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공천 개입 주장 김대남, 비판언론 고발사주 정황 나와

점점 드러나는 尹 정부의 치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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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수구 단체들을 시켜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들을 고발하도록 사주하고 다녔다는 김대남 씨의 충격적인 증언.(출처 : 뉴스타파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자신이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수구 단체들을 시켜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들을 고발하도록 사주하고 다녔다는 김대남 씨의 충격적인 증언.(출처 : 뉴스타파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3일 본지와 서울의소리 등이 공동 송출 방송을 통해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 김대남 씨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의 전화를 통해 김건희 여사가 경기도 용인시 갑에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을 심기 위해 공천에 개입한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뉴스타파 등 5개 언론사로 구성된 언론장악 카르텔 취재팀의 보도에 따르면 이 김대남 씨가 보수 시민단체로 하여금 특정 언론사의 언론인을 고발하도록 사주한 정황이 확인됐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통화한 내용이 담긴 5시간 30분 분량의 녹음파일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동취재팀은 지난 10개월간 보수 시민단체와 대통령실이 유착한 정황을 포착하고 취재를 해왔다. 그러다가 마침내 전직 대통령실 비서관으로부터 자신의 재직 당시, 정권을 비판한 언론인들을 고발하는 배후 역할을 했다고 자백한 발언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는 작년 9월 보수 유튜버 관련 취재를 하다가 김 전 비서관을 알게 됐다. 이후 40여 차례 걸쳐 통화했고 때로 만나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가 기존 뉴스토마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외에도 경기도 용인시 갑에도 공천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화가 오갔다.

이에 대해 김 전 비서관은 "소문을 듣고 과장해서 말한 것"이라며 자신이 뱉은 말은 허위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30일에 방영 예정인 2회차 방송에 대해 방송금지가처분 신청까지 걸었다. 그런데 김 전 비서관의 발언 중 허위로 보기 어려운 대목도 있었다. 자신이 대통령실에서 근무할 당시에 김건희 여사를 비판하는 다수의 언론인들을 고발하도록 조치했다는 발언이다.

문제의 대화는 총선 일주일 전인 지난 4월 3일에 이뤄졌다. 뉴스타파에서 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김대남 씨가 "야, 니네 백은종이 하고 있지, 그 서울의소리 니네 고발하고 막 이런 거 있잖아. 시민단체....국힘에서 한 것보다도 여기 시민단체에서 한 게 몇 개 있어"라고 말하며 "그거 다 내가 한 거야"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또 김대남 씨는 "내가 용산에 있을 때 너 우리 새민연이라고 그 진짜 정말 솔직히 우리 보수 우파 플랫폼인데 신문에도 광고도 많이 나가는데. 그렇게 그 난리를 치면서 그렇게 고발도 해주고 백은종이도 고발해야지. 그 다음에 또 여사 난리쳤던 놈들도 내가 몇 군데 고발을 해줬는데. 그런 나를 부수고 이렇게 밀어내?"라고 위험천만한 발언을 했다.

즉, 새로운미래 새민연(이하 새민연)이란 보수 단체를 통해 서울의소리 등을 고발한 것이 바로 자신이 한 것이란 주장이다. 그런데 이렇게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들을 고발하는 등 온갖 지저분한 일은 도맡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원모 전 비서관에게 밀려 자신이 준비했던 경기 용인시 갑 총선 출마가 무산되자 이런 반응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공동취재팀이 김대남의 발언을 검증한 결과 일부는 사실로 확인됐다. 김대남 씨는 "국힘에서 (고발)한 것보다도 여기 시민단체에서 (고발)한 게 몇 개 있어"라고 말했는데 대통령실에서 직접 고발할 수 없으니, 보수 시민단체를 통해서 우회적으로 고발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2022년 9월 26일, 새민연은 대검찰청에 MBC와 박성제 당시 사장 등을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사진 출처 : 뉴스타파)
2022년 9월 26일, 새민연은 대검찰청에 MBC와 박성제 당시 사장 등을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사진 출처 : 뉴스타파)

또 앞서 언급된 그 새민연이란 단체는 2022년 9월 26일, 새민연은 MBC와 박성제 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속어를 사용해 논란이 된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보도가 허위라는 취지였다. 새민연은 이날 오후 3시에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작·왜곡 보도 피해는 온전히 국민의 몫이다. 허위·조작·가짜뉴스를 일삼는 MBC는 해체하라. 대통령의 사적인 대화를 방송에 내보내 국가 망신을 시킨 기자들을 퇴출하라”고 외쳤다. 

새민연 관계자 이순임 씨(전 MBC 제3노조 위원장)는 2022년 11월 24일 고발인 조사를 받은 뒤 자신의 SNS에 “서울경찰청에서 2시간 동안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국가 발전과 사회 통합 걸림돌이 되고 있는 MBC!!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적었다. 

김대남이 고발했다고 지목한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측은 공동취재 팀에 "고소 고발 사건이 너무 많아서 새민연이 실제로 우리를 고발을 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공동취재팀과 연락이 닿은 전직 새민연 직원은 "새민연이 MBC와 백 대표 고발한 사실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취재진이 "새민연이 백은종 대표 등 시민단체를 고발한 이후 다른 고발을 한 것도 있냐”고 묻자 “그 이후로 한 건 없다”고 답했다. 김대남 씨와 새민연의 '고발 사주' 공모 의혹이 만약 사실이라면, 심각한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 권력기관이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시민단체를 동원해 고발을 사주하고, 수사기관을 동원해 압박하는 방식으로 비판 언론의 입을 틀어막는 건 헌법을 유린하는 중대 범죄다. 

