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9일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은 그야말로 '자화자찬'으로 점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근 국가적 비상사태로 떠오르고 있는 의료대란에 대해선 “비상 진료체계가 원활히 가동되고 있다”라며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을 내놨다.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도 국민 전반적 인식과 유리된 소리를 했고 경제 관련 분야에서도 친일 반민족 행태에 대한 지적에 관해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에 야당은 앞다투어 혹평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은 30일 황정아 대변인 명의로 '혼자만 ‘달나라’에 사는 윤석열 대통령, 제발 구름 위에서 내려오십시오'란 제목의 논평을 내어 비판했다. 즉, 윤 대통령을 두고 '달나라'에 살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황 대변인이 지적한 점들을 살펴보면 이렇다.
의료대란으로 인해 국민들은 '응급실 뺑뺑이', '의료 혼란'으로 아우성인데 윤 대통령은 국정브리핑에서 “병원 가봐라, 원활하더라”란 투로 말했다. 또 의료현장을 많이 가봤다고 했지만 공개일정에는 지난 4월 이후 5개월 가까이 의료 현장을 찾은 기록조차 없었다. 황 대변인은 이를 두고 "응급실·수술실, 대통령이 꿈에서 가봤다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또 친일 뉴라이트 인사 김형석을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해 전국민이 분노했음에도 윤 대통령은 "뉴라이트가 뭔지 모른다"는 유체이탈 화법을 썼다. 황 대변인은 "알았으면 친일 매국 주범이 될 수 밖에 없으니, 이를 은폐하기 위해 차라리 국정을 아예 포기한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칭호를 택하겠다는 뜻이냐?"고 지적하며 "국민을 이렇게까지 바보로 취급하는 대통령은 역대 처음"이라 했다.
그 밖에 윤 대통령은 검찰의 김건희 여사 황제 출장조사에 대해서도 "아무런 문제 없다"고 하고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에 대해서도 "실체 없다"고 했고 2분기 경제성장률 역성장에 OECD 국가 중 뒤에서 4번째 경제성적표를 받아놓고, "경제활력이 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황 대변인은 "이런 자화자찬에 이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완전히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하고 있으니 정말 별천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럼 도대체 윤석열 대통령은 왜 국민들의 아우성을 외면하고 '나홀로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있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첫 번째는 윤 대통령 특유의 성격에서 기인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지켜본 바 윤 대통령은 지나치게 자기 고집이 강하며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성격으로 보인다. 자기 고집이 강한 이런 유형의 인물들은 대부분 독선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즉, 자신이 하는 것은 무조건 옳고 남이 하는 것은 무조건 그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항상 "나는 잘 하고 있다"는 자기최면에 빠지기 쉽다.
윤 대통령이 현실을 보는 눈이 닫힌 것 또한 그 특유의 독선적인 성격으로 인해 자기최면에 걸렸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이런 유형의 성격을 가진 리더에게는 필연적으로 '간신배'들이 꼬이게 된다. 예부터 양약고구(良藥苦口)요 충언역이(忠言逆耳)라 했다. 그 뜻은 "좋은 약은 입에 쓰고 바른 말은 귀에 거슬린다"는 뜻이다.
독선적인 성격을 지닌 지도자의 경우 자신이 가는 길이 '바른 길'이라고 착각하고 있기에 아무리 주변에서 '잘못된 길'이라고 알려줘도 들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숙청하려 든다. 결국 충언을 하는 사람들은 하나둘씩 지도자의 곁을 떠나게 되고 남는 것은 살랑살랑 비위나 맞추며 아부를 늘어놓는 간신배들 뿐이다.
아니나 다를까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에 대해 대통령실은 “만족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부 평가도 만족이고, 대통령 스스로도 만족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간신배' 노릇을 하고 있으니 그가 제대로 현실 인식을 할 리 만무하다. 청와대를 '구중궁궐'이라며 용산으로 옮겨간 윤 대통령인데 정작 본인이야말로 '구중궁궐 속에 갇힌 암군'이라 생각된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이 3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을 향해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것인가, 아니면 대통령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는 고백인가?"라고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노 원내대변인의 말이 맞다. 지금 대통령실이 하는 행태는 전형적인 간신배의 행태라고 해도 무방하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는 임무를 띈 기관이니 올바르게 현실을 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비위만 살랑살랑 맞추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바보 대통령'을 만드는 모습이 지속된다면 국민들은 또 다시 국정농단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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