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0일 있었던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대통령 행세'에 보수 언론인 중앙일보도 비판을 쏟아냈다. 중앙일보는 안혜리 기자의 칼럼을 통해 김건희 여사를 가리켜 "본인에게 불리하면 숨고 잠잠해졌다 싶으면 광폭 행보를 다시 이어간다"고 비판했다.
안 기자는 12일 자정 무렵 <김건희 여사의 민생 행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두고 "우연치곤 좀 공교롭다"는 비판을 했다. 그가 말한 '우연치곤 공교로운' 김건희 여사의 행보는 첫 번째로 지난 8월 23일 공개된 쪽방촌 봉사 사진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을 통해 김건희 여사 비공개 출장 검찰조사 특혜 논란에 대해 부인하고 나섰던 그 날 쪽방촌 봉사 사진이 쪽방촌 봉사를 조직한 '행복나눔봉사회' 블로그에 올라갔다.
해당 블로그는 사진과 함께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한낮의 서울역 쪽방촌에서 4시간가량 봉사했는데, 김 여사는 땀이 이마를 적시는 와중에도 표정은 밝았다"며 "서툴지만 성실히 벽지를 붙이는 김 여사 모습에 주민들이 흐뭇해했고, 의미 있는 울림을 줬다"는 내용을 적었다.
그런데 이런 '한산한' 블로그를 어떻게 알았는지 일부 매체 기자들이 기사화했고 대통령실은 기사가 나온 뒤 '뒤늦게' "김 여사가 1365 자원봉사포털을 통해 일반 국민과 똑같은 절차를 거쳐 성사된 개인적 봉사로, 최소한의 수행원만 동행했다"고 밝혔고, 이게 또 더 많은 후속 보도로 이어졌다.
물론 안 기자는 해당 칼럼에서 "국민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저열한 몰카 공작이나 하는 친북 목사와 본인 권한 밖의 대북 정책을 논하는 것보다야 백배 천배 칭찬받을 일 아닌가"라며 최재영 목사를 '친북 목사'로 매도하고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을 가리켜 '저열한 몰카 공작'이라고 매도하는 행태를 저질렀지만 소셜 미디어 상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부정적 반응 일색인 점도 가감 없이 실었다.
그러면서 "쪽방촌 방문을 "빈곤 포르노"라며 손가락질한 경우도 있었지만, 봉사 내용 자체보다 김 여사의 '민생 행보'를 노출한 시기와 방법이 이런 부정적 여론에 더 영향을 끼친 게 아닌가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즉, 너무 대놓고 보여주기식 행보를 보여 국민들의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는 뜻이다.
안 기자는 그 날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제2부속실 설치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마땅한 장소가 없다, 청와대만 해도 배우자 쓰는 공간이 널찍한데 용산은 그런 공간이 없다"고 변명해 지지자들마저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는데 이런 와중에 김 여사의 쪽방촌 봉사 사진이 튀어나왔으니 "언론플레이로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는 것이냐"는 뒷말이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노출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안 기자는 해당 칼럼에서 "김 여사는 지금껏 본인에게 불리한 여론이 끓어오르면 공식 석상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신 '우연히 어딘가에서 찍힌 사진'같은 변칙적 언론 노출을 반복해왔다. 그러다 부정적 여론이 잠잠해졌다 싶으면 광폭 행보를 다시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실제 작년 11월 말 서울의소리 보도를 통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건이 알려진 후 김 여사는 장장 5개월 동안 '셀프 가택연금'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며 칩거했다. 그러다가 지난 6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명품백 수수와 관련 불기소 권고를 하자마자 대통령실 사진뉴스 코너엔 김 여사 비중이 확 커졌다.
또 안 기자는 지난 10일 김건희 여사가 마치 대통령처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119특수구조단 뚝섬수난 구조대, 한강경찰대 망원치안센터, 용강지구대를 각각 방문해 생명 구조의 최일선에 있는 현장 근무자를 '격려'한 대통령 행세를 언급하며 "당장 "대통령 같은 행세"라는 비판이 나왔다. 공개한 사진을 보면 어려운 일 하는 현장 근무자를 챙기는 민생 행보라기보다 어쩐지 상급자의 현장 시찰 느낌이 물씬 나는 것도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 여사는 그 날 현장 근무자들에게 "선제적 대응을 당부"하고 순찰인력과 함께 마포대교 도보 순찰에 나서 "추가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 기자는 이를 두고 "대통령실은 분명 "격려 방문"이라는데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는 건 결국 대다수 국민이 진정성을 믿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민생 행보도 좋지만 사과가 우선이라는 뻔한 얘기를 또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고 했다.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이 지난 10일 칼럼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를 제물로 바치고 잠시 항복할 것을 권한 것에 이어 중앙일보 역시 김건희 여사의 돌출 행보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 이 두 언론사가 이렇게 김건희 여사 때리기에 나선 이유는 그가 바로 보수 정권 재창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재 대통령실의 모습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지적대로 윤석열 대통령조차도 김건희 여사를 제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민심이 좋지 않다는 것을 버젓이 알면서도 무시한 채 이런 광폭 행보를 이어가다 못해 대통령 행세까지 대놓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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