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예비후보 심사 기준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나?

현역 의원들에겐 느슨하게 원외 정치 신인에겐 엄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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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정치 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 그는 최근 서울 마포구 갑 예비후보 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사진 출처 : 노웅래 의원 페이스북)
불법 정치 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 그는 최근 서울 마포구 갑 예비후보 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사진 출처 : 노웅래 의원 페이스북)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2대 총선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각 지역구마다 총선 출마를 위해 출사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심사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비판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원외 정치 신인들에게는 한없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현역 의원들에게는 잣대가 느슨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 마포구 갑 예비후보 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은 노웅래 의원과 서울 성북구 을 예비후보 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은 기동민 의원 등이 있다. 만약 이들이 조직력을 앞세워 경선에서 승리해 최종 후보로 선출된다면 도덕성 논란에 불을 지피게 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문제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노웅래 의원의 경우 선친인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인물로 노 씨 부자가 도합 9선을 지낸 대표적인 세습 정치인이자 정치 토호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노 의원은 사업가 박 씨로부터 태양광 발전 사업 및 인사 관련 청탁과 함께 6,000만원의 뇌물을 다섯 차례에 걸쳐 나눠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검찰은 노 의원이 2020년 7월 2일 국회 사무실에서 박 씨의 아내인 조 교수가 태영광 사업 청탁과 함께 노 의원에게 1,000만원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두 사람이 만날 당시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녹음돼 있는 녹음파일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돈 봉투 소리’는 지난해 12월 노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에 논란이 됐다.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며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밝힌 것이다. 물론 노 의원은 이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조작이라고 주장해왔다. 작년 7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선 “잡음 소리가 들리는 것을 검찰이 돈 봉투 소리라고 조작했다”는 주장까지 폈다.

하지만 노 의원은 최근 자신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이환기 판사) 재판부에 “조 교수로부터 당시 500만원 미만의 정치 후원금을 받았는데, 실수로 신고 절차를 밟지 않은 적이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법적으로 후원 처리가 가능한 500만원 미만의 정치 후원금만 받았다는 취지다.

또 조 교수가 돈을 전달한 날 태양광 사업 관련 이야기를 꺼내기는 했지만 이는 부정한 청탁이 아니라 국회의원이 통상적으로 받는 민원 청위 수준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아울러 해당 날짜를 제외한 다른 날짜엔 돈을 받은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노웅래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가 유죄인지 무죄인지는 재판을 통해 판가름이 나겠지만 현재 그의 상황은 상대 정당에 좋은 먹잇감을 제공하고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안 그래도 최근 서울 마포구는 부동산 폭등으로 인해 민심이 돌변한 ‘마용성’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역시 불법 정치 자금 수수 혐의에 연루되어 있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하지만 그 역시도 서울 성북구 을 예비후보 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사진 출처 : 기동민 의원 페이스북)
역시 불법 정치 자금 수수 혐의에 연루되어 있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하지만 그 역시도 서울 성북구 을 예비후보 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사진 출처 : 기동민 의원 페이스북)

그 밖에 기동민 의원의 경우 라임 사태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데 검찰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016년 2월에서 4월, 당시 20대 총선 국회의원 후보였던 기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건넨 것으로 판단했다. 이수진 의원과 김영춘 전 장관에게는 각각 500만원, 김갑수 전 열린우리당 대변인에게는 5000만원이 건네진 것으로 봤다. 다만 피고인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런데 김봉현과 야권 정치인들 사이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기 의원 등에게 불법 정차자금이 건네진 게 맞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 전 대표는 필리핀 여행과 관련해 “김 전 회장이 폰타나 리조트에서 행사를 하는데 공간이 많이 비어 있다면서 거기서 쉬었다 가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며 “이를 김 전 대변인에게 이야기했고 기 의원, 이 의원과 함께 여행을 가게 됐다”고 말했다.

또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김 전 회장과 함께 기 의원 선거사무실을 방문했으며, 이 때 김 전 회장이 기 의원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기동민 의원 역시 해당 혐의의 사실 여부는 재판을 통해 판가름이 나겠지만 역시 상대 정당 후보들에게 먹잇감을 던져줄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사람은 모두 예비후보 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은 상태다. 그에 반해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적격 판정을 내리지 않았고 결국 불출마했다. 또 이경 상근부대변인 또한 보복 운전 논란을 끄집어내며 부적격 판정을 내렸던 바 있다. 강위원 특보 또한 ‘성추행’ 의혹을 문제삼아 부적격 판정을 내렸고 결국 불출마했다.

그리고 기동민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성북구 을에 역시 예비후보로 출마한 김성진 변호사 역시도 재산 문제를 트집잡아서 심사를 보류했다가 겨우 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렇게 원외 정치 신인들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그보다 훨씬 더 중차대한 혐의에 연루된 현역 의원들에게는 느슨한 잣대로 심사하고 있기에 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웅래 의원과 기동민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만일 유죄로 인정될 경우 당선됐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당선 무효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예비후보 심사가 과연 동등한 기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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