠나 서울 종로구 출마 선언을 한 것에 많은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 친구인 검사장 출신의 석동현 변호사에게 밀렸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하태경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구 갑이 보수 정당 텃밭이듯이 사상구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 사상구는 1995년 북구에서 분구된 이래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이 당선된 것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된 그 1번을 제외하면 모두 보수 정당이 차지했다. 때문에 이번 장제원 의원 또한 하태경 의원과 마찬가지가 아니냐는 의심을 해볼 수도 있다.

즉, 대통령실이 부산 사상구에 검사 출신 인물을 심기 위해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통해 “부산 사상구에서 나가라”는 신호를 줬는데 장제원 의원이 “안 나가겠다”고 버티자 언론에 ‘쪼개기 후원’ 의혹을 풀어 쫓아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추측일 뿐 제대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다만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 시점이 묘하기에 이런 의심을 할 수 있다.

또한 김기현 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머니투데이 단독 보도에서도 김기현 대표가 12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고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그리고 김 대표가 수도권 험지 출마나 불출마 선언 수준을 넘어 대표직 사퇴까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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