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29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은 결국 알맹이 없는 자화자찬으로 마무리됐다. 경제 전망과 연금 및 노동개혁,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40분 간 진행됐으나 그 속에서 국정기조의 변화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그 동안의 성과를 부풀리고 홍보하는 것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먼저 경제 분야에 대해선 "우리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고, 앞으로 더 크게 도약할 것이라고 국민 여러분께 분명하게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노력이 경제 성장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며 "이러한 우리의 경쟁력과 성장 추세를 지금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지금 우리 경제가 성장 중이며 전망이 밝다는 뜻인데 정작 국민들은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에 '자화자찬'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금 개혁 및 노동 개혁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윤석열 정부는 '개혁정부'"라고 주장하며 "개혁을 추진하는데는 저항이 따른다. 이전 정부들은 그 저항을 의식해 개혁을 주저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자평했다.
외교 분야에 대해선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로 외교지평이 넓어졌다"고 자평하며 "한일관계를 12년 만에 정상화 했다"고 덧붙였다. 친일 저자세 굴욕 외교로 비판을 받고 있음에도 끝까지 '한일관계 정상화'란 용어를 쓰며 자신의 외교 정책을 합리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윤 대통령은 "안보는 나라의 근간이며,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이라며 "튼튼한 안보의 토대 위에 자유통일 대한민국의 길을 열겠다"고 밝히며 "정부는 강력한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해 나가고 있다"며 "한미 연합연습을 재개하고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을 가속화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억제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을 언급하며 "이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헌법이 대통령과 국민에게 명령한 통일 비전과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자유의 가치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할 때, 우리의 자유와 번영을 북녘땅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자유 통일 대한민국으로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브리핑 내내 문재인 정부를 언급하며 또 다시 '문재인 정부 탓'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결국 40분 간 이어진 브리핑 내용을 요약하면 "문재인 정부가 저지른 실책을 자신들이 뒷수습하고 있다. 우리가 문재인 정부보다 일을 더 잘 하고 있으니 알아봐 달라"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이어진 기자 질의 시간에 채 상병 특검법 수용에 대한 질의가 나오자 윤 대통령은 "이미 청문회 자리에서 외압의 실체가 없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수용 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이어 "저는 지난 5월 10일 기자회견 때도 밝혔듯이 수사가 미흡하면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또 윤 대통령은 "수사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번에 경찰에서 장기간에 꼼꼼하게 수사해서 수사 결과를 거의 책을 내듯이 발표를 했고 제가 볼 때는 언론에서나 많은 국민들이 수사 결과에 대해서 특별한 이의를 달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다시금 채 상병 특검법 수용 의사가 없음을 보여 국민 전반적 여론과 동떨어진 시각을 드러냈다.
이후 질의에선 "국회에서 여야 합의를 거쳐 제3자 추천 특검이 통과되면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또 다시 '여야 합의'라는 조건을 붙였기에 여전히 채 상병 특검법 수용에 소극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로 진행된 국정브리핑이었지만 결국 대다수 국민들과의 시각 차만 극명하게 드러내고 자화자찬으로 얼룩진 자리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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