“(새민연이) 그 난리를 치면서 고발도 해주고”라는 발언에선 김 전 비서관이 새민연으로 하여금 정권을 옹호하고 특정 집단을 비난하는 일종의 '관제 데모'를 벌이게 했을 가능성도 포착된다. 

2022년 9월 23일,  새민연은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MBC 해체' 집회를 열었다. 새민연은 'MBC 해체 집회를 처음으로 연 단체가 바로 새민연'이라고 소개했다.(사진 출처 : 뉴스타파)
2022년 9월 23일, 새민연은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MBC 해체' 집회를 열었다. 새민연은 'MBC 해체 집회를 처음으로 연 단체가 바로 새민연'이라고 소개했다.(사진 출처 : 뉴스타파)

새민연은 MBC 고발 3일 전(2022년 9월 23일)에 다른 시민단체들과 함께 MBC 정문 앞에서 규탄 대회를 열었다. 또 고발 당일부터 약 한 달 동안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실, 매국 MBC 기자를 즉각 퇴출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릴레이 퇴출 운동’ 시위를 벌인 사실이 있다.

자발적인 집회 시위를 빙자해, 대통령실이 사실상 여론을 조작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장면이다. 공동취재팀은 "(새민연이) 신문에도 광고도 많이 나가는데’는 김대남의 발언도 사실인지 검증했는데 그 결과 실제로 새민연은 <조선일보>와 <문화일보>, <서울신문> 등에 광고를 다수 게재한 것으로 확인된다.

공동취재팀이 새민연 발기인 총회 이후부터 최근까지 신문사 지면 광고를 전수 조사한 결과 ▲2022년 8월 10일자 <조선일보>와 <문화일보>에 새민연이 주최한 광복절 77주년 기념 행사 광고가 ▲같은 해 12월 9일자 <서울신문>에는 “윤석열 정부는 민노총과 화물연대의 불법행위에 강력하게 대처하라”는 내용과 함께 새민연 회원 모집 광고가▲2023년 5월 10일에는 <조선일보>와 <문화일보>에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축하 메시지를 담은 광고가 ▲같은 해 9월 13일 <조선일보>와 <문화일보>에는 이상훈 예비역 육군대장(27대 국방부 장관) 애도 메시지를 담은 광고가 새민연의 이름으로 게재됐다.

김대남 씨가 언급한 단체 ‘새민연’은 사단법인 ‘새로운민심 새민연(새민연)’이다. 새민연은 2022년 7월 9일 발기인 총회를 개최했고, 같은 해 9월 22일 행정안전부로부터 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

새민연 이사로 활동한 관계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소개 글을 보면, 이 단체는 2021년 4월 ‘윤석열정권교체 행동연대’에서 출발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윤석열 충북지지연대’로 활동 중 해산했다가, 남은 회원들이 ‘민주법치사수국민연합(민법연)’으로 운영, 이후 전국 조직이 연합해 새민연으로 출범했다.

김대남 씨와 그가 소속된 대통령실은 새민연을 각별히 챙겨왔다. 2022년 11월 17일, 대통령실 인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센터에서 새민연 창립대회가 열렸는데, 김대남과 강승규 당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행사에 축하 화환을 보냈고 강승규 당시 수석은 축사를 했다. 김대남 씨는 대통령실 재직 당시부터 올해 2월까지 새민연 지역 지회 창립대회, 토론회 등에 꾸준히 참석했다. 

2017년 11월,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출처: 한겨레)
2017년 11월,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출처: 한겨레)

김대남의 '고발 사주' 발언은 과거 박근혜 정부 '화이트리스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이 사건은 청와대 행정관이 대기업이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들을 지원하도록 하고, ‘관제 데모’ 방식으로 야당 정치인 낙선 운동을 하도록 배후에서 조종한 사건이다. 여기에 깊숙이 관여했던 사람이 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이었던 허현준이다.

검찰은 허현준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고 2020년 재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허현준이 근무한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은 김대남 씨가 근무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산하 시민소통비서관실의 전신이다.

김대남 씨의 발언 중 일부는 공동취재팀 확인한 결과,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다. 따라서 김대남에게 언론인 고발을 지시한 대통령실 윗선이 존재하는지 또 대통령실이 조직적으로 이 같은 행각을 벌인 것인지 앞으로 수사를 통해 정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

공동취재팀은 김대남 전 비서관, 김흥수 새민연 부회장 등에게 언론계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입장을 들으려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아직까지 답을 받지 못했다. 대통령실에도 입장을 물었으나, "특별한 입장이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고 밝혔다.

이렇게 윤석열 정부의 민감한 치부들은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고 그 아킬레스건은 바로 김건희 여사였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김대남 씨의 입에서 이런 아슬아슬한 발언이 나오게 된 이유 또한 그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서 비롯됐다.

현재 조중동은 사설을 통해 계속해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김건희 여사를 잘라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즉, 야권의 뜻에 따라 일단 한 발 물러나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며 후일을 도모하라는 뜻이다. 김건희 특검법은 이미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다시 공은 윤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또 다시 거부권을 행사하며 시간 지연에 돌입할 것인지 조중동의 충고를 따를 것인지 앞으로의 향방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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