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0대 대선 국민의힘 경선 당시 국민의힘 내 57만 명의 당원 명부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에게 유출됐다는 논란과 관련해 명태균은 당시 홍준표 캠프와 관련된 사람이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14일 밤 JTBC 단독 보도로 의뢰인이 대구시청 현직 공무원이며 당원 명부 유출이 논란이 되자 사흘 전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경선 당시 각후보들에게 당원명부를 건네 주었고 각 후보들은 그 당원명부를 이용해 전화홍보를 하고 여론조사도 의뢰한다"며 "내참 관재수가 들려니 별×이 다 귀찮게 한다"고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명태균 게이트의 불꽃이 홍준표 대구시장에게까지 옮겨붙는 모양새다.
지난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앞두고 명태균이 관여한 미래한국연구소가 미공표 여론조사를 돌렸다. 국민의힘 당원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였는데 이로 인해 57만 명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논란이 불거졌다. JTBC는 자체 취재를 통해 이 여론조사를 의뢰한 인사가 현재 대구시청 공무원이라고 전했다.
JTBC는 명태균의 측근과 한 인터뷰를 인용해 당시 그와 친분이 있었던 최 모씨가 미래한국연구소에 의뢰했고 그는 홍준표 시장과 가까운 사이인데 최근 논란이 불거지자 사직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최 씨 측은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은 맞다"며 "다만 명부 유출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JTBC에 설명했다.
JTBC는 실제로 최 씨는 사흘 전 대구시청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명태균 본인 또한 14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홍준표 대표 쪽에서 캠프와 관련 있는 사람이 의뢰했어요. 그래서 저는 거기에 그냥 연결만 시켜준 거다"며 문제의 여론조사가 당시 홍 후보 측의 의뢰라고 말했다.
다만 명태균 역시 당원 명부를 홍준표 캠프에서 받았는지에 대해선 모른다고 했다. 만약 이 같은 전언이 사실이라면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사건의 진원지는 홍준표 후보 캠프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14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경선 당시 각 후보들에게 당원 명부를 건네주었고 각 후보들은 그 당원 명부를 이용해 전화 홍보를 하고 여론조사도 의뢰한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또한 명태균은 윤석열 캠프에서 일하고 있었고 명태균의 여론조사기관인 PNR 리서치에 자신들이 여론조사를 의뢰한 일도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느닷없이 명 씨가 우리 측 여론조사를 했다고 주장하기에 알아보니 얼마 전까지 김영선 의원 보좌관을 하다가 그만두고 대구시 서울사무소에서 대외협력팀장으로 최근에 영입된 마산출신 최 모씨가 지난 대선 경선때 자발적으로 우리를 돕기 위해 자비로 우리 여론조사를 했다는 것을 자복하여 즉각 사표를 받았다"고 했다.
또 홍 시장은 문제의 최 씨가 같은 마산 출신인 명태균과는 잘 알고 있는 사이였고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는 자신의 캠프 근처에도 오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했다. 아울러 "선의로 그랬겠지만 선거 브로커와 어울려 다니면서 결과적으로 우리 측이 오해를 받게 했기에 사표를 받은 것"이라 해명했다.
아울러 "본인도 우리 측으로부터 당원 명부를 받았는지 여부는 기억이 없다고 하고 있고 명씨가 확보한 명단으로 당원 여론조사를 했는지 여부도 알 수 없다고 했다"며 "백보 양보하여 생각해봐도 후보들에게 건네진 당원 명부는 이미 선거 홍보용으로 공개된 것이기 때문에 당원명부 외부유출 운운은 가당찮은 주장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해명과 마찬가지로 "그건 또 안심번호 명부이고 경선직후 바로 삭제되는 명부"라고 주장하며 "아무런 위법사실도 없는데 마치 우리측이 위법행위를 한 것인양 폭로하고 헛소리 하는 선거 브로커 명씨를 검찰은 조속히 구속 하여야 할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명태균 게이트의 판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홍 시장은 명태균이 이미 지난 대선 당시 여론조작을 하고 있는 것을 알았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여론조작은 선거를 교란시키는 중대한 범죄인데 이를 묵인했다는 것이 되기에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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