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명예훼손 수사는 총선용 '입틀막' 수사였다"

명태균과 함께 시한폭탄으로 떠오른 김대남 녹취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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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알려진 김대남 녹취록 내용.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는 총선용 입틀막 수사였다는 내용이다.(출처 : 뉴스타파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11일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알려진 김대남 녹취록 내용.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는 총선용 입틀막 수사였다는 내용이다.(출처 : 뉴스타파 영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최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시한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는 인물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외에 김대남도 있다. 지난 11일 뉴스타파가 김대남 녹취록을 통해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가 '총선용 입틀막 수사'라는 사실을 보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12일 한민수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이 사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뉴스타파는 김대남 전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통화한 내용이 담긴 이른바 '김대남 녹취록'을 통해 그가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수사에 대해 언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녹취록 속 김대남 발언을 종합하면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검찰의 대대적인 언론인 압수수색은 이듬해 총선 때까지 언론의 입을 틀어막고, 겁을 주려는 목적이었다.

즉, 정치 검찰이 수사로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얘기다. 이에 더해 김대남 씨는 대통령실이 이 같은 검찰 수사의 배후라는 취지로도 발언했다. 김대남 씨의 발언은 그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대통령실을 사직한 지 7일쯤 지나서다. 

작년 9월 14일 검찰은 뉴스타파 사무실과 한상진, 봉지욱 기자의 집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이어서 10월 11일에는 리포액트 허재현 기자의 집을, 26일에는 전직 뉴스버스 이동진 기자와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 두 명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해당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가 허위라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혐의가 적혔다.

이 기자들은 지난 대선 당시, 2011년 대검 중수부가 대장동 자금책 조우형의 범죄 혐의점을 잡고도 봐준 정황을 보도했다. 당시 저축은행 비리 수사팀을 이끈 건 윤석열 주임검사였다. 조우형은 김만배 기자를 통해 윤석열과 인연이 깊은 박영수 변호사를 선임했다. 

2021년 10월 7일, 경향신문이 이 의혹을 가장 먼저 보도했다. 같은 달 21일, 뉴스버스가 경찰 수사기록을 토대로 추가적인 의혹을 보도했다. 2022년 2월 21과 28일에는 JTBC가 대장동 검찰 수사기록과 정영학 녹취록을 바탕으로 관련 보도를 했다.

그리고 3월 6일, 뉴스타파가 김만배 음성파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이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 조우형 '봐주기 수사' 의혹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유력한 대선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보도였지만, 검찰은 수사 시작부터 '가짜뉴스'라는 낙인을 찍었다. 대통령실은 '희대의 대선 공작'이란 타이틀을 붙였고, 국민의힘과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는 사전에 각본이라도 짜놓은 듯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런데 검찰이 전직 뉴스버스 기자와 경향신문 기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한 다음날인 작년 10월 27일 김대남 씨는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통화했다. 이명수 기자가 전날 압수수색을 언급하며 “언제까지 언론인 압수수색을 할 거 같냐?"고 묻자, 김대남 씨는 “그거는 총선까지 가려고 그러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하지 못 하게 하기 위해 언론사들을 “흔들고 겁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통화는 김대남 씨가 총선 출마를 위해 대통령실을 나오고 1주일쯤 지났을 때다. 불과 며칠 전까지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인사가 대통령 명예훼손 검찰 수사를 비판 언론을 "흔들고 겁주는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우선 김대남의 주장은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과 배치된다. 두 사람의 통화 한 달여 전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장동 사건의 몸통을 이재명에서 윤석열로 뒤바꾸려 한 정치 공작적 행태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면서 "김대업 정치 공작, 기양건설 로비 가짜 폭로 등의 계보를 잇는 2022년 대선의 최대 정치 공작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통화가 이뤄진 시기는 22대 총선을 불과 5개월 가량 앞둔 때였다. 녹취록 속 대화 내용처럼 실제로 언론인을 압수수색 하며 '흔들고 겁주는' 검찰의 행각은 계속 됐다. 검찰은 2023년 12월 6일에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의 집을 압수수색 하고, 12월 26일에는 뉴스버스 사무실과 이진동 대표의 집을 압수수색 했다.

그런데 계속해서 그 날 녹취록을 들어보면 가장 주목되는 대목이 있는데 검찰 수사가 대통령실과 연결됐고 총선을 위해 기획된 수사라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이다. 김대남 씨는 "괜히 그런 식으로 검찰에서 오버하지. 검찰에서"라고 했다.

이명수 기자가 "총선 때까지 계속 가는 거냐?"고 하자 그는 "그렇지. 그래서 저 또 그 프레임으로 누가 안 나게 한쪽은 그렇게 틀어막고 가겠지. 우리가 그거를 잘 하니까. 그 사람들이 잡고 있으니까"라며 검찰이 총선 때까지 “오버해서”, “요식 행위”로 압수수색 하며 언론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다른 언론들에게도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일종의 '보여주기식' 수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대남 씨는  검찰 수사의 배후로 자신이 속했던 대통령실을 지목했다. 그는 대통령실이 허위 보도 프레임을 만들어 한쪽을 틀어막고, 이런 프레임을 잘 만드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녹취록 속 김대남 발언을 정리하면, '윤석열 명예훼손' 검찰 수사는 대통령실이 기획한 것이고, 총선 때까지 비판 언론의 입을 틀어막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숨어 있었다. 

이것을 단지 김대남 개인의 의견이라고 보기엔, 발언이 구체적이고 단정적이다. 김대남은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의 조직국장 출신이고, 대통령실에서 오래 일했다. 녹취록에서 김대남은 자신이 보수 우파 플랫폼 '새로운민심 새민연'이란 단체를 사주해서 김건희 여사를 비판하는 언론인들을 고발하게 만들었다고도 말한 사실이 있다.

'언론 고발사주' 의혹의 당사자 발언인 만큼, 대통령실이 검찰 수사의 배후라는 취지의 발언도 신빙성이 높아 보인다. 뉴스타파를 포함한 언론장악 공동취재팀은 김대남 전 비서관이 왜 이 같은 발언을 했는지 그 이유와 반론을 듣기 위해 자택에 여러 차례 찾아갔고, 전화와 SNS로도 계속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같은 보도가 나온 후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오전 한민수 대변인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언론 입틀막 권한을 부여한 국민은 없습니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 비판에 나섰다. 한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대통령실이 정치 검찰을 앞세워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선거 개입이자 노골적인 언론 자유 침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언론사 압수수색의 일상화로 언론인들이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쓰기 전에 압수수색부터 걱정해야 했던 상황이 대통령실에서 의도한 대로 짜맞춰진 판이었다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한 대변인은 "지금도 여전히 윤석열 정권은 과거 군사 독재 시절을 연상케 하는 ‘입틀막’ 행태로 명백하게 언론의 감시 기능을 무력화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려 하고 있다"며 "한국 민주주의의 심각한 퇴행에는 언제나 무도하고 무자비한 윤석열 정권의 언론 탄압이 있었다"고 질타했다.

​한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언론 입틀막 권한을 부여한 국민은 없다. 혼용무도다"며 지금 당장 언론탄압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속이려 해봤자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절대 그 술수에 넘어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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